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억 FA 계약→2년 연속 가을만 펄펄…“올해는 처음부터 잘할게요” [오!쎈 시드니]
입력 : 2023.02.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두산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제공

[OSEN=시드니(호주), 이후광 기자] 아무리 ‘정가영(정수빈은 가을 영웅)’이라고 해도 두산이 그의 활약을 가을에만 보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 건 아니다. 두산 외야수 정수빈(33)이 지난 2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2023시즌 꾸준한 활약을 약속했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은 지난 2021년 6년 56억 원 FA 계약 후 2년 연속 부진에 시달렸다.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날씨가 선선해지면 자기 역할을 해냈지만 봄, 여름에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수빈은 그 결과 2021시즌과 2022시즌 모두 타율이 2할5푼9리에 그쳤다. 타율이 8월까지 2할대 초반에 머무르다가 9, 10월 활약으로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4일 두산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만난 정수빈은 “야구는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데 지난 2년 동안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웠다”라며 “이제 지나간 일이 됐으니 새롭게 시작하려고 한다. 팬들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호주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 훈련은 상당히 만족스럽다. 날씨, 훈련량, 프로그램 등이 국내에서 훈련했던 지난 2년과는 확실히 다르다. 정수빈은 “한국에서는 솔직히 훈련량이 많을 수 없었다. 이렇게 호주에 와서 땀을 많이 흘리면서 훈련을 많이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준비가 더 잘 된다”라고 흡족해했다.

정수빈의 FA 3년차 전망을 밝히는 또 다른 요인은 고토 고지 타격코치와 정수성 주루코치다. 정수빈은 군에서 전역했던 2018년 잠깐이었지만 고토 코치 지도 아래 26경기 타율 3할6푼7리 2홈런 23타점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또한 정수성 코치는 현역 시절 정수빈과 비슷한 유형의 선수였다. 이승엽 감독, 정수성 코치 모두 이번 캠프서 세밀한 주루를 바탕으로 한 뛰는야구를 주문하고 있다. 

두산 정수빈 / 두산 베어스 제공

정수빈은 “고토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내가 지금 연습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확신을 주신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을 믿게 된다”라며 “정수성 코치님은 현역 시절 나보다 뛰어난 부분이 많은 선수였다. 캠프에서 주루의 디테일을 배워가고 있다. 또 이번 시즌 더 많이 뛰는 야구를 주문해주셔서 거기에 대해서도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어느덧 33살이 된 정수빈은 두산 선수단 내 고참급 선수가 됐다. 동갑내기 절친인 허경민은 주장으로 선임됐고, 정수빈은 야수조장을 맡게 됐다. 이제 그라운드 밖에서도 후배들의 귀감이 돼야할 터. 그는 “(허)경민이가 언젠가 주장을 해야 했는데 그게 지금이 된 것 같다. 나 또한 야수 조장이 됐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주장을 도우며 후배들을 잘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두산 팬들의 정수빈을 향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56억 원이라는 금액도 금액이지만 그는 신예 시절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두산의 영광의 순간에 늘 함께 했다. 아울러 그는 잠실 아이돌이란 별명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작년 11월 곰들의 모임 팬사인회에 참석한 이승엽 감독은 “두산 팬들께서 ‘정수빈을 잘 부탁한다’, ‘정수빈이 여름에도 잘 치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하셨다”라고 말하며 신기해했다.

정수빈은 “나 또한 시즌 초반부터 끝까지 잘하고 싶다. 그러나 사람마다 리듬이 다르다. 난 10년 넘게 야구를 해보니 처음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선수인 것 같다”라며 “그래도 올해는 초반부터 잘하는 걸 목표로 잡았다. 지난해 팀과 개인이 모두 아쉬웠는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자부심을 갖고 올해 다시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FA 3년차 시즌 반등을 약속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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