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좀비!’ 어깨 빠졌던 정찬성, “티 낼 수 없었다”
입력 : 2021.06.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허윤수 기자= ‘코리안 좀비’ 정찬성(34, 코리안좀비MMA/AOMG)이 ‘하와이안 좀비’ 댄 이게(29, 미국)를 상대로 진짜 좀비가 누군지 알려줬다.

정찬성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on ESPN 25 댄 이게와의 메인이벤트에서 압도적인 경기력 끝에 5라운드 종료 심판 전원일치(48-47, 49-46, 49-46) 판정승을 거뒀다.

그동안 주목받았던 타격이 아닌 레슬링과 그래플링 실력을 뽐내며 다재다능한 파이터임을 입증했다.

여기에 원조 좀비의 힘을 보여줬다. 댄 이게는 자신을 ‘하와이안 좀비’라고 불렀다. 저돌적인 파이팅 스타일과 맷집에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었다.

UFC에서 좀비 타이틀을 달고 성장한 원조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찬성 역시 이달 초 진행된 인터뷰에서 “경기를 재밌게 만들려는 이야기인 거 같다”라면서도 “좀비도 쓰러지고 기절하더라”라며 원조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타격과 그라운드에서 모두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거둔 승리. 그러나 정찬성은 경기 후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몸에 이상이 있었다는 것.

정찬성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는 2라운드에서 테이크 다운을 하고 상대 등 뒤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어깨가 잠깐 빠졌다가 들어가는 걸 느꼈다”라며 어깨 탈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잠깐 빠졌다가 들어갔다고 해서 몸이 정상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사실 그 뒤로는 왼손을 올리지 않은 게 아니라 올릴 수가 없었다. 잽도 느려진 느낌이 났다. 하지만 티를 낼 수 없었다. 최대한 안전하게 해야 했다”라며 진정한 좀비의 모습을 보였다.

정찬성의 말처럼 그는 줄곧 왼손을 늘어뜨린 채 댄 이게와 맞섰다. 상대의 공격을 유도하며 카운터와 레슬링을 대비한 자세로만 보였지만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던 셈이었다.

사실 정찬성과 어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위다. 지난 2013년 8월 조제 알도를 상대로 아시아인 최초 UFC 타이틀전을 치렀지만, 경기 도중 어깨가 탈구되며 무릎을 꿇었다.

그때의 악몽이 떠오를 수 있었지만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던 과거의 기억과 승리를 향한 집념으로 버텨냈다.

‘하와이안 좀비’를 상대로 원조의 수준을 보여준 ‘코리안 좀비’의 부활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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