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이어 김민재까지 좌절'... 박지성, 손흥민 뒤 이을 '한국인 3호 UCL 결승 진출' 무산
입력 : 2024.05.0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꿈의 무대' 결승에 한국인은 없다.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은 9일(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3/2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에 1-2로 역전패했다. 뮌헨은 지난 1일 1차전에서 2-2 무승무를 거뒀기에 1, 2차전 합산 스코어에서 레알에 3-4로 뒤지며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홈팀 레알은 4-3-1-2 포메이션을 택했다. 루닌 골키퍼를 필두로 포백에 멘디-나초-뤼디거-카르바할이 포진했으며 3선 미드필더 위치엔 크로스-추아메니-발베르데가 자리했다. 투톱엔 호드리구-비니시우스가 나섰고 벨링엄이 2명의 공격수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았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원정팀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노이어 골키퍼를 필두로 포백에 마즈라위-더리흐트-다이어-키미히가 포진했으며 파블로비치-라이머가 3선에 자리했다. 2선은 그나브리-무시알라-자네가 나섰고 케인이 원톱 역할을 맡았다.


준결승 1차전 무대에서 선발 출장하며 기대를 모았던 김민재는 더리흐트의 부상 복귀와 함께 벤치로 밀렸다. 경기 전 더리흐트의 실전 감각 문제를 제기하며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예상하는 이도 많았다.

이에 투헬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시점에서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우파메카노, 김민재보다 앞서 있다"라며 "더리흐트는 복귀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고 내일 경기에 뛸 수 있다"고 전하며 기대는 한풀 꺾였다.


투헬 감독의 예고대로 이날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뮌헨의 골문을 지켰다. 홈팀 레알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뮌헨을 압도했다. 전반 12분엔 결정적인 기회도 잡았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카르바할이 문전 앞에 위치한 비니시우스에게 패스를 건넸고 비니시우스는 낮고 빠른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노렸다. 이 슈팅은 노이어 골키퍼를 지나 골대를 맞았다. 이후 흘러나온 공이 호드리구에게 이어지며 재차 슈팅으로 연결됐으나 노이어의 선방에 막혔다.

순간적으로 경기장에 공이 2개가 들어온 어수선한 상황에서 자칫 승부의 균형이 깨질 뻔한 상황이었다. 전반 27분 뮌헨엔 악재가 찾아왔다. 그나브리가 그라운드에 앉아 경기를 소화할 수 없다는 사인을 벤치에 보낸 뒤 데이비스로 교체됐다.

전반 39분엔 레알의 위협적인 공격이 한 차례 추가됐다.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 깊숙한 지역에서 볼을 잡은 뒤 골문 앞으로 전달한 크로스가 뮌헨 수비진을 통과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던 노이어는 끝까지 쫓아가며 놀라운 선방을 보였다.


전반전이 종료된 시점에서 레알은 볼 점유율 56%, 슈팅 8개를 기록하며 뮌헨을 압박했으나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후반이 시작되자 레알은 더욱 공세를 펼쳤다. 비니시우스는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고 좋은 슈팅 찬스도 수차례 만들었다. 노이어의 선방과 더리흐트, 다이어의 몸을 내던지는 수비가 아니었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했을 것이다.

수세에도 실점 없이 후반 중반까지 치러낸 뮌헨은 결국 선제골을 얻으며 결실을 맺었다. 이날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데이비스는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사이드에서 중앙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가져가며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주발이 왼발인 선수였기에 오른발 슈팅각을 상대적으로 크게 내준 것이 화를 불렀다. 탈락 위기의 레알은 크로스, 추아메니를 빼고 모드리치, 카마빙가를 투입하며 전술 변화에 나섰다.

이에 투헬 감독은 후반 31분 공격 자원인 자네를 빼고 수비 자원인 김민재를 투입하며 이날 경기를 이대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민재는 투입 5분 만에 경기를 그대로 끝낼 기회를 잡았다.


뮌헨의 코너킥 찬스에서 김민재가 레알 수비진을 따돌리고 가장 좋은 위치를 점했고 높은 타점에서 헤더에 성공했지만, 골대에 막히며 기회가 무산됐다. 지난 1차전 실점으로 이어진 2번의 실책을 말끔히 씻을 수 있는 기회였기에 아쉬움이 컸다.


레알은 후반 36분 호드리구를 불러들이고 호셀루를 투입했다. 안첼로티 감독의 고심이 느껴지는 이 교체는 승부를 갈라놓는 결정적인 선택이었다.


호셀루의 투입 이후 레알의 시간이 찾아왔다. 후반 43분 비니시우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날린 평범한 슈팅을 노이어가 처리하는 데 실패하자 호셀루는 이를 가볍게 마무리했다. 정규 시간 종료 직전 극적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 동점골이었다.

동점을 기록한 레알의 기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1분 공격 가담을 한 뤼디거가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가 호셀루에게 정확히 배달됐고 호셀루는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호셀루의 멀티골에 힘입어 레알의 승리가 확정됨과 동시에 김민재의 꿈은 좌절됐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추가 시간까지 28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80%, 지상 경합 승률 100%(1/1), 평점 6.1점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한편 국내 팬들이 기대하던 '한국인 3호 UCL 결승 진출' 선수의 탄생은 올 시즌엔 불가능해졌다. 전날 파리 생제르맹이 도르트문트에 패하며 이강인의 결승행이 좌절된 데 이어 이날 패배로 김민재의 결승행도 무산됐기 때문이다.


한국인 UCL 결승 무대를 밟은 2명의 선수는 박지성과 손흥민이다. 박지성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07/08 시즌, 2009/10 시즌, 2010/11 시즌 3번이나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좀처럼 UCL 결승 무대와 인연이 없었으나 손흥민이 2018/19 시즌 토트넘 소속으로 UCL 결승 무대에 진출하며 명맥을 이어갔다. 그 뒤 5년간 한국 선수가 UCL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 시즌은 이강인, 김민재의 소속팀이 각각 준결승에 진출하며 박지성, 손흥민의 뒤를 이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결승전이 '코리안 더비'가 될 것이란 행복한 전망도 쏟아졌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고 불과 2일 만에 한국 선수들의 도전은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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