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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행운''..한예리, '미나리' 통해 얻은 성장 그리고
등록 : 2021.02.23

[OSEN=선미경 기자] "'미나리', 이런 행운이 또 올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배우 한예리(37)는 담담했다. 주연을 맡은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가 세계 영화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에 물론 기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함께 촬영한 배우, 감독, 스태프들과 마음껏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상황은 아쉬웠다. 한예리는 영광을 즐기며 담담하게 이 스포트라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에게 ‘미나리’는 분명 특별한 행운이었기 때문. 

한예리는 23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 개봉 인터뷰에서 이번 작품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전했다. 처음 정이삭 감독과 만났을 때부터 미국에서 진행된 촬영, 그리고 현재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까지 기쁘게 생각하고 있었다. 

먼저 한예리는 ‘미나리’ 출연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 “일단 번역본을 처음 받았었다. 첫 번역이라서 그런지 이 영화가 정확하게 어떤 영화인지, 또 모니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뭔가 더 이야기할 부분이 있겠다, 잘 모르겠으니 감독님 만나서 물어봐야겠다고 해서 만나게 됐다”라며, “감독님이 너무 좋은 사람이더라. 감독님의 어렸을 때나 살아온 유년 시절이 나와 그렇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 보통 가정에서도 겪을 수 있는 일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우리가 같이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독님이 너무 좋은 사람이어서 그때 스케줄이 드라마 촬영 중이라서 정확하게 어떻게 될지 모르겠었는데, 혹시라도 내가 정말 못하게 된다면 정말 좋은 배우를 소개해 드리겠다고 할 정도로 감독님의 매력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예리는 “이렇게 좋은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한 것은 아니고, 작은 영화라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이 되게 좋은 분이셔서 ‘그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고, 그리고 내가 일조한다면 기쁘겠다’라고 생각해서 작업하게 됐다. 감사하다. 다 감독님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그리고 윤여정이 출연해 아름다운 연기 앙상블을 완성해냈다. 

한예리는 ‘미나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수상과 높은 기대가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 “일단은 선댄스영화제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은 피드백도 받고 좋은 결과도 있었다. 부둥켜안고 울고 축하한다고 서로 이야기를 해서 그런지 뜨거웠던 느낌이 있었다. 지금은 많은 좋은 소식들도 들리고 있지만 가깝게 있지 못하고 있고, 함께 작업했던 사람들이 곁에 없어서 그런지 그만큼 뜨겁지는 않다”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이어 “되게 감사하긴 한데, 오히려 담담하게 보내고 있는 이 시간들이 좋다고 생각이 든다. 다음 작업을 위해서도 지금 붕뜨지 않은 상태가 오히려 감사하다. 그래도 좋은 소식이 들리는 건 너무 너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한예리는 두 아이의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 분)과 함께 미국 낯선 땅 아칸소로 가지만 외딴 곳에 놓인 이동식 주택은 그녀의 기대감을 단숨에 무너뜨리고, 몸이 약한 막내아들을 보살펴줄 베이비시터를 구하던 중 한국에 있는 엄마 순자(윤여정 분)를 모셔오면서 점차 안정감을 찾아간다. 

한예리는 모니카 캐릭터를 풀어간 방식에 대해서 “이민자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가족의 이야기이고, 모든 가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내가 이민자이기 때문에 이민자처럼 연기해야 한다고 접근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니카의 감정에 대해서 더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예리는 “내가 어렸을 때 알고 있던 여성들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어머니, 할머니, 이모들. 이모가 여섯이나 있어서 그 시대 때 다양한 여성상을 기억하고 있더라. 그 부분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 모니카도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아이들을 키우게 되는데, 본인의 성장과 아이들의 성장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더 많이 성장통이 겪는 것 같더라”라며, “내 세대 때 부모님들이 자녀를 기르는 게 쉽지 않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한예리는 “나는 모니카와 70% 정도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는 어머니, 이모들을 더 많이 닮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모니카보다 훨씬 덜 단단한 사람인 것 같다. 확실히 아이 둘을 타지에서 기르고, 가족의 위기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긴장감도 훨씬 더 컸을 거다. 지켜내려고 하는 힘도 나보다 훨씬 강했을 거다. 나보다 훨씬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대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라고 캐릭터에 대해서 설명했다. 

