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탈락했지만…한국인들은 계속 야구 좋아해'' 멕시코 감독이 왜?
입력 : 2023.03.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벤지 길 멕시코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멕시코 야구 대표팀 사상 최초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을 이끈 벤지 길(51) 감독이 뜬금없이 한국 야구를 언급했다. 또 한 번 WBC 1라운드 조기 탈락 쓴잔을 들이켰지만 야구를 계속 보는 한국 사람들의 변함없는 야구 사랑을 이야기해 눈길을 끈다. 

2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일본과 2023 WBC 4강 준결승을 치르는 길 감독은 지난 20일 공식 인터뷰 자리에서 일본 선수들에 대한 분석이 얼마나 잘 돼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길 감독은 “우리는 많은 영상과 정보를 갖고 있고, 일본전을 위한 준비가 아주 잘 돼 있다”며 “일본에는 훌륭한 스타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메이저리그에 뛰는 스타들만큼 많이 알진 못한다. 그래서 난 WBC 같은 대회를 좋아한다. 각 지역과 나라에 있는 스타들이 세계적인 스타가 될 기회”라고 말했다. 

멕시코 4강을 이끈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를 예로 든 길 감독은 “그는 이제 야구계 스타”라고 말하면서 갑자기 한국을 언급했다. “또 예로 들면 한국이 있다. 한국은 야구를 좋아한다. 불행하게도 이번 WBC에서 8강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OSEN=도쿄(일본), 손용호 기자] 한국 응원단이 호주전을 패한 WBC 대표팀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3.03.09 /spjj@osen.co.kr

이어 그는 “한국 사람들은 멕시코, 일본, 미국, 쿠바에서 온 스타들을 볼 것이다”며 “쿠바에서 온 스타들은 훌륭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미국 사람들도 그들을 잘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과 경기하는 쿠바 스타들을 본다. 나라별로 팀과 선수의 능력을 알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가 아니더라도 해외 각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WBC는 자신을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나라별 야구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야구 세계화를 설명하며 WBC 의미를 강조한 길 감독이 어떻게 알았는지 조기 탈락에도 야구를 계속 사랑하는 한국을 언급한 게 이채롭다. 

비록 WBC 결과는 실망럽지만 지난 주말 KBO리그 시범경기에는 10경기에서 총 5만357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유료 입장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은 야구 인기를 과시했다. 

[OSEN=광주, 조은정 기자] KIA 선두타자 김도영 타석에 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03.19 /cej@osen.co.kr

한편 현역 시절 내야수였던 길 감독은 지난 199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9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 1993년 데뷔 후 2003년 애너하임 에인절스까지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604경기 타율 2할3푼7리 381안타 32홈런 17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은퇴 후 멕시코리그팀 코치를 거쳐 지난해부터 LA 에인절스 내야수비 코치를 맡고 있다. 

2020년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아 이번에 멕시코 최초 WBC 4강을 이끈 길 감독은 “멕시코의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선수들을 알릴 수 있어 좋다. 그들은 이제 멕시코 스타다. 주목받고 인정받으면서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멕시코의 아이들에게도 야구의 문을 열어줄 수 있게 됐다. 우리 팀에 감사하고, WBC 대회에도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waw@osen.co.kr[사진] 벤지 길 멕시코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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