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 TO FACE] 윤덕여 감독, “희망을 갖고 올림픽 출전 도전”
입력 : 2016.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영암] 김성진 기자= 지난해 여자대표팀은 캐나다 여자월드컵 16강이라는 역사를 썼다. 사상 첫 여자월드컵 출전에 여자월드컵 첫 승 그리고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한꺼번에 모두 이루었다. 그리고 여자대표팀은 그 기세를 몰아 또 한 번의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출전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지난 5일부터 영암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오는 29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16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을 대비한 훈련이다.

남자대표팀이 세계 최초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여자대표팀은 아직까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림픽에 여자축구 종목이 처음 생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까지 올림픽 여자축구는 일본(4회), 중국(4회), 북한(2회)이 번갈아 출전했다.

여자대표팀에 있어 올림픽은 여자월드컵과 마찬가지로 꿈이 무대였다. 아시아 여자축구의 3강인 북한, 일본, 중국의 벽은 너무 높았다. 게다가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하면서 벽은 더욱 높아졌다. 월드컵은 아시아 팀의 출전권이 5장이나 되지만 올림픽은 단 2장인 점도 컸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여자대표팀은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여자월드컵 출전 그리고 최근의 성공적인 성과를 무기로 삼아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15일 영암에서 만난 윤덕여 감독은 ‘도전’을 강조하며 “희망이 없는 도전이 아닌 희망을 가진 도전이다. 우리가 (올림픽에) 갈 것이라 생각한다”며 제자들과 함께 또 한 번 한국여자축구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 선수들을 소집하고 훈련한지 10일 정도 지났다. 성과는 어떠한가?
전체적으로 경기 위주의 훈련을 많이 했고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했다. 오전에는 서키트 트레이닝, 오후에는 정상적으로 볼 가지면서 공격과 수비 훈련을 했다. 2번씩 (훈련) 강도가 있어 근육 이상으로 하소연 하는 선수도 있다. 많이 회복하는 단계고 10일 정도 남았는데 훈련의 효과를 최대한 극대화해서 일본으로 가겠다.

- 공수의 핵심인 박은선, 심서연의 공백에 고심이 많을 것 같은데?
공수의 핵심적인 선수들이고 고민이 많다. (1월) 중국 4개국 대회에서 하지 않아야 할 수비 실수 등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박은선, 심서연이) 팀에 공격과 수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선수들인데 부상이라 고민이 크다.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고 수비에서는 심서연이 있을 때 보다 더 조직적인 훈련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머릿속에 지워지지 않는다.

- 포지션별로 어린 선수들을 선발했다.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있나?
26명의 선수를 소집했다. 감독 입장에서 더 많은 선수를 보고 새로운 능력의 선수를 발굴해서 미래를 짊어질 틀을 만들고 싶지만, 현실적으로는 올림픽 예선이라는 큰 대회를 앞두고 새로운 선수가 기존 선수를 넘기는 부족하다. 올림픽 예선 엔트리 20명 중 필드 플레이어는 17명이다. 선수를 새롭게 테스트하고 훈련을 같이 하지만 예선에서 새로운 선수의 능력을 기대하기에는 떨어지지 않나 싶다. 좋은 선수들이고 아까운 선수들이고 차후에 여자대표팀을 이끌 선수들이지만 기존 선수들에 비해 경험 떨어진다. 내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올림픽 예선은 하루 걸러 경기를 하니 체력과 경기력이 변수다. 머릿속이 복잡하다.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 1월에 참가한 중국 4개국 대회에서 베트남에 승리했지만 중국, 멕시코에 패하며 1승 2패를 했다. 예상 외로 부진한 결과가 나왔는데?
중국은 1월초부터 대회를 준비했다. 많은 선수들이 훈련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프랑스 출신의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다. 또한 중국은 자국리그 선수들의 환경과 연봉이 좋아지는 등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잘 됐다. 멕시코에는 작년에 경기해서 이긴 적이 있다. 이번에는 득점을 못했지만 내용적으로는 지지 않았다. 중국전도 그렇다. 아쉬움은 수비진의 실수다. 훈련을 통해서 해소가 된다면 중국에 뒤진다는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중국과 경기를 많이 해 잘 안다. 올림픽 예선에서 중국과 좋은 승부로 결과를 가져오겠다.

