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 컴백’ 이원영, “챌린지 우승만 생각한다”
입력 : 2016.0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헤딩머신’ 이원영(35)이 부산 아이파크에 돌아왔다.

이원영은 지난해 1년을 태국 2부리그 파타야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팀의 1부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최근 부산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한 부산으로서는 팀의 구심점이 될 베테랑 선수의 가세로 큰 힘을 얻었다.

이원영은 186cm의 장신에서 나오는 점프력과 빠른 스피드를 통한 대인방어에 능하다. 영리한 수비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골을 터뜨렸다. 2014년까지 K리그 210경기에서 17골을 넣으며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알렸다. 파타야에서는 13골을 넣으며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 조어)로 변신했다.

1년간 태국이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한 이원영은 파타야의 재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부산 컴백을 결정했다. 지난해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며 챌린지로 강등된 부산을 다시 클래식으로 올려놓겠다는 일념 하나였다.

이원영은 ‘스포탈코리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기 내외로 후배들을 돕겠다. 챌린지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며 결연한 다짐을 드러냈다.

다음은 이원영과의 인터뷰 전문.

- 부산으로 돌아온 느낌은 어떤가?
기분은 참 좋다. 내가 뛰던 K리그고 내가 뛰었던 팀이다. 모든 것이 다 좋다. 선수, 코칭스태프가 거의 다 바뀌어서 약간 서먹한 부분도 있다. 아직 서로를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서먹한 느낌도 있다.

- 부산을 떠난 사이에 팀 상황이 안 좋아졌는데?
그렇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현재 기존 선수들이 많이 나가고 새로운 선수가 들어왔다.어린 선수들이 많아 팀에 대한 주인 의식이 부족해 보이더라. 프로 선수로서 투쟁심이나 목표 의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 그런 점을 올 시즌 본인이 메워야 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날 데려온 것 아닐까? 경기를 잘 해야 하지만 경기 내외로 후배들을 돕고 최영준 감독님이 못할 부분을 내가 해야 한다. 팀도 그런 것을 원한다.

- 지난해 파타야로 이적할 때 어떤 상황이었는가?
당시 부산과 계약기간이 1년 남은 상황이었다. 연봉도 협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코칭스태프에서 나이든 선수들을 어려워했다.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남아봤자 트러블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다. 경기를 뛰지 못하면 팀 내에서 내가 어떻게 도와줄 방법도 없을 것 같다. 차라리 태국에 가서 부담 없이 경기하고 선수 생활의 끝을 길게 가져가보자는 결정을 내렸다.

- 태국 2부리그였지만 수비수로서는 이례적으로 13골을 넣었는데?
해트트릭도 1번 해봤다. 2골을 넣으니까 페널티킥을 난 것을 차라고 도와주더라. 참 좋았다. 좋은 결과도 가져왔다. 생각보다 파타야에서 인지도 높아져서 그 동안 축구 생활을 하면서 느끼지 못한 기분도 느꼈다. 늦은 나이에 느껴서 좋았다.

- 파타야가 지난해 2부리그 2위를 해서 올해 승격했다. 파타야 승격의 주역이었는데 재계약 제의는 없었나?
시즌 끝나기 전에 재계약 제의가 왔다. 그런데 구단 재정이 안 좋아서 시즌 막바지 4개월 정도 월급을 못 받았다. 그때 팀의 단장이 월급을 곧 줄 테니 선수들 이끌고 승격해 달라해서 믿고 했다. 승격을 확정한 뒤 재계약을 하자고 얘기했다. 팀이 스폰서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 사이에 태국의 다른 팀에서 제의도 왔다. 그러나 난 방콕을 원해서 그 외 지역 팀은 다 거절했다. 그렇게 기다리는데 부산에 베테랑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봤고 에이전트에게 말해서 알아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금액이 안 맞았고, 부산이 접촉하던 베테랑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선수와 잘 되지 않으면서 나와 얘기가 됐다. 그런 뒤 제안을 받고 고민을 하다 부산에 다시 가기로 결정했다. 그 뒤 파타야에서도 제안이 왔다. 그러나 파타야에 정중히 거절을 했다.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마음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나중에 아내에게 말했는데 아내가 파타야 코치 부인에게 미리 들었더라. 계약이 끝날 때까지 모른 채 하다가 그제서야 서운해 했다.

- 젊은 선수들로 많이 바꾼 부산의 상황을 볼 때 본인이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최영준 감독이 주장을 맡겼는가?
감독님께서 하라고 말씀하셨는데 나이가 많아서 좀 부담은 된다. 팀 내 중간 나이 대 선수가 해야 하는데 그 나이 대 선수가 새로 영입된 선수라 감독님께서 부담이 되셨나 보다. 아직 결정은 안됐지만 아마도 해야 할 듯싶다.

- 팀 리더로 어떻게 임할 것인가?
누구 한 명 왔다고 달라지는 건 쉽지 않다. 경험상 어느 한 조직에 좋은 바이러스 있는 한 명과 안 좋은 바이러스 한 명의 차이가 크다. 좋은 바이러스는 천천히, 나쁜 바이러스는 빠르게 전염된다. 지난해 부산에 마이너스 존재의 선수들이 많았다. 하고자 하는 선수보다 역행하는 선수가 많았다. 자아도취에 빠져있고 자기가 잘났다는 망상에 빠진 선수들이 많았다. 올해는 나와 비슷한 멘탈을 가진 선수들이 많이 있다. 안양에서 온 고경민도 그렇고 추가적으로 온 선수들도 다 좋은 멘탈을 갖고 있다. 혼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지금은 마음이 한결 놓이고 있다.

- 올해 예상 성적은?
챌린지 우승이다. 감독님과 우리 모두가 챌린지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

- 우승을 위한 만족할 만한 전력이 구축됐다고 보는가?
내가 선수 구성에 대해 말할 입장은 아니다. 감독님께서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을 영입하셨을 것이라고 본다. 전체적으로 볼 때 굉장히 좋은 스쿼드다. 요소요소에 경험 있는 선수 있다. 뼈대가 완성됐고 살을 잘 붙이고, 감독님이 양념 잘 뿌려주시면 생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

- 올 시즌 챌린지를 전망해달라.
지난해 경기를 봤고 경험한 선수들 말로는 클래식과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다만 기복이 심한 팀 있다고 하더라.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공간의 여유가 있다고 하는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클래식과 큰 차이 없다고 들었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기복이 없는 팀을 만들어야 강팀이 되리라 본다. 챌린지가 약해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이길 팀에 지는 경기력만 나오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 본다.

- 챌린지 우승을 다툴 팀을 꼽아본다면?
대구FC가 괜찮을 것 같고 서울 이랜드도 좋은 팀이라 들었다. 그리고 대전 시티즌까지 세 팀이 우리의 라이벌이 될 것이다. 다크호스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로 볼 때 이 팀들이 위협적일 것이다.

- 태국에서 1년을 보내며 수트라이커가 됐다. 올 시즌 몇 골 정도 도전해 볼 것인가?
작년에 태국에서 15골 정도 넣어보려 했는데 2골 모자랐다. 올해는 챌린지에서 10골 한 번 욕심을 내보겠다. 이루도록 노력하겠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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