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학범슨'의 와일드카드 주인공은 누구?
입력 : 2020.02.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김학범호가 AFC U-23 챔피언십 보다는 수준 높은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엔트리 구성과 함께 효과적인 와일드카드 선수 발탁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김학범호가 '원팀'으로서 거듭나며 지도자와 선수 모두 스스로에 대한 열정이나 믿음, 투쟁심, 희생정신도 뒤따라야만 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김학범 감독의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18명 구성과 와일드카드는 그 어느 선수도 보장 받은 바 없다. 때문에 선수들에게는 무한경쟁 중이며 국민과 축구팬 또한 궁금증을 더하며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대회 사상 첫 전승 우승과 함께, 도쿄올릭픽 본선 출전 티켓을 거머쥔 김학범호에게 이제 주어진 미션은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그렇지만 올림픽 본선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고 이에 한국축구의 올림픽 메달 획득 도전까지의 역사는 파란만장하다. 따라서 김학범(60) 감독의 도쿄올림픽(2020.7.24 ~8. 9) 메달 획득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참가 18명 엔트리 구성이다. 이는 전적으로 팀 사령탑인 김학범 감독 선택에 달려있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만23세 이상 선수 3명 출전 규정의 와일드카드 선수 발탁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른다.

이는 곧 메달 획득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올림픽에 이와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을 때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와 같이 올림픽 무대에서도 메달 획득은 축구선진국 전유물이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규정 도입 이후부터 한국을 비롯하여 아프리카 등 축구 개발도상 국가들에게도, 메달 획득에 대한 기회가 확대되며 올림픽축구는 더욱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무대로 탈바꿈 했다. 이에 한국도 마침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파란만장했던 올림픽축구 도전 역사에 펏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의 이 같은 영광은 1948년 런던올림픽 도전 64년만에 이룬 위업으로 도쿄올림픽에서도 이의 영광을 재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 목표다" 이는 김학범 감독이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힌 포부다. 물론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2020 AFC U-23 챔피언십 우승의 원동력이 되었던, 김학범 감독의 다양한 전술과 로테이션 시스템에 의한 용병술 그리고 리더십과 같은 뛰어난 지도력은 필수다. 그렇지만 김학범 감독의 이런 지도력이 메달 획득을 전적으로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축구에서 지도자의 뛰어난 지도력은 어디까지나 선수 구성이 만족스러울 때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를 간과할 때 김학범 감독의 선수 선발은 훈련과 지도력 보다 앞서는 중요한 문제다.

김학범 감독의 2020 AFC U-23 챔피언십 선수 구성은 완전체가 아니었다. 특히 선발을 염두에 두었던 유럽파 백승호(23.다름슈타트), 이강인(19.발렌시아)이 소속팀 사정에 의해 합류가 불발되어 멤버 구성은 최악의 상태였다. 물론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김학범 감독은 우승을 이끌어 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 획득 재현을 위해서는 이미 능력이 검증된 이들의 선발을 등한시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도쿄올림픽을 약 6개월여일 앞두고 있는 현재 이들에 대한 선발건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더불어 와일드카드 3명 선수 발탁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그 대상 선수가 거론되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선수 발탁에 대하여서 만큼은 4월 20일 실시되는 본선 조 추첨 결과에 따라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원팀'으로 거듭날 수 있는 해결 능력과 경험 및 리더십 등을 갖춘 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런던올림픽 지휘봉을 잡았던 홍명보(51.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 감독은 박주영(35.FC 서울), 정성룡(35.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창수(35.광주 FC)를 와일드카드로 발탁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4년전 리루올림픽 사령탑이었던 신태용(50.현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 석현준(29.스타드 랭스), 장현수(29.알 힐랄)를 와일드카드로 최종 낙점 했지만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다. 반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우승을 이끌었던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20.지롱댕 보르도), 조현우(29.울산 현대)를 발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같은 3개 국제대회 와일드카드 발탁을 예로 볼 때 이번 도쿄올림픽 역시 와일드카드 선수는 공수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최우수 골키퍼상을 수상한 송범근(23.전북 현대)의 골키퍼 포지션의 와일드카드 발탁은 믿음과 신뢰를 중시하는 김학범 감독의 스타일과 배치되는 점이 없지않아 발탁 가능성 확률은 낮다. 여기에 중원에는 많은 활동량과 넓은 시야로 공수 연결을 조율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원두재(23.울산 현대)가 도사리고 있어, 미드필더 자원인 백승호(23.다름슈타트), 이강인(19.발렌시아)의 최종선발을 예상해 볼 때 이 포지션 역시 와일드카드 사용은 희박하다.

