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한국축구, 도쿄 올림픽에서 어떤 교훈 얻었나
입력 : 2021.08.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브라질, 스페인, 멕시코, 일본
2020 도쿄 올림픽 남자축구 4강 진출국이다. 이 4개국의 공통점은 선수 개인 기량(개인기)을 기본으로 하는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개인 기량을 앞세운 경쟁에서 전술, 전략적으로 좀 더 잘 조직된 '삼바축구' 브라질이 '무적함대' 스페인을 꺾고(2-1),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라서며 축구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만큼 축구는 선수 개인 기량이 중요하고 또한 이에 의한 부분, 팀 전술의 질도 결정되어 선수 개인 기량을 제외하고 축구를 논한다는 자체는 그야말로 무의미하다.

그렇다면 한국 축구의 현실은 과연 어떨까. 먼저 한국 올림픽축구(U-23세 이하)대표팀은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봤지만, 그러나 지난달 31일 멕시코와의 8강 맞대결에서 3-6이라는 큰 스코어로 완패해 아쉬움조차 주지 못했다. 따라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철저한 패인 분석과 함께 해결책 마련이 요구된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과 올림픽 그리고 세계 청소년(U-20세 이하)축구대회 등에서, 투지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으로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얻으며 이는 한국축구 고유의 특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축구 선진국 진입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선수 피지컬을 중시 현재 한국 선수의 피지컬은, 축구 선진국 선수에게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의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렇지만 그같은 특징으로 세계 축구에 도전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멕시코전에서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바로 선수의 개인 기량 미흡이다. 한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전의를 불태웠지만 측면 공격수의 스피드 외 선수 개인의 현격한 기량 차이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저조한 경기력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이는 투지+체력+조직력+피지컬을 앞세우는 한국 축구가 얼마나 경쟁력 발휘에 취약 한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선수의 개인 기량이 우선하지 않는 축구는 아무리 좋은 전술과 전략 그리고 정신력, 투지도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만큼 축구에서 선수 개인 기량은 전술, 전략과 더불어 용병술, 정신력, 체력 등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우선 자신감을 갖고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효율적인 플레이와 움직임으로 경기를 소화한다. 이에 체력 소모도 크지 않고 강. 약 조절은 물론 압박의 탈압박을 위한 빠른 템포의 패스 구사 역시 능하다. 뿐만 아니라 드리블 역시 감각과 센스를 앞세워 민첩하고 과감하다.

결국 이 같은 플레이를 앞세워 부분 전술인 섬세하고 세밀한 연계 플레이 또한 용이성을 제공한다. 한편으로 선수의 개인 기량은 멘탈을 강화시켜 판단과 예측 능력도 향상시켜 안정성 있는 수비와 함께, 효과적인 공격을 전개 공. 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도 해준다. 궁극적으로 이런 모든 요인들은 볼 관리 능력에 의한 볼 소유로 경기를 지배하는 효율성까지 제공해 줘 선수 기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한국 축구는 투지+체력+조직력+피지컬 축구에 치중하기보다는, 선수 개인 기량을 기본으로 한 발전 방법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한국축구가 축구 발전을 위하여 기울여온 선진국형 제도 개선과 시스템 변화는 궁정적이며 이로 인한 활성화와 더불어 일정 부분 발전의 성취도는 만족스럽다. 하지만 제도 개선과 시스템 변화, 활성화 만으로는 한국 축구가 갈망하는 축구 선진국 동참은 가시밭길 일 수밖에 없다. 사실 멕시코전 패인으로 제기된 선수 구성, 전술, 전략, 용병술 미흡 등에 관한 사항은 패배 시 당연히 뒤따르는 일반적인 문제일 뿐 발전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오직 정답은 선수 기량이다. 선수의 기량은 하루아침에 발전이 성취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다. 어디까지나 중. 장기적인 치밀한 계획 아래 선수들의 지속적인 실천이 뒤따를 때 이루어질 수 있다.

분명 멕시코전 참패는 한국 축구가 과거 성적지상주의에 매몰되어 선수들의 기량보다, 팀 조직력 향상에 우선하는 선수 육성으로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때문에 한국 축구를 책임지고 있는 대한축구협회(KFA)와 현장의 지도자 및 선수는 더 높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삼위일체'가 되어, 개인 기량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효과적인 훈련 방법 등을 제시 이를 선수들이 실천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멕시코에 당한 아픔은 한국 축구가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당했던 그 어떤 패배보다 충격이 크고 반면 얻은 교훈은 값지다. 그래서 이제 그 값진 교훈에 한국축구 특징으로 대변되는 투지+체력+조직력+피지컬에 선수 기량을 아우르지 않으면 안 된다. 만약 그 지향점을 한국 축구가 외면한다면 미래는 어둡다. 비록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화려한 비상을 꿈꿨던 한국 축구는 실패로 끝났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값진 교훈을 얻었다. 이에 느낀 만큼 더 노력한다면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성장하여 지도자와 선수는 자책하지 않고 박수받아 마땅한 경기를 하게 될 것은 틀림없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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