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정몽규 회장 사퇴 KFA에 미칠 파장은?
입력 : 2022.0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HDC 현대산업개발 정몽규(60) 회장이 17일 광주 서구 신축 아파트 현대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로 인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로 인하여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겸하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거취 문제에 대하여서도 지대한 관심이 쏠린다.
정몽규 회장은 제51대 조중연(76) 회장의 뒤를 이어 2013년 KFA 제52대 회장 취임 이후 3연속 연임으로 KFA를 이끌어 오며 2014년 독일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1무 2패 조별리그 탈락)과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1승 2패 조별리그 탈락) 본선 진출과 2019년 폴란드 U-20 FIFA월드컵 준우승 그리고 2014년 인천 및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 경기대회 우승 등의 성과를 거뒀다.
뿐만 아니라 2015년 캐나다(1승 1무 2패 16강 진출), 2019년 프랑스(3패 조별리그 탈락) 여자 FIFA월드컵 2회 연속 본선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 같은 정몽규 회장의 업적은 조중연 회장 체제에서 공염불에 그쳤던 ▲한국 축구의 국제적인 위상 강화 ▲심판 자질 향상 및 독립성 확보 ▲시. 도축구협회 행정력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 ▲대한축협회 예산 구조 안정 및 효율화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 공약 사항에도 변화를 가져오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몽규 회장이 과연 KFA 회장직은 유지할까 주목된다. 만약 정몽규 회장이 사회적으로 미친 엄청난 파급 여파의 영향으로 KFA 회장에서 물러난다면 KFA에 또 한 번의 변화 바람이 불어 닥칠 것은 분명하다. 한국 축구에 2022년은 축구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11월 카타르 FIFA월드컵은 물론 7월 중국 동아시안컵(EAFF E-1), 그리고 9월 항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등을 앞두고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이에 KFA 수장은 물론이고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 요직까지 맡고 있는 정몽규 회장의 국내외 역할과 임무는 막중하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이 KFA 회장직까지 내려놓는 결단을 하게 된다면 KFA는 자체적으로 변화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중 당면 과제는 바로 차기 KFA 회장 선출을 위한 준비다. KFA 회장직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상이 높아져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사명감이 투철한 인물이어야 한다.
여기에 KFA 2022년 예산 1,141억 원에 걸 맞는 재정 확보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KFA 회장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는 직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실 한국 축구 발전에 기틀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회장은, 16년 동안 KFA를 이끌어 오며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개최와 4강 신화를 창조한 정몽준(71) 회장이다. 그렇지만 뒤를 이은 조중연 체제의 KFA는 불합리한 밀실 행정을 비롯 소통 부재에 의한 화합 외면은 물론 직원 거액 퇴직금 지급 등과 같은 비리로 발전에 역행하며 그들만의 KFA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를 정몽규 회장은 변화의 일환으로 사회 체육 동호인 축구를 엘리트 그룹인 KFA에 흡수하며 축구 인프라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여 화합에 방점을 찍었으며, 프로축구(K리그)도 세미프로와 아마추어까지 포함 1~7로 세분화하는 리그를 출범 시켜 축구 선진국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유소년 축구 리그 또한 3단계 디비전 시스템을 도입하여, 엘리트 유소년과 생활 축구 유소년 간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지만 아직 한국 축구는 진정한 축구 선진국으로 인정받기에는 갈 길도 멀고 할 일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한국 축구에게 요구되는 것은 발전을 위한 더 큰 변화다. 실로 정몽규 회장의 그룹 회장직 사퇴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불똥이 KFA로 튄 형국이다. 이에 정몽규 회장의 KFA 회장직 거취 표명에 축구인과 축구팬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설혹 정몽규 회장이 KFA 수장 자리까지 내려놓는 결단을 하게 된다면 제55대 KFA 회장은 축구인, 기업인 등 직군에 관계없이 앞으로 4년 동안 굳음과 곧음으로 한국 축구에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는 인물이어야 함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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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전 한국축구지도자협의회 사무차장)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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