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한국축구는 죽었다...기술이 필요하다 (2)
입력 : 2018.07.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9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며 2018 러시아 FIFA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이 조별리그(F조) 1, 2차전 경기인 스웨덴(0-1), 멕시코(1-2)에 연패를 당한 후, 3차전 마지막 경기인 독일(2-0)에 승리하며 종합전적 1승 2패로 당초 목표로 한 16강 진출에 실패, 세계축구와의 실력차이를 절감했다. 그렇다면 한국축구의 근본적인 실패 이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해 볼 필요성이 있다. 사실 세계 최고의 경연장인 FIFA월드컵 무대에서 한국축구 현실에서 세계축구 강호들과 경쟁을 펼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기에는 결코 쉽지 않다.

현대축구는 과학의 접목까지 이루어져 더 높은 기술적 수준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절대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이에 한국축구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투지 축구는 이제 FIFA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1~2 경기는 통할 수 있지만 경쟁력의 지속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에 한국축구는 기술축구를 구사할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 부분에서 부터 시작하여 한국축구 제반 사항들을 뒤돌아보고 문제점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스트라이커가 없다" "유능한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보이지 않는다."와 같은 말은 과거 한국축구에서는 회자 되지 않던 말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축구 현실에서 이 같은 말은 보편화 되어 있다. 이는 뒤집어 말 하면은 기술과 소질을 갖춘 선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완벽한 기술을 갖춘 선수는 자신감이 충만된 상태에서 전술 소화 능력과 창의적인 플레이 능력도 탁월하며, 90분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도 강화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기술을 우선하는 축구로 거듭나기 위한 제도, 정책, 행정, 시스템의 변화와 함께 기술 위주의 선수 육성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는 곧 산행에서 나무만 보지 말고 숲도 보는 세심함 속에 더 많은 것을 느끼고 터득할 수 있는 마음과 다르지 않다. 선수가 기술을 갖추게 되면 선수 수명도 길어진다. 한국 축구에서 선수가 30세 이전에 기술 부족으로 인하여 선수생활을 중도 마감하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러나 축구 선진국에서는 30대 부터 축구선수로서 기술적으로 완숙기에 접어들며 선수 생활의 절정기를 구가한다. 이는 분명 체력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기술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축구에서 기술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먼저 기술이 갖춰지지 않으면 패스도 단지 패스를 위한 패스에 그치게 되며 드리블도 더 많은 이득을 취할 수 없는 단순성에 머물게 된다. 아울러 선수 상호간 연계 플레이로 이루어지는 부분, 팀 전술 구사도 한계성을 띄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킥과 슈팅 등에 있어서도 정확성과는 거리가 멀며 창의성도 발휘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축구는 과연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이 같은 기술적 부문에 어떤 모습을 보였는가 냉철히 뒤돌아 볼 필요성이 있으며, 이 부분에 대한 기술적 부족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가운데 진정 기술을 갖춘 선수 육성에 발 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무한책임을 가지고 있는 기구는 대한축구협회(KFA)며 지도자와 선수 역시도 심각성을 깨닫고 자기 발전을 꾀하기 위한 기술 습득에 매진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국축구는 개인과 팀 발전은 물론 FIFA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매번 경쟁력 열세로 분루를 삼키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흘린 땀의 양과 성공은 비례한다.' 이말 이전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도자와 선수를 춤추게 하는 현실성 있는 제도, 정책, 행정, 시스템의 뒷받침을 이어가고, 지도자는 높은 사명감의 지도력을 발휘한다면 선수는 축구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기술 습득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이는 곧 한국축구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최상의 방법이기도 하다. 1970~1980년대 차범근, 1990~2000년대 황선홍, 홍명보, 2000년대 이영표, 박지성, 2010년대 기성용, 손흥민 이들이 해외에 진출하여 자신은 물론 한국축구 위상을 드높일 수 있었던 것은, 전술 구사, 체력, 정신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나름대로의 기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한국축구 기술 부족의 약점은 강한 정신력에 의한 투지와 기동력에 가려져 쉽게 느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문이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축구는 선수의 근본적인 기술부족으로 인하여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따라서 한국축구가 다시금 되살아 나기위해서는 기술을 우선하는 제도, 정책, 행정, 시스템으로 인한 선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두 번 다시 2002 한일 FIFA월드컵 4강과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과 같은 분에 넘치는 결과물을 얻는데 확신을 가질 수 없다. 어느 축구인이 던진 말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힌다. "한국축구는 위기인데 이를 모르고 월드컵 성적에만 목을 맨다. 지금이야 말로 생각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축구가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실로 한국축구에게 가슴 벅찬 찬사가 되어 쏟아질 날은, 기술을 갖춘 한국축구로 변모했을 때만 가능할 것은 틀림없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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