‘미나리’는 한예리에게 매우 특별한 작품이었다. 첫 할리우드 진출작인 것은 물론, 촬영 과정과 함께 만들어간 사람들 모두 특별하고 소중했다. ‘미나리’를 통해 그 역시 큰 힘을 얻으며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한예리는 “정이삭 감독님이 정말 특별한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 영화를 사랑하고 감독님을 사랑하는 지인 분들이 현장에 도움을 주러 많이 오셨다. 어떠한 개인적인 이득이나 뭔가를 바라지 않고 이 작품을 위해서 도와주러 오신 분들이다. 그 분들이 도와주시고 참여하면서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게 이 모든 과정들을 해내셨다”라며, “감독님을 비롯해서 그 에너지를 같이 받게 된다. 공유하고 함께 지내면서 진짜 가족처럼 오늘 있었던 일들, 앞으로 해내야 하는 일들, 뭔가 해냈다는 기쁨을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그런 환경들이 나에게 굉장히 큰 힘으로 왔다. 긍정적이고 큰 사랑의 에너지를 이 촬영 내내 느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물론 촬영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촬영이 진행된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날씨는 배우들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한예리는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날씨를 꼽으며, “환경적인 요건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오클라호마 털사라는 지역에서 촬영했는데, 정말 덥더라. 우리가 7~8월에 촬영했던 것이라 평균 40도 기온에다가 트레일러 안에 들어가면 43도 가까이 됐던 것 같다. 습도도 높은데다 쪄지는 느낌이었다. 급하게 에어컨도 넣어주고 그러셨는데 다들 얼굴이 빨개져서, 아기들과 선생님이 너무 걱정됐다.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더웠었다. 날씨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라고 전했다.

‘미나리’는 2021 오스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작품이지만, 앞서 제6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 단 한 부문에만 후보에 올라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 역시 골든글로브의 후보 선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었다.

이에 대해서 한예리는 “일단 당연히 아쉽다. 우리 영화는 제작이랑 배급, 감독님도 다 미국 감독님이다. 그렇게 분류된 점에 대해서 다들 모두 아쉬워한다. 가장 아쉬워 할 사람이 감독님이기 때문에 나는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감독님과 스티븐이 많이 속상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오스카 유력 후보 예측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면 좋은데, 마음은 굴뚝 같지만”이라고 웃으며, “좋은 이야기, 좋은 성적을 내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나도 든다. 감독님과 윤여정 선생님에게는 정말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생님은 그만 이야기하라고 하실텐데, 나도 내심 기대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예리가 부른 엔딩송, ‘레인 송(RAIN SONG)’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예비 후보에도 오른 상황. 한예리는 “이 곡 작사에 저는 참여하지 않았다. 번역을 했던 여울이라는 분이 개사를 해주셨다. 감독님께서 영어 가사를 쓰고, 다시 맥락과 분위기에 맞게 그 친구가 다시 글을 써줬다”라며, “’레인송’은 부르게 됐을 때 음악감독이 처음 음악을 들려줬을 때 너무 아름다웠다. 음악 너무 좋다고 생각했는데, 엔딩크레딧에 들어가는데 불러줄 수 있냐고 해서 뭐든 시켜만 달라며 즐거운 일이라서 참여하게 됐다. 사실 되게 쑥스럽다”라고 전했다.

한예리는 극 중 윤여정과 모녀로 호흡을 스티븐 연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마치 실제 가족처럼 자연스러운 ‘케미’를 완성하며 영화에 숨을 불어넣었다. 조화로은 캐릭터들의 연기는 이들이 촬영 내내 함께 생활했기 때문. 그래서 영화의 케미도 연기도 더 자연스러울 수 있었다. 