김학범호는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수비라인 측면 풀백의 골 결정력과 수비력 부족으로 경기를 어렵게 소화하기도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도쿄올림픽에서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 이상의 성적을 원하는 김학범호에게는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이에 김학범 감독은 이를 감안하여 공수의 안정성을 꾀하며 팀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와일드카드 선수를 발탁할 것으로 점쳐진다. 분명 김학범호에게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해외파 와일드카드 선수 발탁은 필수 조건에 해당된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이 원하는 해외파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하기는 쉽지 않다. 이는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어서 해외파를 발탁하기 위해서는 소속 구단과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외파 공수 자원으로서 와일드카드 발탁 대상으로 거론되는 선수는 손흥민, 황의조, 권창훈(26.프라이부르크), 정승현(26.가시마 앤틸러스), 김민재(24.베이징 궈안) 등이다. 그러나 공격 자원인 손흥민의 와일드 발탁은 현재 소속팀 상황과 팀 기여도 면으로 볼 때 어려움이 뒤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황의조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프랑스리그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는 맹활약을 펼치고 있어 발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해결 능력의 아쉬움을 보여준 김학범호이기에 누구보다 '원샷원킬'의 탁월한 능력을 과시하고 있는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은 필연성으로 받아들여 진다. 축구는 골키퍼-중앙수비-미드필더-스트라이커 등 4명 선수의 능력이 좋아야 강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고려한 김학범 감독의 황의조 발탁이 과연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으로 팀 중심을 이루는 4명 선수 이외에 2020 AFC U-23 챔피언십에서 정우영(21.바이에른 뮌헨)의 부진으로 측면 공격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김학범호에게, 측면 공격 자원인 권창훈도 공격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와일드카드 적임자로 손꼽힌다.

수비 라인의 해외파 자원 김민재, 정승현 거론은 분명 수비력 강화의 핵심적 선수로 평가된다. 그러나 김학범호 뿐만 아니라 한국축구 전체의 취약성으로 손꼽히는 수비라인 풀백자원 부족으로 인한 수비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국내파에도 관심을 기울여 멀티 자원인 권경원(28.상주 상무)과 김문환(25.부산 아이파크)에게도 눈을 돌려볼만 하다. 특히 2020 AFC U-23 챔피언십 전까지 김학범 감독의 전술적 플랜A는 수비 스리백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윙백 단 한 포지션을 놓고 본다면 능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진수(28.전북 현대)도 와일드카드 발탁에 포함되기에 충분한 자원이다.

김학범 감독은 자신의 축구철학이 확고할 뿐만 아니라 선수 선발 또한 철저한 지도자다. 이에 김학범 감독의 와일드카드 선수 선택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김학범 감독은 와일드카드 발탁건에 대하여 '한국 선수는 모두 포함된다"라며 언론과 축구팬들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관심을 피해갔다. 이는 심사숙고 끝에 4월 20일 본선 조 추첨 이후 와일드카드 발탁 선수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공수 자원인 해외파 손흥민, 황의조, 권창훈, 정승현, 김민재와 더불어 국내파 김진수, 권경원, 김문환 외 그 밖에 선수 중 과연 누가 와일드카드로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지. 또한 관심 밖에 밀려나 있는 황희찬(24.레드불 잘츠부르크), 황인범(24.밴쿠버 화이트캡스), 이승우(22.신트트라위던)는 물론, 백승호, 이강인 역시 김학범호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병윤(전 용인축구센터 코치)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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