'암울에서 울렐라로' 기록을 통해 엿보는 강한울의 노력
입력 : 2022.09.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강한울이 박진만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말 그대로 미친 활약이다. 최근 일주일간 강한울은 타율 .550, 출루율 .600, 장타율 .850으로 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20일에는 통산 2호 대포를 쏘아올리기까지 했다. 후반기 타율 .393으로 압도적 리그 1위다.(2위 문보경 .377)

강한울의 갑작스러운 성적 향상은 플루크가 아닐까? 실제로 22년 강한울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은 무려 .415에 달한다. BABIP는 선수마다 어느 정도 고유한 값을 가지며, 강한울의 통산 BABIP는 .334임을 감안했을 때 플루크일 가능성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짝 활약이 아닐 가능성이 더욱 높다. 타격의 기조가 바뀌었다. 상무 입단을 전후로 강한울은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먼저 적극적으로 공을 때린다. 전역 이후 강한울의 스윙 비율은 꾸준히 늘어났다. 올해 초구 스윙 비율은 29.0%로 커리어 역대 최고를 자랑한다.

스윙 비율 변화

드디어 타구가 외야를 향한다. 데뷔하고 20년까지 강한울의 타구는 내야에 갇혀있었다. 21년 처음으로 외야 타구 비율이 50%를 돌파했고, 올해 외야 타구 비율은 무려 57.6%에 달한다. 이는 200타석 이상 소화한 110명의 타자 중 21위에 해당한다.

내야&외야 타구 방향

암울타. 과거 강한울을 상징하는 별명이다. 당시 강한울은 기묘하게 빗맞은 내야 안타로 출루하기 일쑤였다. 정타로 시원하게 그라운드를 가르는 타구 보다는 상대 내야수를 골탕 먹이는 타구가 훨씬 많았다. 속된 말로 '웃픈' 강한울의 플레이를 보며 팬들은 암울타란 별명을 붙여줬다.

안타를 많이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컨택, 그리고 강한 타구를 생산해야 한다. 강한 타구를 만들려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공을 강하게 '때려야' 한다. 상무 입대 전까지 강한울은 공을 때리기보단 툭툭 건드리는 스윙을 했다. 그러던 강한울이 이젠 타격을 한다.

타구의 방향성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당기면 자연스럽게 당겨친 타구가 나온다. 상무에서 전역한 후 당겨친 타구의 비율이 급증했다. 그와 동시에 전체 안타 중 내야안타의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이젠 암울타가 아니라 공이 내야를 총알같이 빠져나간다는 걸 의미한다.

타구 속도를 늘리기 위한 벌크업 역시 병행했다. 입대 전 강한울의 체격은 181cm에 66kg으로 운동선수치고 매우 왜소한 편이었지만 현재 74kg까지 증량했다. 강한울은 입이 매우 짧기로 유명한 선수다.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젤리만 먹는다는 썰이 정설로 받아들여질 정도다. 벌크업은 운동만큼 영양 섭취 역시 중요한데, 8kg을 늘리기 위해 강한울이 어떤 노력을 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이제 체격에 걸맞은 타격 방법까지 정립하고 과도기를 지나 빛을 보고 있다.

야구를 향한 내 열정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통산 305승을 올린 대투수 톰 글래빈이 했다고 알려진 말이다. 강한울이 뒤에서 흘린 땀방울은 스피드건에 찍히지 않는다. 단지, 우리는 기록을 통해서 약간이나마 엿볼 뿐이다.

사진=뉴스1
기록=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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