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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이젠 공포의 외인구단?’ 두산…김태형 감독,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기적을 향하여
등록 : 2022.01.28

1983년에 발간된 이현세 장편만화 공포의 외인구단 제1권 초판본 표지/ 장상용 만화평론가 제공

‘공포의 외인구단’은 만화가 이현세의 출세작이다. 이 만화는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과 맞물려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오혜성(까치)과 엄지를 주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본격 야구 만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황당무계해 그야말로 만화 같은 만화였으나 극적인 요소가 넘쳐 흡인력이 대단했다. 현실성과는 동떨어진 구성이지만 만화 특유의 재미가 쏠쏠했다. 너무나 개성이 다른 이질 집단을 모아서 도전하는 줄거리가 프로야구 붐을 타고 급상승했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출간 당시 얼핏 해태 타이거즈를 연상시켰다. 해태 왼손 투수 김정수가 만화의 주인공 오혜성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까치’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주류에서 소외됐거나 부상을 하고 한물간 선수들을 끌어모아 지옥 훈련 끝에 우승에 이른다는 설정이 그럴싸했다. 이 원작을 토대로 영화화됐고, 가수 정수라가 영화 주제가를 불러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오혜성의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사랑 고백이 노래 가사로, 유행어로 퍼져나갔다.

딱 들어맞는 비유일지는 모르겠으나 두산 베어스가 마치 그런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느낌을 슬슬 주고 있다.

두산은 2015년 이후 팀 내에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FA 과당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주전 타자들을 해마다 다른 구단에 속절없이 빼앗겼다. 굵직한 선수들만 대충 꼽아봐도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 최주환, 오재일에 이어 지난 시즌 후 박건우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두산 탈출기’가 스토브리그의 큰 화제였다. 그래도 두산은 꾸역꾸역 버텨냈다.

사실 해마다 줄지어 나오는 여러 명의 FA 선수를 두산이 모두 잡기는 힘든 노릇이다.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꼭 필요한 선수를 붙잡는 게 현실적이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선택은, 돈 문제를 떠나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심각한 전력 유출 사태에도 김태형 감독은 부임(2015년) 이후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2015, 2016, 2019년에는 우승)이라는 기적에 가까운 전과를 냈다. 이는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을 빼놓고는 달리 설명하기 힘들다.

전설적인 존재인 김응룡 전 해태 타이거즈 감독이 해태 단일팀에서만 무려 17년을 재임하는 동안 우승 9회의 대기록은 앞으로도 깨기 어려운 기록일 것이다. 전반적인 기록에서 김응룡을 넘어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김태형 감독이 2015년 부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밀어 올린 것은, 물론 KBO리그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올해로 계약(8년째) 마지막 해를 맞이한 김태형 감독은 재임 기간 8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또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위업을 달성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전력이 약화 된 두산이 고전하리라고 예상한다.

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외야 주전, 주축 타자인 박건우를 NC 다이노스로 뺏긴 김태형 감독은 별 내색 없이 (속은 쓰리겠지만)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밝혔다.

앞서 두산을 굳이 ‘공포의 외인구단’에 빗대는 것은, 투, 타 양면에서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두산에 흘러들어온-FA 대체 선수이건, 아니면 트레이드로 갈아탔건, 혹은 은퇴 기로에서 재발탁 됐건 간에-선수들이 주전으로 두산을 지탱해 왔기 때문이다. 불펜의 핵심 요원 홍건희나 이영범, 이승진, 또는 양석환, 박계범, 강승호 같은 타자들이 그들이다.

어찌 됐든 김태형 감독은 그들을 적절히 활용해서 전력을 꾸렸고, 올해도 그네들과 더불어 힘겨운 한 해를 보내게 됐다.

-김재환을 잡고 박건우를 내준 것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봐야 할까.

“감독으로선 당연히 둘 다 잡아주길 바랐으나 경쟁이 붙으니까 뜻대로 안 됐다.”

-감독으로선 마음 불편한 상황이다. 이러다간 ‘공포의 외인구단’이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보면 기존의 선수들이 잘했고, 그만큼 값어치가 올라간 것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돌이켜보면) 밑에서 치고 올라가 지쳤을 때는 1, 2차전 잡아야 분위기를 타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했다.”

-(지난해) 선발 선수들이 트레이드나 대체 선수 같은, 거의 다른 데서 온 선수들이었다.

“그렇다고 봐야겠다.”

-계약 마지막 해인데,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도다. KIA나 LG 같은 다른 구단은 전력 보강이 많이 됐다. 두산은 해마다 뺏겼고.

“전체적으로 야구란 게 골프를 쳐도 거리가 많이 나서 웻지 들고 가는 것하고, 버디 트라이를 파로 억지로 막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장타자와 단거리 타자의 비유를 그는 골프에 빗대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멤버가 어떻든지 성적을 짜내야 한다. (대체해야 할) 어느 선수가 기량이 올라야 하는데,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리더라도, 선수들이 게을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저 수준으로는 투수 공을 때려내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대어급이 나가고 그만큼 기량이 부족한 선수로 메워야 하는 애로를 그는 에둘러 그렇게 표현했다.)

그렇지만 그는 “두산 외야에도 알려지지 않은 신인급 좋은 선수들 있다”고 희망 섞인 기대도 얼핏 내비쳤다.

-다시 세대교체 시점이 왔다.

“(이를테면) 정수빈 주전 고정?, 못하면 빠져야 한다. 김재호 같은 경우도 나이도 있고 다쳤던 부분 때문에 생각보다 잘 움직이지 못해 지난 시즌 중에 고생했다. 이영하는 선수 자신도 그렇고, 선발로 쓸 작정이다. 어쨌든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다. 보통 팀에 3할 타자나 10승 투수 한 명이 나가면 팀 승수가 10승은 빠진다고 봐야 한다. 잠재력 있는 자원이 아무리 있다고 해도 그렇다. 잠재력이야 다른 팀도 많다. 다 똑같다.”

비록 두산이 처해 있는 상황과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김태형 감독은 특유의 강단을 잃지 않았다.

“젊고 어린 선수들이 1군에서 싸울 수 있는 기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 욕심이 제가 강한 편이다. 그게 안 되면 게임이 안 된다. 아무리 주전이라도 경기에 나가 봐야 안 된다 싶으면 (엔트리에서) 뺀다.”는 그의 어조에 결기가 서렸다.

글. 홍윤표 OSEN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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