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 LG 트윈스 토미 조셉
입력 : 2019.02.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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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조셉, 내야수, 우투우타 1991년 7월 16일생(만 28세) 185.4cm, 115.6kg

마이너리그 통산 591경기 574안타 90홈런 362타점 0.259 / 0.313 / 0.444
메이저리그 통산 249경기 200안타 43홈런 116타점 0.247 / 0.297 / 0.460


[스포탈코리아] LG 트윈스의 지난해는 쓰라렸다. 정규시즌 1위 두산 베어스에 겨우 1승은 얻어냈지만, 가을야구는 놓쳤다. 겨우내 LG에게 주어진 숙제는 산더미 같았다. 그중 가장 시급한 과제는 외국인 타자를 통한 타선의 화력 보강이었다.

야심차게 영입했던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장기부상에 시달렸다. 결국 구단도 외국인 3루수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른 포지션에 눈을 돌렸다. 그렇게 LG가 영입한 선수가 바로 토미 조셉이다. 이번 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돋보이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를 총액 100만 달러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배경

미국 애리조나주 호리슨 고등학교 출신의 조셉은 고등학교 내내 1루수를 소화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마지막 시절 돌연 포수로 포지션 전향을 하는 흔치 않은 선택을 한다. 포지션 변경이 늦었던 만큼 수비력엔 의문부호가 붙었다. 하지만 좋은 장타력과 평균 이상의 송구 능력은 높은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뛴 마이크 나폴리처럼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도 받았다.

조셉은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2라운드 6번이란 높은 순위로 지명됐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입단 첫해엔 65경기에서 52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수비에서 많은 발전이 필요함을 드러냈다.



<조셉의 미국 무대 통산 성적>


게다가 샌프란시스코엔 부동의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가 있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그는 꾸준히 1루수 전향설에 시달린다. 하지만 구단에선 조셉을 포수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행히 그의 성적도 발전했다. 2011년에는 0.270/0.317/0,471의 슬래시 라인을 기록했고 수비 능력도 개선됐다. 그런데 1년 뒤, 조셉은 헌터 펜스 트레이드에 포함돼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가게 된다.

새로운 팀에서도 평가는 좋았다. 장타 욕심만 내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의 컨택 능력을 보여줬다. 거기에 선천적인 파워까지 있었다. 팀 내 3번째 유망주로 선정될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2013시즌엔 수비 도중 두 번이나 뇌진탕 부상을 당했다. 2014년에는 손목 신경 수술도 했다. 그리고 2015년, 조셉은 또 한 번의 뇌진탕 부상을 겪는다. 뇌진탕 부상은 선수 생활을 위협했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에게 승격의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창 성장해야 할 시기에 부상으로 정체됐다.

결국 2016년부터는 그는 완전히 1루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AAA팀에서 좋은 타격성적을 기록하며 승격 기회를 잡았다. 팀의 주전 1루수였던 라이언 하워드의 부진이 기회였다. 조셉은 시즌 내내 꾸준히 주전으로 출장해 21홈런 0.505의 장타율을 기록했다.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1루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2년차인 2017시즌에도 지난해보다 1개 늘어난 22홈런을 쳤지만 컨택이 완전히 망가졌다. 0.240의 타율과 출루율 0.289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유망주 리스 호스킨스의 승격과 1루수 카를로스 산타나가 영입되며 나설 자리가 없어졌다. 결국 조셉은 지명할당 조치를 통해 필라델피아와 결별한다.

이후 그는 텍사스 산하 AAA에서 0.284/0.353/0.549, 21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타자 친화적인 PCL을 홈으로 쓴 것을 고려해도 괜찮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승격은 먼 소식이었다.

메이저리그로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과 외국인 거포를 원하던 LG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을까. 많은 사람의 놀라움 속에 조셉은 KBO리그 행을 택했다. 그의 2019시즌은 줄무늬 유니폼과 함께하게 됐다.


스카우팅 리포트

타격


조셉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중 가장 기대되는 커리어를 가진 선수다. 타격 재능도 뛰어난데, 그 중 최고의 장점은 파워다. 미국 무대에서 통산 133홈런, 메이저 무대에서 두 시즌 연속 20홈런도 기록했다. 메이저 무대에서도 0.250에 20홈런을 기대할 만한 선수다.

조셉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상대 투수의 유형에 따른 편차가 적다는 점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두 시즌 동안 우완 상대 OPS 0.748, 좌완 상대 OPS 0.781을 기록했다. 지난해 AAA리그에서 뛰며 0.4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지만 우투수의 공을 어려워하는 건 아니다.

외국인 타자들이 많이 겪어보지 못하는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을 상대로 큰 어려움만 겪지 않는다면 조셉의 방망이는 더욱더 매섭게 돌아갈 것이다.


수비 및 주루

수비면에선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수비와 관련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다. 주포지션을 1루수로 바꾼 것도 4년 남짓이다. 그 1루 수비 역시 대다수의 전문가가 평균 이하라고 평가했다. 110kg이 넘는 거구의 선수에게 주루 능력도 기대할 수도 없다.

하지만 KBO리그엔 지명타자 제도가 있다. 지명타자와 1루수로 번갈아 가며 출장한다면 수비적인 면을 보완할 수 있다. 팀에서 기대하는 것도 그의 뛰어난 장타력이다. 완벽한 수비나 도루를 할 수 없는 게 큰 단점은 되지 않는다.


전망

매년 외국인 타자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실패를 겪은 LG가 오랜만에 기대해볼 만한 선수를 데려왔다. 하지만 이름값만으론 성공할 수 없다. KBO리그에 이미 많은 선례가 있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장타력 면에선 의심할 부분이 없다. 빠르게 리그에 적응한다면 김현수-조셉-채은성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가 완성된다. 다른 팀에 절대 밀리지 않는 라인업이다.

조셉은 지금까지 KBO리그의 문을 두드린 모든 외국인 타자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커리어를 지닌 선수다. 경력만 봐선 실패하려야 실패할 수가 없다. 참 다양한 방법으로 외국인 타자 농사에 실패해본 LG와 조셉의 동행은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 에디터=조예은


기록 출처: MiLB.com, Fangrap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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