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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미 언니, 은퇴는 연기된거죠?”
등록 : 2021.03.05

[OSEN=서정환 기자] “난 3학년이라 이번이 마지막이야. 만약 전국대회에 나갈 수 없다면…”

농구만화 슬램덩크에서 북산은 전국대회 출전권을 걸고 능남과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둔다. ‘풋내기’ 강백호의 슛연습을 3학년 주장 채치수와 부주장 권준호가 돕는다. 이때 권준호가 강백호에게 친 대사다. 

능남 유명호 감독은 64-65로 뒤진 종료 1분 2초전 작전시간을 요청한다. 그는 허태환에게 “권준호는 어느 정도 내버려둬도 돼”라고 작전을 지시한다. 능남은 외곽의 권준호를 오픈으로 두는 치명적 실수를 범한다. 권준호는 강백호의 패스를 받아 보란듯이 쐐기 3점포를 터트리며 능남을 침몰시켰다. 

선배의 말에 자극받은 강백호는 경기에서 ‘신스틸러’가 된다. 강백호는 능남 유명호 감독의 예상을 깨고 리바운드를 장악했고, 쐐기 팁인 덩크슛까지 터트린다. 경기 후 강백호는 권준호에게 “안경 선배, 은퇴는 연기된거죠? 이 천재덕분에”라는 명대사를 날린다. 권준호는 “날 울리지마라! 문제아 주제에…”라며 눈물을 흘린다. 

삼성생명과 우리은행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풋내기에서 어느덧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윤예빈은 결정적인 장면에서 9득점을 올렸다. 김보미도 우리은행의 숨통을 끊는 3점슛을 터트렸다. 최고참 김보미는 엄청난 투혼을 펼치며 다리에 쥐가 나도 신경쓰지 않았다. 

강백호가 권준호에게 했던 대사를 그대로 김보미에게 들려주고 싶다. “보미 언니 은퇴는 연기된 거죠?”

김보미는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후배들에게 은퇴의사를 내비쳤다. 삼성생명이 이날 졌다면 김보미의 은퇴경기가 될 뻔했다. 김보미는 “나이가 있다보니 ‘코트에 또 설 수 있을까?’ 생각이 많이 든다. 오늘 35분 뛰었지만 5분, 10분도 너무 소중하다.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 한다. 진짜 마지막 플레이오프라 힘이 났다”고 간절함을 이야기했다. 

후배들도 자극을 받았다. 윤예빈은 “보미 언니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자고 말했다. 승리해서 기쁘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고 즐기고 싶었다”며 함께 기뻐했다. 

절박함으로 무장한 ‘맏언니’는 너무나 쉽게 농구코트에 몸을 날렸다. 그녀의 투혼이 고스란히 후배들에게 전해졌다. 덕분에 김보미도 강제로 ‘은퇴가 연장’ 됐다. 이제 삼성생명은 KB스타즈와 챔피언결정전으로 향한다. 

김보미는 “간절한 팀이 이기리라 생각했다. 오늘은 우리가 더 간절했다. 3차전이 마지막이고 싶지 않았다. 이제 정신력 싸움이다. 마지막까지 이기든 지든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챔프전 각오를 다졌다. 

슬램덩크에서 북산은 전국대회 2라운드에서 최강 산왕공고를 꺾은 뒤 거짓말처럼 3라운드에서 탈락했다. 과연 김보미는 해피엔딩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을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7일 오후 1시 45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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