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손흥민의 멕시코전 눈물이 주는 교훈
입력 : 2018.06.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16강 진출을 위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 배수진을 치고 멕시코와 한판 승부(로스토프 아레나)를 벌인 한국이 1-2로 무릎을 꿇으면서, 사실상 2018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1차전 스웨덴(0-1)전에 이어 2연패로 남은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어 자칫 3전 전패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위기에 몰렸다. 멕시코전은 더 이상 논할 필요성도 없이 기량의 열세가 가져다준 경기였다.

한국은 멕시코 전에 앞서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심리적 부담감이었으며 한편으로 베이스캠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경기 장소인 로스토프나도누의 약 17도 기온 차이에 의한 환경 적응은 물론 이로 인한 컨디션 조절이었다. 어차피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전략은 공격축구의 강 대 강 대결이었다. 이런 경기에서는 기량, 팀 전력, 전략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부담감과 환경 적응에 의한 컨디션은 경기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점에 대하여 그 어느 경기보다 준비가 잘되어 경기력은 효율적이었지만 마지막 마무리에 실패, 결국 전반 25분 멕시코의 카를로스 벨라(29.로스앤젤레스 FC)의 페널티킥골과 후반 20분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의 추가골로 패배의 결과물을 얻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을 최전방에 포진시키는 4-4-2 포메이션으로 중원에 주세종(28.아산 무궁화), 측면 미드필더에 문선민(26.인천 유나이티드)을 기용 포메이션과 포지션 그리고 선수기용에 변화를 줘 멕시코를 상대했다.

이 같은 신태용 감독의 전략은 경기력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경기 시작과 더불어 탐색전 없이 강 대 강 공격 축구의 역습 대결이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은 선수 기량과 속도에서 멕시코 보다 실효성면에서 뒤져 비록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지만 속공에서의 손흥민의 위협적인 플레이와 주세종과 문선민, 황희찬(22.레드불 잘츠부르크)의 공수에 걸친 많은 활동량으로 수차례 멕시코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멕시코의 백전노장 골키퍼 기예르모 오초아(33.스탕다르 리에주)와 중앙수비 엑토르 모레노(30.레알 소시에다드), 카를로스 살세도(25·프랑크푸르트)의 경험에 의한 노련한 수비벽을 넘지 못하고 경기종료 추가 시간 손흥민의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영패를 모면하는데 그쳤다. 분명 한국은 멕시코를 맞아 선수 기량과 팀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폭을 이용하는 빠른 좌우 측면 공격을 압박과 기동력으로 차단하며 멕시코에 결코 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실점을 허용한 후에도 경기 분위기를 멕시코에 넘겨주지 않으며 우리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적극적으로 펼쳐 신태용 감독의 깜짝 카드는 효과를 발휘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수비가 아킬레스였으며, 그 중 집중력 부족은 한국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분명 멕시코전 석패는 아쉬운 경기였다. 특히 2번째 실점은 심판의 오심 가능성이 짙은 실점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에게는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멕시코전은 한편으로 한국축구에게 하나의 과제를 던져 준 의미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이는 바로 선수들의 확연히 드러나는 기량 차이였으며 경기운영도 멕시코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었다. 더불어 골 결정력과 세트피스 부족도 패인의 한 이유로 대두되어 한국축구가 단지 멕시코 전이 아닌 월드컵 및 올림픽과 같은 국제 메이저 대회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의 향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 한국축구는 언제까지 한 두 경기의 승리를 위한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만을 요구하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실로 멕시코전이 그 마지막 경기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수들은 여전히 비난에서 자유스러울 수 없다. 이를 간과한다면 멕시코전에서 투지를 앞세워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는 비난이 아닌 박수는 당연하고, 한국축구에게는 멕시코전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제도와 정책의 변화로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축구는 늪에 빠진 채 원하는 꽃길을 걸을 수 없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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