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황의조는 당연한 선택, 논란될 이유 전혀 없다
입력 : 2018.07.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일본 J1리그 감바 오사카에서 활약 중인 황의조(26)의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발탁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황의조의 와일드카드 발탁은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이다. 논란을 제기할 이유는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 김학범 감독은 지난 16일 20명의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20명 중에는 3명의 와일드카드도 포함되었다. 예상대로 손흥민(26, 토트넘 홋스퍼), 조현우(27, 대구FC)가 이름을 올렸다. 남은 한 자리는 황의조가 차지했다.

그런데 황의조가 발탁될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부터 인맥 운운하며 비난을 하는 이들이 있다. 과거 김학범 감독이 성남FC를 이끌 때 스트라이커로 중용한 이가 황의조이기 때문이다.



▲ 선수 선발은 감독 권한, 책임도 감독이 진다
어느 팀이든 선수 선발은 감독의 절대적인 권한이다. 클럽은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최대한 그에 맞는 선수를 영입해 팀을 꾸린다. 대표팀에서는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 현 상황에서 최선의 구성을 하기 위한 선수만 소집한다.

황의조는 김학범 감독이 생각하는 축구에 부합하고, 대회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에 필요한 선수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공격진은 대부분 유럽에서 활동 중인 선수들로 이루어졌다. 손흥민, 황의찬(22, 레드불 잘츠부르크), 이승우(20, 엘라스 베로나)는 합류 시기가 불투명하다. 황의조 외 공격수는 나상호(22, 광주FC) 뿐이다.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가 현재 컨디션이 좋다. 또, 손흥민, 황희찬, 이승우의 합류 날짜가 불분명하다. 잘못하면 나상호 하나로 예선을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와일드카드를 공격 쪽에 두 장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황의조를 선발한 의도가 여기서 나온다.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됐던 석현준(27, 트루아)도 유럽에서 활약 중이다. 트루아에서 차출을 허용했더라도 석현준의 합류 시기 또한 유럽에서 뛰는 다른 선수들처럼 불투명할 수 있었다. 안정적인 준비를 위해서라도 국내 혹은 아시아쪽에서 뛰는 선수의 합류가 필요했다.

김학범 감독은 실리적인 판단을 한 것이다. 과거의 인연으로 뽑은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잘못됐다면 대회 이후에 비판하면 될 일이다.



▲ 황의조는 대표팀 공격을 다양하게 만들 자원
황의조는 공격 전 지역에서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다. 김학범 감독은 아시안게임에서 공격적인 3-5-2 포메이션을 가동할 계획이다. 투톱을 두고 그 밑에 공격 미드필더도 2명을 배치한 형태다. 황의조는 상황에 따라 여러 위치에서 뛰며 공격을 주도할 수 있다.

특히 손흥민과의 투톱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최전방 공격수로서의 손흥민의 능력은 만개했다. 황의조는 손흥민의 공격력을 더욱 도울 역할을 조력자다.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상대할 팀들은 대부분 전력이 약하다. 당연히 대표팀은 공격 위주, 상대는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할 것이다. 황의조가 가진 많은 활동량과 스피드는 밀집 수비를 흔들 무기다. 특히 1골이 중요한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는 손흥민의 득점력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황의조는 올 시즌 시즌 12골을 기록 중이다. J1리그에서는 7골로 득점 3위다. 이는 소속팀 감바의 J1리그 팀 득점(14골)의 절반에 해당한다. 감바의 팀 순위가 16위일 만큼 황의조에게 향하는 지원이 상대에 비해 적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황의조의 득점력은 더욱 빛난다.

감독 입장에서 이러한 공격수를 안 쓸 이유가 없다.



▲ 석현준의 기복 심한 경기력, 대표팀에서의 활용도 문제
월드컵 명단 발표 때도 그렇고, 이번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때도 석현준은 화두였다. 일부 축구팬들은 월드컵 명단이 발표 됐을 때 김신욱 대신 석현준이 발탁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도 황의조 대신 석현준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선발은 감독이 정하는 것이다. 감독이 생각하는 축구에서 석현준의 플레이 스타일이나 최근 경기력 등이 맞지 않기에 제외한 것이다. 이전에도 소속팀에서는 빼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있지만 유독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한 이들이 수두룩하다. 소속팀과 대표팀은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석현준의 기량 문제다. 석현준은 2017/2018시즌 프랑스 리그앙에서 6골을 넣었다. 트루아의 전력을 볼 때 준수한 기록일 수 있다. 그러나 석현준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매 시즌 경기력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 이는 석현준의 기록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2009/2010시즌 아약스에서 데뷔한 석현준이 유럽 무대에서 시즌 10골 이상을 넣은 것은 비토리아에서 뛰던 2015/2016시즌 11골(리그 9골, FA컵 2골)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매 시즌 한 자릿수 득점을 했다.

또한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는 항상 경기력이 떨어졌다. 극명한 경기력 차이는 그가 반 시즌만에 팀을 옮기는 일을 반복하게 했다. 꾸준한 기량 유지를 했다면 소속팀에서 그를 내보낼 이유가 없다.

석현준은 2016 리우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피지전 2골, 독일전 1골을 기록하며 올림픽 8강 진출에 기여했다. 하지만 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다. 올림픽, 월드컵 모두 신태용 감독이 지도했다. 석현준의 기량을 가장 잘 아는 신태용 감독이 그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권창훈, 이근호 등 공격자원의 연이은 부상 속에서도 예비엔트리에 있던 그를 부르지 않았다.

한 축구 전문가는 “석현준은 190cm의 큰 키에 장점이 있는 공격수는 분명하다”라면서도 “자기 위주의 전술을 구축한 팀이라면 석현준의 능력을 보이겠지만 대표팀에서는 아니다. 기복 문제도 있다”며 석현준이 가진 것과 대표팀에서의 능력 발휘는 다르다고 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동 중인 에이전트는 “기록을 보자. 만약 석현준이 유럽이나 남미 출신 선수인데 K리그에 외국인 선수로 소개할 수 있을까”라며 꾸준하지 못한 석현준의 모습이 대표팀에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학범 감독은 "내 목표는 이렇게 좋은 팀이 꼭 금메달을 따서 모든 선수들이 원하는 걸 이뤄내는 것이다. 어느 한 개인의 팀으로 이뤄지는 건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축구를 펼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자원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석현준은 그 과정에서 여러 상황이 맞지 않아 제외된 것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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