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 “‘웅남이’, 첫 대본보다 500%가량 잘 나와…사활 걸고 촬영” [인터뷰 종합]
입력 : 2023.03.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유수연 기자] 배우 박성웅이 영화 ‘웅남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웅남이’의 주역 배우 박성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인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박성웅 분)의 좌충우돌 코미디 영화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과 마늘을 먹고 인간이 된 곰' 설화를 재해석한 영화로, 개그맨 박성광이 내놓는 첫 상업영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박성웅은 긴장 속 개봉만을 기다리고 있는 박성광 감독에 대해 “긴장이 나한테까지 느껴진다. 사실 지금 무슨 말을 해줘도 지금 박 감독 머릿속에 안 들어 갈 것”이라며 “그래서 ‘네가 긴장해 봤자 될 건 되고 망할 건 망한다’, ‘그냥 즐겨라’라고 해줬다. 영화는 제가 보기엔 잘 나온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박성광과의 인연에 대해 “지인을 통해 알게 됐다”라고 설명하며 “허경환과 함께 몇 번 만남을 가졌는데, 갑자기 술을 먹다가 ‘저는 영화감독이 꿈이다. 꼭 시나리오를 써서 형님에게 드리겠다’라고 하더라. 술 먹고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서 ‘술이나 먹어라’ 하고 한 귀로 듣고 흘렸는데, 12년 만인 지난 2021년에 ‘웅남이’ 대본을 받았다”라며 출연을 제의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성광이가 ‘형님을 생각하면서 쓴 겁니다’라면서 대본을 줬는데, 읽어보니 많이 부족해서 ‘이러면 안 돼’라고 이야기까지 해줬다”라며 “나를 캐스팅하려고 쓴 거니까, 내가 거절하면 (시나리오가) 바로 없어지겠다 싶었다. 투자까지 받아서 왔는데, 안 되면 그 돈이 아깝지 않겠나. 그렇다면 어떻게든 함께 잘 고쳐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성광이가 독립 장편 영화를 만든 게 있어서 보긴 했지만, 장르가 전혀 다르다 보니 감독으로서의 신뢰로 택한 것은 아니”라며 “‘이 정도는 하는구나’, ‘같이 해보면 되겠구나’ 했고, 12년 전 그 친구의 패기가 기억에 남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극중 1인 2역을 하다보니 제가 현장에 빠짐없이 있었는데, 박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수정했다. 편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첫 대본 받았을때 보다 4~500프로 이상은 결과물이 잘 나왔다”라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개그맨 출신’ 감독의 타이틀을 단 박 감독을 향한 진심도 전했다. 박성웅은 박성광이 ‘감독으로서 개그맨이라는 편견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저는 편견은 없었다. 성광이가 영화감독이 된다고 했었을 때도 그냥 작품으로 증명하면 된다고 조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그맨을 하다가 감독을 한다고 하면, 그 편견 어린 시선을 가지고 가야 한다. (편견은) 당연한 반응이다. (대신) 작품으로 보여주면 된다. ’웅남이’로 관객들에게 ‘개그맨 출신 감독인데 생각보다 잘하네?’라는 반응을 얻으면 된다”라며 “개인적으로는 박 감독이 ‘웅남이’ 이후로 두 번째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이번 작품에는 박성웅 외에도 이이경, 최민수, 염혜란, 오달수 등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박성웅은 “박 감독이 복을 받았다. 배우들 덕이 많았다”라며 “염혜란 배우는 (원래도) 워낙 베테랑이지만, 요즘 또 ‘더 글로리’의 '명랑한 X'으로 한창 화제를 모으고 있지 않나. 이이경 배우도 요즘 핫하고, 개봉 타이밍이 좋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한 최민수와의 호흡에 대해 “‘태왕사신기’때도 호흡을 맞춰봤지만, 정말 순수한 사람이다. 저도 민수형도, 밖에서 보면 ‘쎈 사람이다’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본래) 민수 형이 촬영장에 아이디어를 많이 가져오시는 분이라, 촬영전 박 감독과 이야기를 항상 길게 나눈다. 그런데 한 번은 형 눈에 지진이 오더니, 별다른 소리 없이 촬영을 하더라. 알고 보니 뒤에 형수님(강주은)이 계셨다. 응원차 방문하셨던 것”이라며 “그날은 그때부터 촬영이 일사천리로 잘 풀려서 성광이가 (강주은에게) ‘형수님 어디 가시지 마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비하인드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극 중 박성웅은 전직 경찰·현 백수 웅남 역과 국제 범죄 조직 2인자 이정학(웅북) 역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선보인다. 웅남이는 40대 얼굴을 하고 있지만 25세 청년이다. 이에 박성웅은 “곰이 평균 수명이 40세인데, 25년을 살았으면 사람으로 치면 50대인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람들이 참 이상하다. 장르가 판타지인데, 곰이 사람으로 되는 건 괜찮고 내가 25세 역할을 하면 안 괜찮은 것이냐”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25세 연기가 힘들기는 했다. 연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그 나이때의 순수함을 찾고자 했다”라며 “특히 이경이가 있어 도움이 많이 됐다. 전부터 가깝게 지냈던 사이라 영화상에서 보이는 호흡이 이질감이 없다. 이이경이라는 배우가 ‘용남이’에 있어 너무 큰 도움이 됐다”라고 강조했다.

‘웅남이’ 촬영 비하인드와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곰 다큐를 보면서 특성 등을 연구를 했다. 밥 먹을 때도 코를 킁킁거리는 것도 차용했다. 귀를 움직이기도 하는데, 이건 원래 잘 움직인다. 덕분에 CG 비용을 아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웅남이와 정학이의 액션은 조금 달라서 차별화를 둔 지점도 있다”라며 액션 장면을 언급했다. 박성웅은 이번 작품에서 계곡물에 입수하는 등, 고된 수중 연기를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역할 크기와 상관없이 항상 사활을 걸고 연기했다. 26년 차 배우로 관객에 대한 예의이자 저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하다”라면서도 “이번 작품 이후로 하고 싶지 않은 촬영 목록에 ‘수중 촬영’이 늘었다”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그는 “’웅남이’는 편안하고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편안하게 웃다 가셨으면 좋겠다. 또 ‘박성웅한테 저런 모습도 있구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yusuou@osen.co.kr

[사진] '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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