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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의 축구생각]'벤투호 1기'가 전달한 희망 메시지...2기는 어떨까
등록 : 2018.09.18

[스포탈코리아]새롭게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지난달 23일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축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그 발전의 밑바탕에는 자신의 축구 철학인 볼 소유에 의한 경기지배를 근간으로 전방 압박과 양쪽 측면 풀백까지 가담하는 적극적인 공격축구에 있다. 벤투 감독은 약 일주일 남짓 훈련으로 코스타리카(7일 고양종합운동장), 칠레(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와 두 차례 평가전을 갖고 자신의 축구철학 실체를 드러냈다. '벤투호'가 두 차례 가진 평가전에서 거둔 성적은 1승 1무 무실점으로 출발은 일단 순조롭다.

먼저 '벤투호'는 코스타리카와 가진 데뷔전에서 자신이 공표한 축구 철학에 부합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과까지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았고 이어 남미 축구 강호 칠레를 상대로 해서도 선전을 펼쳐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코스타리카와 칠레전 경기 양상은 완전히 달랐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공 점유에 의한 경기지배로 적극적인 공격축구를 펼쳐 2-0 완승을 거뒀지만, 칠레와의 맞대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며 가까스로 0-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를 놓고 본다면 코스타리카전은 일방적이었고 칠레전은 역부족이었다.


이에 코스타리카전에는 ‘희망’을 봤다면 칠레전은 풀어야할 숙제들을 확인한 경기였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상이한 경기 양상이 전개 됐을까?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상대팀이 약팀과 강팀이라는 차이점에 있다. 분명 코스타리카는 선수 능력과 전력 등에서 한국보다 열세에 있었다. 그로 인하여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칠레는 코스타리카와는 달랐다. 선수 능력과 전력은 한국보다 한 수 위였고 이로 인하여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구사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벤투 감독 축구철학 축구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는 벤투 감독이 어떤 색깔의 축구를 하겠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180분 이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것은 우선 약팀과 강팀 구분없이 후방 빌드업을 통한 빠른 템포의 공격 전개와 안정적인 수비를 선호하는 축구를 구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사실이다. 이 점은 과거 대표팀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플레이로 전체적인 경기 흐름과 경기운영 면에서도 효율성을 가져왔다. 또한 90분 동안 선수들의 활발한 기동력과 강한 의지도 돋보였다. 그 원인은 새로운 감독 부임으로 인한 동기부여 측면이 없지 않지만 강호 칠레를 상대로 해서 무실점 무승부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됐다.

벤투 감독 축구 핵심은 '점유' '지배' '속도' '안정'으로 특정 지을 수 있다. 이 같은 요소는 곧 현대축구 키워드만을 집약한 수준 높은 축구로서 닻을 올린 '벤투호'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벤투호'는 다음달 우루과이(10월12일 상암 월드컵경기장), 파나마(10월16일 천안종합운동장)와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벤투 감독에게는 자신의 축구 철학에 대한 완성도를 한층 끌어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이에 벤투 감독은 칠레전에서 드러난 '점유' '지배' '속도' '안정' 축구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벤투호'는 칠레전에서 90분 동안 유지되는 강한 압박에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만들지 못하며 빌드업과 공격은 무뎠다. 이 문제를 풀기위한 조건은 첫 째: 선수 기량, 둘 째: 부분, 팀 전술(조직력), 셋 째: 체력이다. 이 3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벤투 감독 축구 철학은 약팀에게만 통용되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한국축구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준 감독은 바로 거스 히딩크(71.중국 U-21 대표팀) 감독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 선수 기량 열세와 상대의 강한 압박을 조직력과, 체력 그리고 정신력을 강화시킨 '원팀'으로 이를 극복해 내는 지도력을 보여줬다.

만약 벤투 감독이 이 같은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칠레보다 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 '점유' '지배' '속도' '안정' 축구는 자칫 울리 슈틸리케(64.텐지 테다) 감독의 '점유' '지배' 축구와 같이 허상에 그치는 축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의 '점유' '지배' '속도' '안정' 축구의 중요한 변곡점은 FIFA 랭킹 5위(8월 랭킹)를 기록하고 있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드러낸 약점도 한 번쯤 되새겨 볼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빌드업의 원활함과 공격력 강화 및 연계플레이에 위한 공격의 다양성을 위한 활동량과 기술을 갖춘 테크니션 중앙 미드필더 발굴이다. 이는 칠레전을 통하여 그 발굴 필요성이 명확히 입증됐다.

아울러 최전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원톱의 활용 방안도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벤투 감독은 2차례 평가전에서 원톱의 역할을 단순히 정통 '타킷맨'이 아닌, 폭넓은 움직임과 공격수간 연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제로톱' 형태의 전략을 구사했다. 이는 현대축구의 트렌드여서 분명 바람직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현재 한국 축구가 안고 있는 해결사 부재의 현실에서, '벤투호'의 이 같은 전략이 골 결정력 향상을 이끌어 내며 탈압박은 물론 전술의 극대화를 꾀하여 '점유' '지배' '속도' '안정' 축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한국축구에게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최되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컵'은, 59년 만(1960년 제2회 한국 AFC컵 우승)의 우승 숙원을 풀어야 한다는 중차대한 대의를 앞에 두고 있다. 이 대의 앞에서 한국축구가 벤투 감독 지휘 아래 '2019 AFC컵'의 숙원을 풀 수 있다면 발전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며, 아울러 섣부른 예단일 수 있지만 벤투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으로서 '독이 든 성배'라는 오명의 꼬리표도 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은 단지 '2019 AFC컵'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 어디까지나 한국축구의 발전을 도모하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실패한 지도자에게 재도전의 기회는 쉽게 찾아오기 힘들다. 벤투 감독 역시도 브라질 크루제이루 EC(2016.5~2016.7), 그리스 올림피아코스(2016.8~2017.3), 중국 충칭 리판(2017.12~ 2018.7) 등의 지도자 생활은 실패(벤투 감독은 실패가 아니라고 강조)로 받아들여 진다. 결국 벤투 감독은 이 같은 부정적인 커리어로 인하여 대표팀 감독 선임 후 언론으로 부터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취임 후 그가 밝힌 도전은 열정이 넘쳤고 자신감 또한 강했다. 이 같은 벤투 감독의 자세와 태도는 2차례 평가전을 통하여 기대와 희망으로 나타났다.

한국축구는 실패한 감독으로 평가 받았던 벤투 감독을 선택하는 모험을 했고 한편으로 벤투 감독에게는, 어쩌면 두 번 다시 찾아올 수 없을 지도 모를 한 국가의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 도약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한국축구의 결정을 벤투 감독은 매우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진정 벤투 감독이 한국축구를 통하여 자신의 축구 철학을 꽃피우고 싶다면 '벤투표' 축구에 대한 체계적이고도 구체적인 훈련 프로그램 또한, 단지 대표팀 만을 위한 '벤투표'가 아닌 한국축구 전체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그 방법은 바로 일선 지도자들의 '벤투표' 훈련 프로그램 공유이며 그것이 곧 한국축구가 벤투 감독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 일 수 있다. 그 점에 있어서 히딩크 감독이 실시하여 한국축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셔틀런' 체력 훈련 프로그램은 벤투 감독에게는 좋은 '반면교사(反面敎師)'다. 지금 2차례 평가전으로 실체를 드러낸 '벤투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에 앞으로 '벤투호'에게 주어진 과제는 벤투 감독 축구철학과 현실의 축구가 부합하여 약팀에게도 강하고 강팀에게도 강한 '벤투호'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목표 성취는 오로지 벤투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도전정신에 달려있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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