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말은 축구에서 하나의 작전이다
입력 : 2018.1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말은 때로는 좋은 작전이 될 수 있다.'
이는 축구에서 결코 소홀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문제다. 더 이상 거론할 필요성도 없이 축구는 90분 경기동안 상대방 선수와 공을 놓고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특히 현대 축구에서는 개인, 부분, 전체적인 압박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화되어 있어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기란 많은 어려움이 뒤따른다.

따라서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스피드, 민첩성, 정신력, 체력 등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 같은 조건으로도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는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축구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기에 임하여 말을 많이 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상대적으로 공을 소유한 선수는 공 주위에만 시야가 제한되어 있어 개인 및 부분적으로 원활한 플레이를 펼치기 어렵다.

그러나 공이 위치해 있는 주변 선수는 공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보다 여유를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 시각적으로 주위의 넓은 지역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러한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말로 공을 소유한 선수에게 제2의 플레이를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경기에 필요한 말은 많다. 그렇지만 경기에 임하여 경기 흐름과 상황에 따른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선수는 많다.

만약 선수가 경기에 필요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는 긴장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선수는 이로 인하여 플레이가 소극적인 가운데 시야 확보도 제한적이며 또한 움직임도 능동적이기 보다는 수동적인데 그친다. 이에 반해 말을 많이 하는 선수는 긴장감을 해소한 가운데, 넓은 시야를 확보한 상태에서 움직임은 수동적이기 보다는 능동적이다. 이 같이 두 스타일의 선수에게 나타나는 차이점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즉,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선수는 자신감이 결여된 가운데 플레이가 소극적인 반면, 말을 많이 하는 선수는 자신감이 충만하며 플레이 또한 적극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말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그것은 "왼쪽으로 패스해" "드리블 해서 슈팅해" "문전 앞으로 들어가" 등등과 같은 상대방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말은 되도록 삼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패스", "돌아서" "올라가" "간다" "나가" 등과 같이 짧고 간단 명료한 말을 해야만 한다.

경기에 임하여 팀 전술 이행은 결코 선수 개인 능력으로만 이루어 질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은 선수 상호가 말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어느 정도 이루어 질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은 팀 벤치에서 매번 지도자의 작전 지시에 따라서 경기를 소화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초래된다. 이는 선수에게 더 큰 부담감을 안겨주며 한편으로 사기까지 실추되는 가운데 플레이가 산만해 지기 쉬워 불필요하다. 말은 때로는 동료 선수를 춤추게도 한다.

실수가 잦거나 자신감이 결여된 동료 선수에게 위로와 격려 그리고 사기진작의 말은 경기에 필요한 그 어느 말보다도 값지다. 궁극적으로 이런 동료애는 팀웍의 원동력으로서 작용 팀 승리와 직결 될 수 있다. '리더가 되라' 물론 팀의 리더는 주장의 몫이다. 하지만 경기에 임하여 주장이 팀의 리더가 되라는 원칙도 없고 더불어 이는 진리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경기에 임하면 포지션에 관계없이 선수 각자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말을 많이 하는 선수로 거듭나야 한다.

팀의 전술 이행에 어려움이 뒤따르거나 공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가, 플레이에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말은 좋은 작전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울러 이런 말 한 마디는 열세에 있는 경기 상황과 흐름까지도 한 순간 바꿔놓을 수 있다. 선수는 경험을 통하여 성장한다. 그 경험 중에 실전에서 기술 구사와 전술적 소화능력, 그리고 임기응변 플레이 및 공격과 수비 대처능력, 기타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그 외적으로 말이 이들 요소들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선수의 말에 대한 부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이는 또한 선수의 당연한 의무에 해당한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게티미이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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