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윌슨] '챔스 우승' 첼시 전술의 비밀
입력 : 2012.05.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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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런던(영국)] 바르셀로나와의 준결승전과 비슷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첼시에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안겨줬다.

유럽 5대 빅리그 구단 중 바이에른 뮌헨보다 볼 점유율과 패스 성공률이 높은 팀은 바르셀로나가 유일하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바이에른은 볼을 독점했다. 첼시는 수비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를 상대했을 때와는 약간 달랐다. 당연히 그래야 했다.

바르셀로나는 짧고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 중앙으로 파고 드는 공격 습관을 가졌다. 반면 바이에른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깎여져 들어오는 윙어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주된 공격 방법은 풀백의 오버래핑과 문전에서 마리오 고메스의 제공권이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할 때, 첼시는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를 그냥 내버려뒀다. 문전에서 존 테리, 게리 케이힐 또는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에 앞서 머리로 볼을 따낼 만한 선수가 바르셀로나에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에른의 크로스는 훨씬 위험하다.

따라서 바르셀로나전에서 4-3-3 시스템을 구사했던 첼시는 바이에른과의 결승전에선 4-2-3-1을 기본으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빠르게 4-4-1-1 형태로 전환하는 전술을 사용했다. 존 오비 미켈이 프랭크 램파드의 뒤편에 자리잡았다. 살로몬 칼루가 오른쪽을 맡았고, 22세의 라이언 버트란드가 왼쪽 측면에 배치되었다. 버트란드의 기용은 ‘깜짝’ 카드였다. 그는 이 경기 전까지 첼시에서 9경기밖에 뛴 적이 없다. 심지어 풀백이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버트란드는 애슐리 콜의 앞쪽 영역을 잘 지켜냈다. 덕분에 필립 람의 오버래핑을 지연시킬 수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준결승 때처럼 람은 공격적인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적 풀백을 상대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우선 빠른 측면 공격수를 배치해 상대 풀백의 뒤 공간을 공략하는 것이다. 2008년 자그레브에서 잉글랜드가 크로아티아를 4-1로 대파했던 경기에서 시오 월컷이 다니엘 프라니치를 괴롭혔던 방법이다. 가까운 예로는 최근 있었던 독일 분데스리가 포칼컵 결승전이 있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케빈 그로스크루츠와 야쿱 블라스치코프스키는 경기 내내 람과 다비드 알라바의 뒤를 파고 들었다. 첼시도 후안 마타나 다니엘 스터리지를 활용해 그 방법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수비적인 전술을 구사하면서는 그렇게 상대 뒤 공간을 공략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첼시는 두 번째 방법을 사용했다. 상대 공격형 풀백들이 넘어오는 경로를 차단한 것이다. 공격에 나설 때마다 람은 25미터 정도 지점에서 버트란드와 항상 맞닥뜨렸다. 그를 제쳐내면 람의 앞에는 다시 콜이 버티고 있었다. 첼시의 이중 수비는 침투해내기가 참 어려웠다. 첼시의 이 작전은 바이에른의 득점 기회 창출 줄기를 끊는 효과를 냈다. 대부분의 공격이 페널티박스 외곽에서의 슈팅 시도 혹은 크로스로 끝이 났다. 바이에른은 결승전에서 무려 35개의 슛을 쏴댔다. 첼시 수문장 체흐의 방어 회수는? 고작 2개뿐이었다.

글=조나단 윌슨 (‘블리자드’ 매거진 편집장, http://www.theblizzard.co.uk)
번역=홍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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