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판문점 선언’에서 축구단일팀과 경평축구전을 본다
입력 : 2018.04.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을 통해 화해와 협력을 약속했다. 체육 쪽에서는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관련 협력에 눈이 간다.

‘판문점 선언’으로 불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주요 합의 내용 중에는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해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 협력 및 왕래, 접촉 활성화”를 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는 내용을 포함해 아시안게임의 공동 입장, 단일팀 구성 등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2월 열린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공동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후속편 격이다. 문화, 체육 분야의 교류를 통해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하겠다는 양측의 생각이 담겼다.

사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아시안게임의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이 사실상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한체육회는 회담에 앞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40개 종목 경기단체에 단일팀 의사를 1차 문의했다. 그 중 탁구, 농구, 유도, 체조, 정구, 카누, 조정 등 7개 종목 단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탁구, 여자농구 등에서 단일팀 구성 가능성이 큰 분위기다.



▲ 실질적 가능성은 여자축구 단일팀
평창 동계 올림픽 때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성적은 저조했지만 대회 내내 평화의 상징으로 화제를 낳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그러한 분위기와 관심이 충분히 생긴다. 게다가 아시아권에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어떤 종목이든 단일팀이 구성된다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또한 대회 임박해서 단일팀이 구성돼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던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과 달리 이번에는 4개월 가량의 시간을 앞두고 단일팀 논의를 하게 됐다. 충분한 검토, 토의를 거쳐 단일팀을 구성할 수 있다.

남북 모두에게 관심이 큰 축구도 단일팀 가능성이 큰 종목이다. 이미 1991년 포르투갈 U-20 월드컵 때 단일팀을 구성한 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의 문의에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5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주한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프리젠테이션 때 취재진을 만나 단일팀 가능성을 열어 뒀다.

“아직 구체적으로 북한과 얘기한 것은 없다 월드컵 전이기 때문에 협회의 역량을 월드컵에 집중하고 월드컵 후에 해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 협회가 상의할 부분은 북한축구협회와 얘기하겠다. 그쪽도 여러 교류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이번에 동아시안연맹 회장이 됐다. 북한이 대북제재로 많은 것이 제한되었는데 정상회담과 북미회담 잘 되면 교류, 협조도 원활히 될 것이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남북은 금, 은메달 그리고 여자축구에서는 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만약 추진을 한다면 남자축구보다는 여자축구에 무게가 실린다.

남자축구는 양측의 강한 경쟁 심리가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 때 남북 선수들의 치열한 경기가 대변한다. 양측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서로 얼굴을 붉혔을 정도다. 또한 남측은 단일팀을 구성한다고 전력이 크게 상승되지는 않는다. 금메달을 딸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가 된다.

반면 여자축구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그 동안 경기장 밖에서 남북 여자선수들은 친분을 쌓아왔다. 빠르게 단일팀 효과를 발휘될 가능성이 크다.



▲ 경평축구전의 부활도 기대한다
단일팀만큼 기대하는 부분은 경평축구전의 부활이다. 일제시대 때 시작해 1946년까지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열렸던 경평축구전은 당시 한반도 최고의 축구경기였다. 경평축구전은 거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에서도 잠깐 언급될 만큼 그 시대를 나타낸 이벤트였다.

이미 지난 2012년에 박원순 서울시장은 경평축구전 부활을 제안하기도 했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의 교류를 약속한 만큼 일회성 성격이 강한 단일팀보다는 정기적인 경평축구전을 재개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리고 정기적인 경평축구전의 진행은 장기적으로는 남북이 활발하게 교류와 협력을 하는데 계기가 될 수 있다.

판문점 선언은 남북 관계를 진일보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체육 분야도 이전과 달라진 방향으로 흐르게 됐다. 단일팀이라는 이슈가 축구에서는 어떠한 긍정적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사진=스포탈코리아 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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