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U-15 챔피언십 우승 금산중 '닥공 축구' 매력
입력 : 2022.08.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 8월 11일 충남 천안시 일원(천안축구센터, 성환 북부스포츠센터)에서 개막되어 23일 막을 내린 프로축구 K리그(K리그1, K리그2) 산하, 2022 GROUND.N K리그 U-15 챔피언십 대회 결승에서 이광현(41)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 U-15 동대부속 금산중(이하 금산중)이 전남 드래곤즈 U-15 광양제철중(이하 광양제철중)을 4-1로 대파하고 영예의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각급 연령별 대회 결승전에서 3골차 이상의 스코어 차이로 승리를 거두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금산중은 달랐다. 금산중은 U-15 챔피언십 대회 참가 22개팀 중 선수 기량과 팀 전력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이를 입증해주는 것은 7경기를 치르며 총 29 득점, 6 실점(경기 당 4.1 득점, 0.85 실점)을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곧 막강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결과물이다. 사실 이런 축구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우선 골키퍼-중앙 수비-미드필더-스트라이커 등 중앙 라인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그렇지만 금산중은 이를 뛰어넘는 '베스트 11(일레븐)' 선수 모두 U-15 레벨과는 차원이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선수 개인적으로 빠른 스피드는 기본이고 기술과 정신력, 체력 모두 약점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한편으로 임기응변과 창의적인 플레이에도 능했다. 이와 같은 능력으로 금산중은 타 팀 수준과는 차원이 다른 강한 패스 구사에 의한 빠른 공격 속도 추구와 함께 공격 빌드업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보라! 된다'를 구현하며 실효성 있게 공격을 전개했다.

또한 전술 구사면에서도 특별했는데 그 특별함은 바로 공격 빌드업 시,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폭을 좁혀 포백 라인 양쪽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참여를 유도하는 전술이었다. 결국 금산중의 이 같은 전술은 상대방에게 대응, 대처 능력 한계성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시켰다. 분명 K리그 산하 연령별 선수 능력과 팀 전력은 '대등소이(큰 차이 없이 거의 유사함)'하다. 그럼에도 금산중은 이들을 상대로 다득점 승리와 더불어, 한 경기 각 각 5 득점과 7 득점의 골 폭풍을 몰아치는 위력을 과시했다는 사실은 금산중의 초 U-15급 축구 평가에 모자람이 없다.

이 중심에는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한 수비의 핵 김수형이 자리 잡고 있다. 김수형은 182Cm, 74Kg의 중학생 답지 않은 우수한 피지컬에 의한 제공권 장악과 상대 공격 차단에 의한, 정확한 공격 전개 플레이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어 미드필더 박현민과 이재현이다. 두 선수는 중원에서의 역할 분담이 분명하게 구분 지어졌다. 볼 관리에 의한 경기 조율이 탁월한 박현민은 질 높은 패스 구사와 경기 조율로 공격의 다양성을 극대화시켜 다득점을 가능케 했다.

반면 이재현은 162Cm, 56Kg의 신체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지만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볼 소유에 대한 강한 집념을 앞세워 공수를 넘나들며 적극적인 플레이를 구사 결정적인 순간 득점포까지 터뜨려 그야말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소금 같은 존재였다. 뿐만 아니라 금산중이 U-15 레벨에서 한 차원 높은 경기력으로 정상에 오르는데, 중추적 역할을 한 선수 또한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한기주와 김지환을 빼놓을 수 없다. 한기주는 탁월한 테크니션 소유자로 지능적이고 감각적인 패스와 드리블로 '다재다능(재주와 능력이 여러 가지로 많음)'한 플레이로 상대를 농락했다.

김지환은 상대적으로 한기주와는 스타일이 달랐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으로 측면을 지배하며 공격의 파괴력을 높였다. 또한 위협적인 왼발 킥력 무기까지 갖춰 팀 공헌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그리고 공격 선봉 한석진의 돋보인 활약상이다. 대회 통산 9골로 최다득점상을 수상한 한석진은 볼 관리 및 볼 컨트롤 그리고 위치 선정과 함께 슈팅 시 상황 판단과 타이밍에 장점을 가진 선수로, U-15 챔피언십 한 경기 해트트릭까지 달성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며 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이어 금산중 전술 특징 중 하나였던 측면 풀백의 오버랩핑에 의한 공격 가담 주인공의 유경현이다. 상황 판단력에 의한 빠른 발을 이용 측면 미드필더 김지환보다 더욱 공격적인 미드필더 역할의 존재감을 뽐낸 유경현은 크로스 능력도 뛰어나 금산중 공격력을 배가 시키는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다. 실로 'OK 라인' 즉, 왼쪽 측면 유경현-김지환 라인은 상대가 알고도 '속수무책(아무런 방안을 낼 수 없는 답답한 상황)'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파괴력 높은 경기력이었다.

이런 금산중 축구는 어떤 경기 흐름과 분위기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축구를 '시종일관(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음)' 안정적으로 구사 매력적인 면을 더했다. 그렇지만 금산중에 찬사 일색의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름 아닌 실점까지의 과정에서 드러낸 문제점은 '옥에 티'였다. 금산중 총 5 실점의 원인을 복기해 볼 때 양쪽 측면 수비 시 수비라인 선수들 시선이 볼에만 집중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축구 수비 원칙의 '볼과 맨터를 동시에 시야에 둬야 한다'라는 사실을 직시하면 실점할 수밖에 없는 모순점이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순간적으로 수비 거리 유지 미비로 실점을 허용하는 경우도 발생했으며, 한편으로 수비 시 중원 2선 라인이 너무 내려서서 위치함으로써, 상대에게 연속적으로 공격을 허용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중거리 슈팅 허용도 취약성으로 대두됐다. 여기에 골키퍼 김환희의 신중함이 결여된 플레이로 인한 분위기 실축 그리고 측면 공격 시 평범한 플레이의 실수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프리킥, 코너킥 세트피스도 선수 재능에 의한 단순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제2, 3의 옵션이 필요했다.

U-15 축구가 완벽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금산중이 U-15 챔피언십에서 구사한 축구는 완벽에 가까웠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이에 금산중 선수들의 앞으로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금산중 '베스트 11' 선수 나이는 골키퍼 김환희(2학년)를 제외하고 중학교 3학년인 15세에 불과한 어린 나이다. 그럼에도 금산중 선수들은 7경기를 소화하며 어린 선수들 답지 않게 경기에 임하여 늘 마지막인 것처럼 축구만 생각하고 축구만 하는 자세로 기복 없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펼쳤다. 이런 자세는 곧 무궁무진한 발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금산중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하여 한국 축구에 기여하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