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잘쓰면 '약' 못쓰면 '독' 압박축구의 양면성
입력 : 2018.05.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현대축구의 트렌드는 압박(Pressure)과 속도(Speed)다. 그 중 압박은 개인, 부분, 전체적으로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구사하느냐에 따라서 경기 승패가 판가름 날 수 있는 요건이다. 그렇다면 압박을 어떻게 구사하여야 할까? 먼저 수비에 임하게 될 때 볼을 가진 상대 선수에게 재빨리 커버 위치를 잡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팀이 압박을 키워드로 하고 있다면 관련된 선수들은 전방이나 측면으로 이동함과 동시에 후방에서 수비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야 한다.

따라서 압박의 목표는
첫 째: 볼을 가진 상대 선수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과 패스의 선택폭을 좁게 제한하도록 하고
둘 째: 볼을 가진 상대 선수의 실수 가능성을 높여 볼을 다시 인터셉트 할 수 있는 목표를 마련하며
셋 째: 볼을 다시 인터셉트 했을 경우 재빨리 전진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공수전환의 패스폭을 넓히는 가운데
넷 째: 상대팀의 허를 찌를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와 같은 압박의 목표는 궁극적으로 수비팀이 볼의 주변으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수비층을 구축하여 볼을 가진 상대 선수에게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는데 있다. 즉, 수비팀이 볼 주변에서 공격수와 수적으로 동일하거나 우위를 확보하게 되면 볼을 다시 인터셉트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압박 스타일 축구는 덴마크 수퍼 리그의 '그뢴드비'팀이 첫 선을 보인 후, 1990년 이탈리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부터 3-5-2 시스템의 '압박축구'로 진화되어 세계축구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압박축구의 등장으로 그 이전까지 개인기를 앞세운 남미축구와 힘과 조직력이 특징인 유럽축구로 구분되어오던 세계축구 흐름은 수비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상대의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며 볼을 갖고 있는 선수에겐 밀착수비와 함께 강력한 태클 시도 등으로 시간과 공간을 제한시키는데 효과적인 압박축구는, 어떤 팀은 상대팀 진영 깊숙한 지점인 1선에서 부터 압박을 구사하며 수비 형태를 구축하는가 하면, 반면 또 어떤 팀은 상대 진영에서는 압박의 강도를 낮게 가져가고 우군 진영에서는 압박의 강도를 높이는 방법을 채택 매우 다양한 양상의 압박축구로 구분 되어졌다.

하지만 압박축구 스타일의 수비를 활용하는 팀들에게는 압박을 언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어디까지나 팀의 전술, 전략과 선수들의 능력, 체력, 경기상황 및 상대팀의 전술, 전략, 기타 등에 따라 선택 되어야 할 문제로 이런 압박 플레이 구사에 있어 선수들이 주지해야 할 핵심 사항이 있다. 그것은 우선 1차 수비수는 언제 압박을 실시하는 것이 적절할 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차 수비수의 움직임은 다른 수비수들을 압박 지역으로 끌어들이게 되지만 만약 이 같은 행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에는 '리더'의 지휘가 필요하다.

압박에 있어 '리더'의 지휘는 효율적인 압박 전선을 구축하기 위하여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 때 '리더'는 좀 더 볼 뒤쪽에 위치를 잡고 수비 조율을 할 수 있는 선수가 그 임무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 압박축구 구사 시 선수는 압박에 임하기로 결정했다면 재빨리 단호하게 행동을 취해야 한다. 아울러 압박은 볼이 다른 선수에게로 향할 때 이미 시작되어야 한다. 이는 부분적으로 공격수의 시선과 집중력을 분산시켜 놓고 또한 부분적으로는 공격수가 볼을 갖고 공격 작업을 할 수 있는 여유 있는 시간을 부여해 주지 않기기 위해서다.

이어 2차 수비수는 경기장 안쪽으로 이동하여 1차 수비수가 집중력을 높여 볼을 가진 선수를 압박할 수 있도록 보조할 수 있는 적절한 위치를 잡아야 한다. 그리고 3차 수비수는 재빨리 볼을 가진 선수의 방향으로 이동하여 1차 수비수의 압박을 보조하면서도 가능한 멀리 떨어져 위치를 잡아야 한다. 이런 압박의 1, 2, 3차 핵심 이행 사항은 곧 협력 플레이로서 커버 플레이 등 수비 조직력 향상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한다. 압박축구 구사는 높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압박 목적에만 지중하다 보면 자칫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실효성을 잃기 쉽다. 이에 요구되는 것이 압박을 위해 팀 동료 선수들의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은 필수다. 이는 훈련이나 연습경기 등을 통하여 사전에 충분히 연습 되어져야 한다.

한편으로 압박축구 구사는 신체적으로 많은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경기를 하는 동안 특정한 경우에만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다시 말하면 팀이 경기 상황에서 언제 압박 플레이를 펼쳐야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인가를 판단하고, 이에 대해 선수들 상호간에 적절한 압박의 타이밍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평소에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하여 충분한 연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실제 경기에서 이를 이행하기 힘들며, 오직 불필요한 압박으로 체력이 저하되어 경기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려 만족스러운 경기 결과물을 얻기 힘들다. 진정 압박축구는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의 양면성을 갖고 있는 수비 전술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압박축구 구사를 위해서는 우선 실효성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용인시축구센터 전임지도자)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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