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월드컵 탈락 아쉬움, 투지로 이겨낸 최철순
입력 : 2018.05.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김성진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태극전사들이 공개됐다. 예상했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고, 의외의 선수도 발탁됐다. 예상과 달리 탈락한 선수들도 있었다. A대표팀의 측면 수비수로 활약한 최철순(31, 전북 현대)은 예상과 어긋난 탈락자가 됐다.

명단 발표 전까지 최철순은 유력한 발탁 후보였다. 지난 3월 A매치까지 꾸준히 발탁돼 A매치를 소화했고 K리그에서 측면 수비수로 기량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은 최종적으로 최철순을 선택하지 않았다.

최철순은 35명의 예비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동일 포지션에서 부상 선수 등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최철순이 월드컵 무대를 밟기는 어렵다.

최철순은 자신의 탈락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최강희 감독도 “철순이는 기대한 부분이 있었다”며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그래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부리람 유나이티드의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은 최철순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관심이 집중됐다. 월드컵 탈락이 최철순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철순은 평소와 다름 없는 빼어난 경기력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봉쇄했다. 얼마나 많이 뛰어다녔는지 경기 막판에는 다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이를 악 물고 또 뛰었다.



수비에 집중하던 최철순은 후반 31분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김신욱의 강력한 헤딩슛을 이끌었다. 비록 골이 되지는 않았지만 측면 수비수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모든 것을 불태우며 전북의 승리에 기여했다. 월드컵 탈락의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언제나처럼 전북의 승리에 자신이 일조하는 것뿐이었다.

최철순은 덤덤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누구를 탓할 수 없다. (마음이) 전혀 아프지 않다. 항상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며 신태용 감독이 최종적으로 선택하지 않은 것은 분명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최철순은 전북에서는 부동의 측면 수비수지만 유독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2007년 캐나다 U-20 월드컵 때는 주전 수비수로 활약했으나 올림픽, 월드컵은 번번이 최종 선택에서 제외됐다. 아픔이 클 수밖에 없지만 그는 소속팀 경기로 이겨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쳤다. 전북 팬들은 그런 최철순의 모습을 잘 알기에 더욱 뜨거운 응원을 펼쳤다. 그도 잘 느꼈기에 “팬들에게 항상 감사 드린다”고 했다.

최철순은 2006년 전북에 입단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쳐서 ‘최투지’로 불린다. 그는 월드컵 탈락이라는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 수 있는 상황도 투지로 이겨냈다.

최철순의 미소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겠다는 자신의 다짐이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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