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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칸 현장]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밝힌 정사·폭력 없는 이유(종합)
등록 : 2022.05.25

[OSEN=칸(프랑스), 김보라 기자]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가 영화 ‘헤어질 결심’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단연코 박찬욱 감독이었다. 두 배우가 각각 서로 다른 도전 의식을 갖고 시도를 했는데 장애물을 넘을 수 있게 해준 것도 모두 박 감독의 도움 덕분이었다는 것.

24일 오전(현지 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박찬욱 감독, 박해일과 탕웨이 배우, 정서경 작가가 참석해 영화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헤어질 결심’(제작 모호필름, 배급 CJ ENM)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수사 멜로물.

이날 박찬욱 감독은 외신 기자들로부터 전작들에 비해 남녀 캐릭터들의 정사신 및 폭력신이 크게 줄어들었거나, 스킨십 장면도 수위가 낮아진 것 같다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박찬욱 감독은 “이번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안 넣은 거다. 이번엔 어른을 위한 영화를 다루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엄청난 정사신이 나오냐?’고 하시더라.(웃음). 엄청난 반전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하셨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제 삶을 영화에 녹여내는 타입은 아니다. 물론 그러신 분들도 있지만 제가 생각한 요소가 이 영화에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정서경 작가와 앉아서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다. 사랑은 인물 사이에 맺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관계다. 인간이 무엇인지, 그 개인이 누구인지, 인간이라는 종족이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유형이라고 생각한다”고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렸다.

형사 해준 역의 박해일은 이 영화에 참여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님과 작업을 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행운이었다. 이 영화를 잘해 보자 싶었다”며 “그간 박찬욱 감독님이 보여준 작품관 안에서 나라는 배우가 잘 섞여 보자는 게 제게 도전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살인의 추억’ 때 용의자 이미지가 강했다.(웃음) ‘그 이미지를 탈피하고 형사의 이미지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말씀에 저도 이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기존의 수사물 속 형사 캐릭터와 다른 점에 매료됐다면서 “한국에는 형사 영화가 많다. 거칠고 폭력적이고 물론 시대와 맞닿아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근데 형사 해준은 예의가 바르고 깔끔한, 친절한 느낌이었다. 최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려는 모습은 제가 굉장히 해보고 싶었다. 전 세계에 그런 형사가 많이 있을 거 같더라”고 유머있게 답했다.

이어 박해일은 “저로 인해 다른 형사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 하게 됐다”며 “박찬욱 감독님과 하는 좋은 촬영 현장이 되겠다 싶었다. 더불어 탕웨이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춰 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정사신에 대해서는 “(감독님이 만들어준 환경 아래 하기 때문에)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저를 통해 해준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 해준이 서래와 겪는 감정을 해소하는 데 어떻게 표현할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설명을 해주셔서 믿고 의지했다. 그래서 저도 알지 못했던 해준의 감정을 찾았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숙제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한편 탕웨이도 박찬욱 감독에 대한 신뢰와 시나리오에서 오는 재미를 느껴 하게 됐다고.

“저도 이 영화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 하고 싶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에 캐릭터라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프리미어를 통해 영화를 본 후 감독님에게 ‘내 인생의 일부를 완성시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금 이 자리를 빌려 감독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이어 박찬욱과의 사전미팅에 대한 얘기도 들려줬다. “처음에 감독님과 작가님의 사무실에 가서 1시간 정도 길게 얘기를 했다. 너무 좋아서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출연을 결정한 과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난 한국어를 못 하지만 영화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다. 시나리오 속 모든 문장을 해석하고 나서, 계속 계속 읽으며 대사를 외웠다. 스크립트를 쓰며 외웠다. 모든 게 매우 흥미로운 대사였다. 나는 너무 의미 깊게 대사를 읽었다”고 한국어 대사를 소화한 과정도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가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과 비교된 것에 대해 “히치콕의 ‘버티고’와 유사성을 많이 들었는데 저는 전혀 유사성을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렇다 이렇다’ 얘기를 해줘서 생각해 보니 그렇게 볼 수도 있겠더라”며 “근데 그동안 제가 여러 영화를 많이 봐왔고 여러 가지 문학작품도 읽었다. 그것들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영화를 찍으면서 다른 작품들을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극에 나오는 파도는 일반적인 자연의 모습이지, 호쿠사이의 ‘파도’를 보고 연상한 것도 아니라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끝으로 사랑에 대해 “형사가 용의자와 맺는 관계, 나누는 대화, 그들의 질문과 대답, 그 대화 속 눈빛의 교환, 같이 밥을 먹고 나서 눈빛을 정리하는 것, 몰래 숨어서 훔쳐보는 것, 특히 이건 형사니까 가능하지 어떻게 보면 스토킹이다, 해준의 친절한 행동을 서래는 그가 자신을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형사와 용의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게,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서 서로 호감을 갖고 유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본다. 이런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거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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