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이란전 승부 변수 극복하면 한국 축구는 즐겁다
입력 : 2021.10.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한국이 12일 밤 10시30분(한국시간)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을 갖는다. 현재 3승의 이란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필승만이 답인 한판 승부다. 하지만 이란의 벽을 넘기에는 결코 만만하지 않은 몇 가지 승부 변수가 존재한다. 그중 원정 경기라는 사실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갖기에 충분한 조건이어서 이를 극복하는 해법을 도출해 내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천적인 이란과의 대전은 그 어느 경기보다 선수들이 갖게 되는 부담감 난이도는 높아 이의 해소를 위해서는 경기전까지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하여 심리적 안정감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 이어 경기 장소인 아자디 스타디움에 대한 적응이다. 아자디 스타디움은 해발 고도 약 3,200m에 위치해 있어 산소 포화도가 낮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하여 안정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며 또한 지속적인 집중력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한국은 현재까지 이란을 상대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2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식단의 충분한 영양 섭취가 관건으로 그동안 선수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영양을 섭취하여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는 가는 승부 향방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란전 승부의 변수 중 또 하나는 바로 강한 정신력이다. 이 정신력은 의욕, 욕심과는 다르다. 어디까지나 이란의 개인 및 부분적인 플레이 범위를 최대한 제한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정신력이어야 한다.

한편으로 한국의 이란전 필승 카드로 대두되는 사항은 팀 핵심인 손흥민(29.토트넘 홋스퍼), 황의조(29.지롱댕 보르도) 등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 문제다. 유럽파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 거리로 인한 시차 적응 미흡과 시리아와의 3차전 경기로 신체 컨디션은 정상적인 상태라고 볼 수 없다. 이는 가뜩이나 이란 원정 경기에 핸디캡을 안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경기를 앞둔 현시점에서는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 시간을 제공 개인적으로 컨디션 회복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지옥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이란전에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위에 언급한 사항보다 더욱 중요한 필승 포인트가 있다. 그것은 바로 3년 동안 빌드업 축구 철학을 고집하고 있는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의 전술, 전략 변화다. 한 마디로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가담 빌드업 축구 전술, 전략으로는 이란전에 희망을 키울 수 없다. 이는 상대로부터 이미 간파를 당하여 답답한 경기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렇다면 이란 역시도 이같은 단순한 전술, 전략 빌드업 축구를 간파하고 있을 것은 자명하다. 때문에 이란전 만큼이라도 벤투 감독의 현명한 지도 능력이 요망된다. 여기에 이란을 잡기 위해서는 벤투 감독의 특별한 승부 변수 지략이 뒤따라야 할 필요성도 있다. 즉, 전. 후반은 물론 경기 상황과 분위기에 따른 시간대별 구체적인 지략까지 염두에 두고 경기를 운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한국은 필승이 아닌 과거의 쓰라림을 또다시 맛보게 되는 경기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이란전은 이래저래 선수뿐만 아니라 벤투 감독에게도 부담을 가져다주는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벤투 감독은 경기 중 선수와의 전술, 전략적인 면에 다른 경기와는 다르게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켜 결정적인 승부 변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한국 축구 지도자와 선수는 가장 한국적인 축구로 세계 축구에서 이란보다 훨씬 높은 경쟁력으로 신화를 창조했다. 이에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그 같은 한국 축구 길을 가면서 아쉽게도 어렵고 힘든 축구를 소화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여 안타깝다. 아울러 벤투 감독의 빌드업 축구를 바라보는 지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이란전 필승에 대한 간절함은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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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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