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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가 1위를 못 즐긴다…처음 경험하는 '선두 지키기' 얼어버린 마법사 군단
등록 : 2021.10.14

[OSEN=잠실,박준형 기자]경기종료 후 이대은과 박시영이 팀패배에 아쉬워하고 있다.  2021.10.13 / soul1014@osen.co.kr[OSEN=잠실, 이후광 기자] 누구든 모든 일의 처음은 낯설고 힘든 법이다. 처음이기에 이해가 되고 처음이기에 용서가 된다. 그러나 또 그런 처음의 압박감을 빠르게 극복하는 자가 프로가 되고 고수가 될 수 있다. 막내 KT 위즈의 경우 아직도 선두 수성이 상당히 낯선 모양이다.

1위 KT는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5차전에서 3-5 역전패를 당하며 2주만에 연패에 빠졌다. 선두 싸움의 분수령으로 꼽힌 두산 3연전 위닝시리즈가 이미 물 건너갔고, 그 사이 2연승을 달린 2위 삼성에 1.5경기 차 턱밑 추격을 허용했다. 10월 승률 공동 최하위(3승 6패 2무)의 극심한 부진 속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린 마법사 군단이다.

9월까지만 해도 후반기 1위(23승 16패 5무)였던 KT는 10월 들어 극심한 투타 불균형을 겪고 있다. 특히 타선의 집단 슬럼프가 도드라진다. 10월 팀 타율이 전체 6위(2할4푼9리)에 그쳐 있고, 득점권으로 상황을 한정하면 타율이 1할7푼5리까지 떨어진다. 리그 9위다. 이번 두산과의 2경기만 봐도 볼넷 3개로 얻은 무사 만루를 무산시키는 등 주자만 나가면 베테랑, 신예할 것 없이 방망이가 무뎌진다. 13일 경기서는 장기인 번트마저 번번이 야수선택이 되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타격이 안 되면 수비도 흔들리는 법. KT 야수진은 10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개의 실책을 범했다. 수비가 약점인 KIA보다 1개가 많다. 특히 베테랑 황재균(3개)과 장성우(2개)가 중심을 잡지 못한 부분이 뼈아프다. 백전노장인 이들에게도 선두 수성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는지 평소 하지 않던 실수를 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반면 KT의 10월 팀 평균자책점은 SSG에 이은 전체 2위(2.97)다. 특히 선발진이 리그 최강 전력답게 1위(2.65)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타선 침묵과 필승조 난조로 선발진이 10월 9차례의 퀄리티스타트에도 단 2승밖에 따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마운드의 힘으로 10월을 버티고 있다고 하지만 역으로 이제 마운드의 힘만으로는 좀처럼 승리가 찾아오지 않는다. 선발투수가 호투에도 번번이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건 그리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OSEN=잠실,박준형 기자]4회초 1사 1,3루 KT 조용호의 기습번트때 3루 주자 배정대가 강승호 3루수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2021.10.13 / soul1014@osen.co.kr

사령탑은 현 상황을 ‘처음’이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두 수성 역시 우리에게는 처음이다. 선수들도 나도 모두 그렇다”며 “투타 조화가 맞지 않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 결국 이겨내는 방법밖에 없다. 투수들이 계속해서 잘 이겨내면서 버티고, 타격 페이스가 빨리 올라와야 한다. 특히 그 중에서 베테랑들이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냉정히 말해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인터뷰였다.

그러나 여전히 창단 첫 우승 가능성은 높다. 2위 삼성에 1.5경기, 3위 LG에 2.5경기로 쫓기고 있으나 시즌이 1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이미 LG와의 맞대결은 마친 상태이며, 삼성과 2경기가 남았는데 아직은 먼 미래인 22~23일 대구 원정이 잡혀있다. 2위 삼성보다 2경기를 덜 치른 부분도 향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어쨌든 모든 건 이미 원하는 자리를 차지한 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게 돼 있다.

관건은 경기력 회복이다. 기술적인 개선보다는 심리적인 부분에서 1위팀의 여유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 144경기 체제에서 시즌 막판까지 1위를 질주한다는 자체만으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물론 두텁지 못한 뎁스로 막판 과부하가 찾아왔지만 결국 지금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이 줄곧 창단 첫 우승의 꿈을 키워왔다. 선두 수성이 처음이라고 하나 이제 14경기면 시즌이 끝나며 충분히 1위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계속 처음이라는 틀에 갇혀 있어 봤자 도움이 되는 건 크게 없다.

이 감독은 “(우승을) 쉽게 주겠습니까”라고 웃으며 “이 또한 잘 이겨내서 가야 진정한 1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위기는 어차피 온다고 생각했고, 선수들도 이런 걸 경험할 필요가 있다. 10월을 잘 이겨낸다면 11월은 또 좋은 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제시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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