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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 송윤아 ''이 또한 내 인생이 되어 버렸다'' [★FULL인터뷰]
등록 : 2020.10.17
[스타뉴스 전형화 기자]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송윤아가 '돌멩이'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특별출연한 '증인' 외에 송윤아가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건 10년 만이다. '돌멩이'(감독 김정식)는 평화로운 시골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지능의 30대 청년 석구가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대명이 석구를 맡았다.

송윤아는 '돌멩이'에서 석구가 가출소녀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신하며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믿는 청소년센터 김선생 역할을 맡았다. 김선생은 석구를 감싸는 노신부 역의 김의성과 극 중 대립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돌멩이'는 쉽지 않은 주제를 배우들로 형상화해 영화적으로 풀었다. 송윤아는 영화에서 관객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인물을 잘 표현했다. 송윤아의 이야기를 들었다.

-'돌멩이'는 왜 했나.

▶제작사인 영화사 테이크 송대찬 대표가 시나리오를 보내왔다. 언제부터인가 영화를 많이 못 했다. 아이가 있다보니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영화 제안이 별로 없기도 했지만 드라마는 서울 촬영이 많은 반면 영화는 지방 촬영이 많아서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돌멩이' 제안을 받았을 때 신기했다. 웬일이야,라고 했다. 제가 이 영화를 할거라고 시나리오를 읽은 게 아니었다. 그런데 쇼파에서 시나리오를 다 읽고 가만히 한참을 앉아있게 되더라.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저를 생각해 준 부분이 되게 많이 감사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김선생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돌멩이'도 지방촬영이 많은 영화이긴 한데. 노개런티로 출연할 만큼 할 이유가 분명했나.

▶'돌멩이'는 보신 분들과 보실 분들이 어찌 보면 상황이 다를 뿐이지,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겪을 수 있고, 내 이웃도, 내 가족도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중적인 성격의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더 들어가보고 싶었다.

누구나 크고 작은 상처가 다 있지 않나. 내게는 내 역활과는 별개로 이 영화가 위로해주는 느낌이었다. 씻겨주는 느낌이었다. 그런 감사함이 있었다. 우리 모두에게 줄 수 있는 작은 희망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제작자와 김정식 감독은 송윤아를 왜 캐스팅했다고 하던가.

▶그렇지 않아도 물어봤다. 김선생을 나보다 훨씬 잘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은데 왜 내게 제안을 했는지. 감독님이 저 좋으라고 그렇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동안의 송윤아와 다른 느낌을 입혀보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오롯이 자기 믿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김선생의 모습을 저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영화를 본 소감은. 김선생을 잘 표현한 것 같은가.

▶김선생은 역시 내가 하면 안되는 인물이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다르고, 감독이 다르고, 작가가 달라도, 어쩔 수 없이 배우가 연기를 하면 그 역할에서 그 배우가 보일 수 밖에 없다. 자꾸 김선생에게서 송윤아가 보여서 아쉬웠다. 영화와 김선생에게 누가 된 것 같아 미안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봤을 때는 저만 보였다. 너무 부족한 것들만 보였다. 그래서 너무 속상했다. 그러다보니 감독님과 제작자는 내가 '돌멩이'를 잘 못 본 줄 오해도 했더라. '돌멩이'를 개봉 앞두고 기자시사회에서 다시 봤을 때야 비로서 다 보이더라. 말도 못할 정도로 울었다. 신파도 아니고, 배우들도 그렇게 연기한 것도 아닌데 석구(김대명)만 나오면 눈물이 나오더라. 나 빼고 정말 모두들 너무너무 잘했더라. 김대명은 그 친구의 눈만 봐도 눈물이 나오니 얼마나 연기를 잘 했는지 모른다. 석구 친구들로 나온 분들도 너무너무 잘했다.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하지란 생각이 들었다. 난 언제쯤 저렇게 될까란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많이 할수록, 연기를 할수록, 이 나이가 되면 모든 게 여유롭고 자신만만할 줄 알았는데 갈수록 더욱 더 부족한 게 보인다. 작품을 할 때 누가 되진 않아야 할텐데,라고 늘 생각한다. 나만 떠 보이지 않아야 할텐데,라고 생각한다. 언제쯤 이런 생각이 사라질지, 잘 모르겠다.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김선생은 자신의 믿음에 확신을 갖고 행동해 결과적으로 오판하는 인물이기도 한데.

