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즈부터 팔카까지' 대체 외인 4人 4色, 제 2의 샌즈 노린다
입력 : 2020.08.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좌측부터 반즈(한화), 러셀(키움), 화이트(SK), 팔카(삼성)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열린 KBO 리그 2020시즌도 어느새 반환점을 돌았다. 시즌 개막 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발병으로 정규 경기가 취소 혹은 연기된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와 달리 KBO 리그는 기상 악화로 인한 경기 취소 외에는 별 탈 없이 리그를 진행했다.

이러한 점은 KBO 구단들의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시즌 초반, 올해 외국인 선수 교체는 예년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선수 입장에서는 확장 로스터로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가 늘어난 것이 행동을 망설이게 했고, 구단 입장에서는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과 몇 개월 만의 실전에 나설 선수들의 현재 상태가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갈수록 상황이 안 좋아지는 다른 나라와 달리 KBO 리그는 지난 7월 26일부터 일부 관중 입장도 허용되는 등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상황이 변했다. 지난 6월 20일 키움 히어로즈가 테일러 모터를 대신해 애디슨 러셀(26)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브랜든 반즈(34, 한화 이글스), 타일러 화이트(29, SK 와이번스), 다니엘 팔카(28, 삼성 라이온즈)까지 4개 구단이 과감히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이미 11경기를 치른 한화의 반즈부터 가장 늦게 입국할 삼성의 팔카까지 주사위는 던져졌고, 이제 이들이 노릴 것은 제2의 제리 샌즈(32, 前 키움 히어로즈)다. 2018년 8월 마이클 초이스를 대신해 영입된 샌즈는 25경기에 나서 12홈런 37타점, 타율 0.314, 장타율 0.767, OPS 1.122를 기록하며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이듬해에는 139경기에 나서 28홈런 113타점, 타율 0.305 OPS 0.939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서 대체 선수 성공 신화를 일궜다.


가장 늦게 대체 선수로 들어와 재계약까지 성공한 제리 샌즈


올해 대체 외국인 선수들이 노려야 할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짧은 기간이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체 외인 4인방 모두 기본적인 장타력은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선 한화의 반즈는 모든 툴을 고루 갖춘 것이 장점이다. 그중에서도 수비에 좀 더 강점이 있고, 지난해 트리플 A에서 다수의 선수가 홈런이 늘어났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믿을 기록은 아니지만 30홈런을 치며 잠재력을 보였다.

반즈의 재계약을 꺼리게 할 요소로는 많은 나이와 파괴력의 기대치가 낮다는 것이다. 11경기를 치른 현재 홈런 1개, 타율 0.268, 출루율 0.375, 장타율 0.439, OPS 0.814를 기록하고 있는 반즈는 굳이 샌즈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아쉬운 장타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행인 것은 샌즈보다 남은 기회는 많아 보여줄 시간이 충분하다는 점인데 남은 시즌 동안 좀 더 폭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반즈에 이어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른 키움의 러셀은 현재까지 가장 제 2의 샌즈로 유력한 후보다. 데뷔전부터 지금까지 5경기 홈런 1개, 타율 0.400, 출루율 0.423, 장타율 0.600, OPS 1.023을 기록한 러셀은 매 경기 안타와 호수비를 보여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하락세와 KBO 리그 적응이 우려됐지만 야구에 대한 절실함으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러셀에게도 우려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적극적인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러셀인 만큼 한 번 고비를 겪기 시작했을 때 빠르게 빠져나오는 것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시즌 21홈런을 칠 만큼 장타 잠재력도 충분하지만 꾸준한 모습이 필요한 러셀이다.

4일 전 입국한 SK의 화이트는 정교한 타격 능력이 강점이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평균 이상의 콘택트 능력과 스트라이크 존 이해력이 높다고 평가받았다. 좌·우완 어느 한쪽에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으며, 계속해서 발목을 잡았던 체중 문제도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화이트는 최근 온전한 타격 밸런스를 찾지 못한 점이 걸린다. 지난해 갑상샘 치료와 함께 밸런스를 찾지 못한 것이 좋지 않은 성적으로 이어졌고, KBO 리그 적응에도 이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교체된 삼성의 팔카는 가장 예측이 엇갈리는 타자다. 대체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대치는 높지만 KBO 리그 적응력이 관건이다. 타고난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 그리고 강한 타구를 만드려는 본인의 노력이 맞물려 메이저리그 데뷔해인 2018년에는 기라성같은 홈런 타자들과 비슷한 타구질을 보였고, 27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뛰어난 편이 아닌 팔카는 좌완 투수와 변화구에 대한 대처도 좋지 않았다. 또, 강한 타구를 만들려는 의지가 강하다보니 스윙이 잦았고, 이는 높은 삼진율로 이어졌다. 적응 기간이 가장 필요한 유형이 가장 적은 시간 내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빠르게 적응한다면 삼성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자신의 재계약을 함께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