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국내

''남들이 볼 때 바보 같아도…'' 힐리 번트 칭찬한 수베로 왜?
등록 : 2021.05.04

[OSEN=부산, 김성락 기자] 한화 힐리가 1타점 적시 3루타를 날린 뒤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한화 외국인 타자 라이온 힐리(29)는 지난달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기습 번트를 댔다. 5회 2사 1,3루 찬스에서 초구에 푸쉬 번트를 시도했지만 투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3루 주자가 잡혔다. 찬스에서 시원한 풀스윙을 해도 모자랄 4번타자의 소심한 번트에 황당함과 안쓰러움이 공존했다. 

개막 한 달간 기대 이하 타격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힐리는 특히 옆구리 유형의 투수들에게 약점이 잡혔다. 이날 번트를 대기에 앞서 롯데는 투수를 사이드암 서준원으로 바꿨다. 상대 팀들의 표적 등판이 계속 되면서 힐리도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 번트를 하게 된 과정이나 결과 모두 안 좋게 나오면서 힐리를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더욱 부정적으로 굳어졌다. 팬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수베로 감독은 "힐리의 번트는 개인 판단이었다. 언더 투수 상대로 약하고, 타격감이 안 좋은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외부에선 바보 같은 행동으로 보였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감독 입장에선 결과를 내기 위한 힐리의 책임감을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힐리는 이튿날 번트 시도와 관련해 "상대팀을 놀라게 할 수 있는 예상 밖 플레이라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살지 못해도 팀이 득점을 내면 도움이 되는 일이다. 내가 번트를 잘 대는 선수는 아니지만 1점이라도 짜내면 좋은 상황이 될 것 같았다. 번트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OSEN=대전, 조은정 기자]경기 종료 후 한화 수베로 감독이 힐리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cej@osen.co.kr

수베로 감독도 "배트를 휘둘러 범타로 물러날 수도 있었지만 힐리는 4번타자로서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번트를 했다. 팀을 위한 이타적인 플레이를 칭찬해주고 싶다. 힐리의 번트가 아주 특이하거나 질책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책임감을 가져준 힐리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진짜 속마음은 어떤지 몰라도 수베로 감독은 지금까지 외부에 공개적으로 선수를 질책하거나 잘못 지적을 하지 않는다. 늘 부정보다 긍정을 본다. 좋은 말과 힘찬 제스처로 선수들을 격려하면서 기를 불어넣는다. 힐리의 번트는 객관적으로 바보 같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어떻게든 부진을 탈출하고 싶은 간절함에서 희망을 봤다. 

수베로 감독은 "그런 노력이 길게 보면 부진 탈출에 도움이 된다. 다음 타석에 좋은 타구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실제 번트 다음 타석에 중앙 펜스를 맞히는 3루타로 모처럼 장타를 신고한 힐리는 1일 롯데전에선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2일 롯데전도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멀티 출루를 했다. 

힐리의 개막 한 달 성적은 24경기 타율 2할5푼5리 1홈런 12타점 4볼넷 22삼진 OPS .641. 실망스런 기록이지만 외국인 선수에겐 적응 시간이 꼭 필요하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있다. 수베로 감독도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힐리는 "시즌 성적은 시간이 흐른 뒤 알 수 있다"며 남은 시즌 반등을 다짐했다. /waw@osen.co.kr[OSEN=대전, 최규한 기자]6회말 2사 1, 2루 상황 한화 힐리가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에 안착해 미소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 밴드
  • 카카오스토리
  • 카카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많이본뉴스

  • 유투브
  • 카카오톡
  • 트위터
  • 페이스북
  • 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