▶나 같은 사람은 오늘 다짐하는 일을 내일이 되면 잊어버리고 살곤 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선한 의지로 불의에 맞서는 김선생 같은 사람들이 많다. 김선생은 그 상황과 불의를 보면 바로잡기 위해 밀고 나가는 그런 인물이다. 김선생을 연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 줄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또 영화를 보신 분들이 나처럼 생각하실 수 있다면 어제보다 오늘, 조금은 따뜻한 사람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김선생을 잘 표현 못 했다고 하지만 송윤아가 했기에 김선생의 어떤 모습이 잘못 됐다기 보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데.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지만, 좀 더 건조하게 연기를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제 연기에 만족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드라마 '더 K2'를 했을 때 너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내가 연기를 잘 하는 사람이 된 줄 착각했던 적이 있다. 다음 작품을 할 때 여전히 헤매고 있는 걸 보면서 내가 잘 한 게 아니라 그 작품이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입혀준 것이었구나란 걸 알게 됐다.

-은지를 맡은 전채은이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처음 연기를 하는 아이라 같이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아니다. 오히려 채은이가 하는 걸 구경하기에 바빴다. 연기를 해 본 경험이 없는데 어쩌면 그렇게 카메라 앞에서 자신만만한지 신기했다. 김정식 감독님은 어떻게 하라는 디렉션이 별로 없고 배우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다. 그러니 전채은이 한 건 오롯이 그 아이가 한 것이었다. 채은이를 보면서 연기 잘하는 건 타고나는건가 라고 생각도 했다. 채은이는 '돌멩이' 이후에 지금 중학교 3학년인데 다시 한 작품도 한 게 없다. 채은이가 다시 연기를 할 때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남편인 설경구와 작품 선택할 때 의견을 나누나.

▶작품에 대한 대화는 물론 한다. 하지만 서로 일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 알아서 한다. 내게 시나리오를 봐달라고는 하지만 내게 결정권은 제로다. 나는 별로 봐달라고는 안 하는 편이다.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송윤아/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돌멩이'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송윤아가 갖고 있는 편견과 사람들이 송윤아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이 있다면.

▶편견, 편견...음, 잘 모르겠다. 나를 포장해서 그러는 건 절대 아니다. 이 나이 들도록 살아오면서 한 가지 내게 칭찬해주고 싶은 건 어느 날부터 사람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상처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 훨씬 감사한 일들이 많았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구나란 걸 알게 됐다.

저에 대한 편견은, 음..많겠죠. 많은 분들이 제가 똑똑한 줄 안다. 똑똑하지 않다. 책을 많이 읽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사회, 상식 등을 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그게 뭐냐고 물어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그냥 끝까지 듣는다. 나중에 찾아본다.

-'돌멩이'에서 송윤아가 퇴장할 때 얼굴이 인상 깊던데.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김선생이 어떻게 했을까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다. 김선생은 비겁한 인물이 아니기에 진실을 알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 생각했다. 엘리베이터를 내가 타는 장면이 김선생 퇴장 장면인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선생이 어떤 결론을 낼지 관객에게 답을 주면 안될 것 같았다. 두 테이크를 찍었는데 부족한 것 같아서 다시 찍자고 하려는 데 이미 철수하고 있더라.

-'돌멩이'는 10년만에 한 영화인데.

▶영화가 많이 안 들어오기도 하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기도 했다. 그런데 작품이란 게 마지막까지 나를 붙들어주는 걸 결국 하게 되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그런 게 인연인 것 같고.

'돌멩이'는 함께 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하다. 작지만 나한테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건방지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어떤 작품은 내 작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다시 보고 싶은 게 있고, 내 작품이지만 민망한 게 어쩔 수 없이 있다.

'돌멩이'는 관객이 몇 분이 보시든, 그 분들 하나하나가 너무 너무 소중한 그런 작품이다.

-다시 작품을 많이 할 생각인가.

▶앞뒤가 안 맞는 답을 할 수 밖에 없다. 좋은 작품이 너무 욕심 나고 많이 하고 싶다. 그런데 막상 기회가 오면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늘 있다. 이 또한 내 인생이 되어 버렸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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