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웅기의 인사이드 리버풀] 14년 만의 에버턴 원정 충격패, 클롭 시대의 종말
입력 : 2024.04.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UEFA 챔피언스리그 6회, 프리미어리그 19회, FA컵 8회 등 총 51회 메이저 대회 우승에 빛나는 영국의 전통명가 리버풀 FC. 창단 131년 구단 역사에는 성공을 위한 숱한 고난과 기적이 있었다. '배웅기의 인사이드 리버풀'은 현재진행형인 그 역사의 깊은 부분을 들여다본다.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리버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3/24 프리미어리그(이하 PL)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2010년 10월 7일 이후 리버풀의 에버턴 원정 첫 패임과 동시에 사실상 PL 우승 실패가 현실로 다가온 순간이었다.


경기 내용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다르윈 누녜스와 모하메드 살라는 결정적 기회를 무산시켰으며,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는 중원 장악력을 잃었다. 현지 팬들이 "루이스 디아스를 제외하고 제대로 된 선수가 없다"고 비판할 정도다.

리버풀은 슈팅 23회에 골 기대값(xG) 2.06을 기록했으며, 패스 횟수는 에버턴(142회)의 4배 이상인 627회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아탈란타 BC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그랬듯 90분 내내 실속 없는 축구의 연속이었고, 결국 수비 실수로 자멸했다.

전반 27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의 걷어내기 실수에 이어 제러스 브랜스웨이트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13분 코너킥 상황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게 헤더골을 실점하며 무릎을 꿇었다. 14년 만의 구디슨 파크 원정 패에 선수단조차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팬들이 원하는 결말과 반대로 위르겐 클롭(56) 리버풀 감독의 시대는 새드엔딩으로 끝날 전망이다. 모든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성과가 부정당하지는 않겠지만 마지막 두 시즌의 경기력은 5년 전 세계를 제패하던 모습과 대비된다.

애써 외면해왔던 것은 2010년대 초반의 암흑기로 돌아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10년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이 인테르로 떠난 리버풀은 로이 호지슨, 케니 달글리시, 브랜든 로저스 감독을 거치며 '중위권 팀'의 오명을 씻지 못했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동네북'으로 전락한 리버풀 지휘봉을 잡아 4년 후 유럽 정상에 등극했다. 감독과 선수의 역량이 시너지를 이뤘고, 2020년에는 30년 만의 PL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차기 사령탑으로는 아르네 슬롯(45)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감독이 유력하다. 슬롯 감독이 무너질 대로 무너진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다면 클롭 시대의 종말은 곧 암흑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웃지 못할 위안거리는 있다. 리버풀은 올 시즌 카라바오 컵을 들어 올려 클롭 감독의 '라스트 댄스'를 '무관'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 에드워즈 전 단장이 구단 수뇌부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 CEO로 돌아와 쇄신과 개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팬들의 우려는 날로 커지는 상황, 잠시 찾아온 영광 이후의 암흑기는 지겹도록 겪은 시나리오다. 10여 년의 클롭 시대를 마무리하는 과정 속 내부의 심각성 인지와 대책 마련은 선택 아닌 필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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