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세리머니' 박진섭 ''안산, 프로 데뷔시켜준 팀...예의 지키고 싶었다''
입력 : 2020.07.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서재원 기자= 박진섭(대전하나시티즌)이 친정팀 안산그리너스FC에 비수를 꽂았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에서 안산그리너스FC에 2-0으로 승리했다. 4라운드(16강)에 진출한 대전은 FC서울과 8강 진출을 두고 다투게 됐다.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경기였기에 내용보다 결과가 더 중요한 경기였다. FA컵 경험이 많은 황선홍 감독은 휴식보다 안전을 택했다. "경험상 전력을 다하는 게 맞다"는게 그의 생각이었고, 안산을 상대로 주전급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물론 경기는 예상처럼 쉽지 않았다. 대전이 주도권을 잡고 공격에 나섰지만 안산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전반 45분은 0-0의 팽팽한 긴장이 풀어지지 않았다. 바이오와 박용지, 김세윤의 연이은 슈팅은 골문을 모두 빗나갔다.

후반까지 이어진 팽팽한 균형을 깬 이는 박진섭이었다.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세윤의 크로스를 이정문이 머리로 돌려놨다. 이를 박진섭이 몸을 날리는 헤더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경기는 박진섭의 활약 속 대전의 2-0 승리로 끝났다. 그는 경기 후 "지난 주 리그 경기 때 좋은 분위기를 갈 수 있었는데 경기 결과가 안 좋아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끼리 말을 많이 했다. 준비한대로 나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진섭은 득점 후에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친정팀에 대한 예우였다. 그는 "프로에 와서 첫 이적이다. 안산은 저를 프로에 데뷔시켜준 팀이다. 골을 넣을 줄 몰랐다. 사실 상상을 하긴 했는데, 골을 넣었을 때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박진섭은 경기 후에도 안산 벤치로 다가가 옛 동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굳이 친정팀한테 골을 넣어야 했냐고 하면서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대전에 합류한 박진섭은 누구보다 빨리 대전의 축구에 녹아들었다. 황선홍 감독도 그에 대한 신뢰가 크다. 그 결과 미드필더임에도 벌써 4골(리그 3골)을 기록 중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대전 팬분들 앞에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골이 빨리 터졌다. 올 시즌 10개의 포인트를 잡고 있기 때문에 순조롭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더 큰 활약을 다짐했다.

박진섭의 빠른 적응의 비결은 꾸준함이었다. 그는 "우리 팀의 미드필드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정말 많다. 시즌 전에 부상을 당한 선수들도 있었는데, 저는 꾸준하게 했다. 작은 기회들이 왔는데 최선을 다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감독님께서 공수 조율을 요구하신다. 중간에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고도 말씀하신다. 감독님 말씀대로 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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