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출연료 5억? 10억?…과연 '몸값' 하는 연기하나[Oh!쎈 레터]
입력 : 2023.03.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김보라 기자] 몇몇 스타 배우들이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2~3억 원대를 받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고 작품의 플랫폼에 따라 5억, 더 많게는 10억 원까지 부르고 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 한 가수 겸 배우가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0억을 달라”고 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어 쓴웃음을 안긴다. 16부작으로 편성된다면 한 편을 마치고 무려 160억 원을 가져가겠다는 얘기다. 회당 3억 원을 받아도 16부작이라면 48억이다.

그렇게 회당 출연료로 수억 원대를 주면서까지 국내를 넘어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성공해 전체 제작비를 뛰어넘는 수익을 거두어들인다면, 그 스타들이 억대 출연료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높은 출연료를 받고 K콘텐츠의 사회문화적·경제적 가치를 증명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문제는 한 번 오른 스타의 몸값이 웬만해서는 하향곡선을 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타 출연료가 드라마 전체 제작비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이 우려스러울 뿐이다.

해당 배우에게 회당 5억 혹은 10억 원을 준다고 해서 그의 연기가 돈값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곧바로 수긍하며 ‘좋은 드라마가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터다. 한류스타로서 인기가 높을지는 몰라도 매 작품마다 똑같은 표정과 말투, 비슷한 톤으로 제자리 걸음하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제작비를 상회하는 수익을 낸다면 이것도 오히려 ‘능력’이기에 칭찬하겠다.

수억 대 회당 출연료는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에도 보탬이 안 된다. 특정 스타가 드라마 첫 회 시청률에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톱스타=흥행’ 공식은 이미 깨졌다. 톱스타 출연이 흥행에 절대적인 존재는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톱스타 섭외로 다 써버린 제작비를 보충하기 위해 제작진은 PPL 노출도를 높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반면 조명, 음향 등 스태프는 살인적인 촬영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다.

드라마는 주·조연 배우를 비롯한 작가, 감독, 현장 스태프 등이 함께 노력해 만드는 종합예술이다. 이같이 높은 출연료 구조에서는 연기자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OSEN에 “톱스타 배우에게 (드라마)회당 3억, 5억 원을 주는 것에 있어서 제작진이 전체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고 작품의 흥행이 보장돼 총 제작비를 뛰어넘는 수익을 낸다면 수억대 회당 출연료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스타와 소속사가 출연료를 올려보기 위해 받지 못할 걸 알면서 ‘한번 N억을 불러나보자’는 태도는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스타 얼굴값’의 고비용 작품에 재미까지 없으면, 언제든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tvN·디즈니+·넷플릭스·JTBC·KBS·MBC·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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