- 중국 4개국 대회에서 공격수인 장슬기를 측면 수비수로 기용하는 등 실험도 펼쳤는데?
장슬기를 측면 수비와 측면 미드필드에 기용하면서 변화를 줬다. 올림픽 예선은 10일 동안 5경기를 한다. 복수 포지션을 소화할 선수가 필요하다. 장슬기가 예전 U-17 대회에서 측면 수비를 본 경험이 있다. 공격수로서도 괜찮은 능력이 있어 활용을 생각했고 실험했다. 아직 미흡하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복수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는 활용도가 높다.



- 아시아 최강인 북한과 예선 1차전을 한다. 북한전 결과가 매우 중요한데?
북한, 일본, 호주, 중국 순이다. 어느 하나 쉽게 할 경기가 없다. 우리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동아시안컵을 하면서 (북한에 패했지만) 북한에 대한 두려움은 해소하지 않았나 싶다.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보면 (북한이) 우위에 있다. 하지만 싸워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잘한 것을 얘기하고, 시작부터 주눅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 2경기가 중요하고 승점을 가져가야 한다.

- 5경기 어느 정도 승점을 얻어야 본선에 오를 것이라 보는가?
2012년 런던 올림픽 일본이 4승 1무로 1위를 했고 북한이 3승 2무로 2위를 하면서 본선에 나갔다. 최소한 10점은 되야 서로 물고물리는 상황이 될 것이다. 10점은 분명히 쉽지 않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다 우리보다 위고 우리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다.

- 여자축구에서 아시아의 수준은 세계적이다. 그러나 2팀만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아시아에서 여자월드컵에는 5팀이 나간다. 그렇게 볼 때 3팀은 나가야 하지 않을까?
더 많은 본선 티켓이 있어서 나가면 기쁘다. 본선에 12팀만 나가니 아쉬움이 있다. 우리 주변국들이 다 강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FIFA처럼 대륙별 수준을 감안해서 하면 좋겠다. 예전에 내가 현역 때 (1990년) 월드컵을 나갔는데 카메룬이 개막전에서 로저 밀러를 앞세워 아르헨티나와 좋은 경기를 했다. 그 다음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의 티켓이 늘어났다. IOC와 FIFA의 관계가 있지만, 조금 더 늘었으면 한다.

- 대표팀 내 베테랑인 조소현, 전가을, 권하늘 등 1988년생 선수들에게 기대가 많을 것 같은데?
다른 선수들도 다 좋은 기량이지만 1988년생 선수들이 팀에서 주축이다.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잘하고 결속력, 리더십도 좋다. 이 선수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이 될 수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예선을 예전부터 경험했고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아마 더 애착과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 팀의 기둥으로 수행하고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좋은 결말을 냈으면 한다.



- 최근 A매치에서 지소연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는데?
당연히 지소연이 키플레이어라 더 많은 압박을 할 것이다. 지소연도 그런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 축구는 어느 한 사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소연이 능력을 갖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훈련을 통해 보면 이민아, 이영주 등 좋은 능력을 보이고 있고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공격 라인에 있어서 어느 한 선수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움직임, 조직력 등 패턴 훈련을 하고 있다.

- 올림픽 예선까지 2주 가량 남았다. 상대에 전력 분석은?
서로 잘 아는 팀이지만 영상을 통해 상대를 어떻게 공략할 지 준비하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도전이 아닌 희망을 가진 도전이다. 우리가 (올림픽에) 갈 것이라 생각한다. 여자월드컵은 경험했으니 올림픽에 애착을 갖는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것이다. 또 팬들은 (과거처럼) 이기는 것만 원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얼마나 감동적으로 경기하느냐에 포커스가 맞춰있다. 여자월드컵 출전으로 사랑과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관심을 소홀히 할 수 없다. 선수들이 잘 할 것이다.

사진=스포탈코리아,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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