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는데 ‘항명 성공한’ 기업은행은 예외다
입력 : 2021.1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스포츠에서 가장 유명한 말을 꼽자면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No one is bigger than the team)”는 말을 들 수 있다. 여러 명이 함께 하는 팀 스포츠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존재보다 여러 명이 뭉친 팀으로서의 존재가 더 크다는 말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명장, 선수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선수단 무단이탈에 감독을 향한 항명 논란까지 벌어진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일련의 상황을 보면 팀보다 개개인의 존재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인다.

기업은행은 무단이탈 논란을 일으켰던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추진했다. 그러나 조송화가 직접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빠지면서 반려됐다. 기업은행은 “조송화가 구두로 임의해지에 동의했는데 마음을 바꿨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관련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진행한 기업은행의 미숙한 일 처리는 비판받기 충분하다.

그렇다고 조송화의 행위가 용서되는 것도 아니다. 조송화는 두 번의 무단이탈, 서남원 전 감독에게 항명성 행위를 함으로써 이미 팀 기강을 흔들었다. 단체 스포츠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강, 정신이다. 그래서 헌신을 강조한다. 하지만 조송화는 이기적인 행위로 팀을 수렁에 빠뜨렸다.

더구나 조송화는 팀의 주장이었다. 주장이 오히려 팀을 흔들었는데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는가. 조송화는 이미 선수로서 자신의 본분을 버렸다. 계약해지, 방출이 되도 할 말 없는 행위였다. 프로 선수가 지녀야 할 자세도 아니다. 일각에서 조송화 논란을 두고 “억대 연봉을 받고 있지만, 행동은 아마추어보다 못하다”고 날 선 비판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조송화는 팀에 복귀하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기업은행이라는 팀이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가는 동아리가 아니다. 프로팀이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선수의 심리가 무너졌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 어설픈 행위가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없던 일로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이다. 팀을 기업은행은 “새로운 감독이 올 때까지 임시”라고 선을 그었지만, 새로운 감독 선임이 늦어지면 그만큼 김사니 대행으로 무게가 쏠릴 수 있다.

김사니 대행은 서남원 전 감독에게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서남원 전 감독은 폭언은 없다고 밝혀 진실공방 양상이 됐다. 게다가 김사니 대행은 자신의 주장대로 폭언을 들은 뒤 팀에서 이탈했다.

특히 김사니 대행은 서남원 감독이 폭언한 뒤 자신이 쌓아온 업적이 후배들 앞에서 존중 받지 못하는 것처럼 여겼다.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스타 출신으로 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업적보다 팀 훈련, 감독의 지시가 더 중요하다. 김사니 대행은 서남원 전 감독과의 마찰에서 이미 팀이나 선수들보다 자신이 더 위에 있다는 것을 드러난 셈이다.

기업은행 구단 홈페이지에는 “One Team, One Spirit, GO IBK”라는 문구가 있다. 서두에 언급한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과 통한다. 하지만 지금의 기업은행은 갈피를 잡지도 못한 채 최악의 상황으로 표류하고 있을 뿐이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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