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대표팀, 벨기에전 '이름 없는 유니폼' 입고 뛴다…예상 못한 이유에 감동 물결
입력 : 2024.03.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이름 없는 유니폼'을 입고 A매치에 나선다.

영국 매체 '스포츠바이블'은 "잉글랜드 대표팀이 26일(현지시간)에 열리는 벨기에전에서 이름 없는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선수들은 전반전에 기존의 유니폼을 입고 뛰며, 후반전은 이름 없이 등번호만 있는 특별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이는 '치매 증상 인식 제고' 캠페인의 일환이다. 매체는 "경기의 절반은 선수들의 이름을 볼 수 있지만 이후에는 그렇지 않다"며 "소중한 기억과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마저 잊어버리는 치매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고 유니폼이 제작된 의도를 설명했다.

특별한 유니폼을 입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잉글랜드는 같은 이유로 지난 2022년 3월 스위스와 A매치에서 이름 없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 바 있다. 당시에도 잉글랜드 대표팀의 캠페인 참여는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더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2022년 3월 열린 잉글랜드와 스위스의 경기. 전반에는 선수들의 유니폼에 이름이 쓰여 있었지만 후반은 그렇지 않았다.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해당 캠페인은 치매 환자를 위한 영국의 자선단체 '알츠하이머 협회'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의 주관으로 진행된다. 치매의 징후와 증상에 대해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만들고,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 캠페인의 모토다.

대표팀 경기에 새로운 의미가 더해지자 영국 현지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2022년 OECD 지표에 따르면 치매에 의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영국(64.4명)일 정도로 치매는 현지에서 대표적인 사망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케이트 리 알츠하이머 협회 CEO도 캠페인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리 CEO는 "이러한 인상적인 캠페인은 치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사람들에게 징후 및 증상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 밝혔다. 덧붙여 "사랑하는 가족이 치매에 걸린 건 아닐까 생각될 때 진단을 결심하는 건 곧 중요한 첫 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며 단순히 인식을 제고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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