한예리는 윤여정과의 모녀 호흡에 대해서 “윤여정 선생님과의 작업은 개인적으로 되게 너무 영광이었다. 선생님이 아시다시피 유머 감각도 많으시고 재치도 있고 그런 매력적인 분이다. 이런 유머가 되게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고 필요한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일단 그렇게 웃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께 되게 용기를 많이 배웠다. 선생님은 일단 그 나이에 정말 모르는 사람들과 외지에서 이런 작업을 하실 때도 전혀 걱정 없이 하신다. 사실 나는 걱정을 많이 했다. 드라마 할 때는 정신 없어서 걱정을 못했다가 비행기 타서 이륙하는데 겁이 나더라. 그때부터 겁이 막 밀려오더라”라며, “선생님 진짜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도 하기 전부터 겁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왜 이렇게 겁을 먹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반성도 하고 뉘우치기도 했다. 그리고 솔직함도 배웠다.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좋으면 좋다고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윤여정이 ‘미나리’를 통해 영화제에서 연기상 26관왕을 기록하는 등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선생님께서 외국에서 좋은 성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선생님께서 이 정도 연기를 하는 분인지 다 알고 있었다. 어쩌면 이제 그들이 미국에서 선생님을 알게된 게 사실 조금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선생님이라는 좋은 배우를 그들이 알게 돼서 기쁘기도 하고 그렇다”라고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또 남편으로 호흡을 맞춘 스티븐 연에 대해서는 “귀엽고 엄청 스윗한 사람”이라며,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고 열정도 많았다.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다른 느낌이었다면 ‘어떤 것 같아? 다시 하고 싶어? 나는 어땠어? 많이 도와줘’라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했다. 되게 건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작업할 때는 자존심을 떠나서 이 작품을 위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본인이 이민자이기 때문에 본인의 이야기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스티븐이 굉장히 진솔하고 진심으로 이 작품을 대하는 만큼 나도 뭔가 잘 해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배우들의 좋은 연기 덕분인지 ‘팀미나리’는 앙상블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한예리 역시 모니카의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내면서 극찬을 받고 있는 상황. 특히 지난해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도 한예리의 연기를 극찬했다. 

이에 대해서 한예리는 “칭찬을 받으면 무조건 기분은 좋다. 감독님께서 칭찬 많이 해주셔서 너무 기분 좋았다. 문자로도 ‘이런 이런 부분 정말 좋았어’라고 해주셨다. ‘일부러 기분 좋으라고 칭찬하시는 거냐’고도 그랬는데 영광”이라며,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좋아하셔서 더 기쁘다. 안 그래도 ‘기생충’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기분이었는데, 물로 다른 영화지만 ‘선수들은 알아보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라며 웃었다. 

‘미나리’는 한예리에게 특별한 행운이기도 했고, 성장을 준 작품이기도 했다. 한예리는 “‘미나리’를 통해서 내가 성장한 점은 좀 더 나라는 사람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단 윤여정 선생님을 가까이서 본 영향도 있다.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들과 성장이 좀 있구나, 나를 내가 많이 생각하고 있구나’를 많이 생각하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모니카를 연기하고 지켜보면서 다양하게 사람들은 다 각자 어떤 행동들을 할 때 다 이유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곱도 그렇고, 모니카도 그렇고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 다 다르다. ‘다 각자의 생각과 마음들이 있는 거다. 그게 절대 나쁜 건 아니다. 각자 입장이 있고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나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들 그런 것들을 더 생각하게 됐다. 부모님 세대에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과정을 이해하면서 마음 추스르게 되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예리는 “‘미나리’는 내 필모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는 영화로 남을 것 같기는 한다. 일단 필모를 떠나서 내 인생에 좋은 경험으로 남은 작품이다. 또 이런 행운이 온다면 너무 좋겠지만,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작품을 떠나서 이런 경험은 경험 자체, 우리가 촬영했던 과정을 또 느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정말 특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한예리는 “관객들에게 ‘한예리가 힘이 있네’라는 소리를 들으면 되게 기분 좋을 것 같다. 사실 모니카 역할이 시나리오 상에서 그렇게 두드러진 인물이 아니었다. 감독님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큰 힘이 생겼다. 다 보고 나서 모니카, 한예리는 어디다 갖다놔도 자신이 할 몫은 충실히 해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미나리’는 내달 3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seon@osen.co.kr

[사진]판씨네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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