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한국 축구문화도 금빛으로 변해야
입력 : 2018.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결과가 말해주는 스포츠

스포츠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에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지도자와 선수는 각고의 노력을 경주한다. 그렇지만 모든 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만큼 스포츠 세계의 승부는 어렵고 힘들다. 먼저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이 뒤따른다.

그것은 우선 선수들의 기량이며 이어 지도자의 지도력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팀 전력의 우월성을 결정짓는 키워드로 작용한다. 이점을 직시할 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 U-23세 이하(U-23) 남자축구 대표팀은 이에 얼마나 부합되는 팀이었을까?

먼저 선수 기량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던 조현우(27.대구 FC), 손흥민(26.토트럼 홋스퍼), 황의조(26.감바 오사카)를 비롯 유럽파인 황희찬(22.함브르크 SV),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김정민(19.FC 리퍼링)까지, 이들의 기량은 더 이상 논할 필요성도 없을 만큼 아시아권 레벨을 뛰어넘는 기량이었다.

여기에 프로축구(K1, 2) 리거인 김문환(23.부산 아이파크), 김민재(22.전북 현대), 황인범(22.아산 무궁화), 김진야(20. 인천 유나이티드) 역시 대회에 출전했던 같은 연령대 아시아권 선수들 보다 한 수 위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놓고 본다면 한국 U-23 대표팀은 막강 전력의 면모를 보여줬어야 한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인 바레인과 16강전 이란, 준결승전 베트남 전 외에는, 결승전까지 총 7경기에서 경기력과 전술 등에서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전연 보여주지 못하면서 어느팀에게도 승리할 수 있고 또한 어느 팀에게도 패할 수 있는 팀 전력의 불안정성을 노출했다. 그 이유는 대회를 앞두고 짧은 훈련 기간 및 평가전과 같은 실전 경험이 전연 없었다는데 있다.

이는 부분, 포지션별, 그리고 공격과 수비는 물론 세트피스 조직력까지 그야말로 전술적인 조직력의 집합체 스포츠로 일컬어지는 축구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이는 치명적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한국 U-23 대표팀은 선수 구성상으로는 강팀이었지만 팀 전력상으로는 강팀이 아니었다. 이를 입증하는 것은 바로 수비 스리백 전술이었다.

'플랜 A로'로 준비한 스리백은 조별리그에서 적응력에 의한 조직력 미흡을 드러내며 축구변방 말레이시아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는 결과까지 가져왔다. 이로 인하여 한국 U-23 대표팀은 급기야 대회 도중 수비전술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위기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2005년 한국축구(K리그 성남 일화 천마)에 포백을 최초로 도입한 지략가인 김학범 감독의 스리백 선택은 실로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김학범 감독의 스리백 선택은 패착이었다. 그렇지만 김학범 감독은 이 패착을 깨끗이 인정하고 수비 전술을 포백으로 전환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별리그에서와는 달리 팀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위기관리 능력도 향상되는 1석 2조의 결과를 가져왔다. 지도자로서 대회 도중 전술 변화는 모험이다. 더구나 지도자가 이를 실패로 인정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사(私) '가 아닌 '공(公) '을 먼저 생각하며, 과감히 수비 전술을 포백으로 전환 팀 조직력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는 지도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역시도 축구 내적인 면뿐만 아니라 외적인에서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김학범 감독으로서 의외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한 변화였지만, 궁극적으로 김학범 감독의 이 같은 변화는 전략, 전술적인 면과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 측면에서 강한 메시지를 전달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변화 필요한 한국축구 문화

분명 U-23 대표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은 완전체가 아니었던 팀 조직을 전술의 변화로 이를 극복하며, 강팀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실패를 인정한 지도자의 결단으로 인한 뛰어난 지도력과 리더십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금메달 획득으로 한 때 U-23 대표팀에 제기됐던 인맥 선발, 병역혜택, 선발 로테이션(비주전 선수를 선발로 번갈아 기용하는 전략) 기용은 '해프닝쇼'로 끝났다.

그 만큼 스포츠에서 결과는 중요하고 모든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를 거울삼아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문화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 그 문화의 동참 첫 번째 주인공은 언론이다. 경기도 하기 전에 팀과 선수들을 자극하는 부정적인 보도는 자제 되어야 하며, 축구팬 또한 악의적인 비난과 비판의 인신 공격성 '댓글 여론'도 끝내야 한다.

오직 한국축구 발전에 필요한 분명한 이유와 원인을 제시하는 긍정적인 제언과 격려로 바뀌어야만 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축구는 발전이라는 과제를 극복하지 못하며 선수 또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저조한 경기력으로 여전히 비난과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한편으로 축구팬 역시 결과에 환호하기 힘들다. 이에 이번 한국 U-23 대표팀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까지의 과정은 좋은 교훈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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