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10년 전 치열했던 슈퍼매치의 부활 기대한다
입력 : 2018.04.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K리그에서 유일하게 ‘슈퍼’라는 단어가 붙은 경기.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라 불릴 만큼 K리그를 대표하는 라이벌전이다. 그런데 현재의 슈퍼매치는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까.

올해 첫 슈퍼매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는 수원과 서울이 K리그1 5라운드를 통해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 두 팀의 맞대결은 항상 3~4만명은 몰고 다녔을 만큼 최고의 흥행카드다.

팬들의 관심은 크다. 지난해까지 두 팀은 K리그에서 총 83번 만났다. 두 팀의 경기를 지켜본 이는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2만 6,914명이다. 경기당 평균 2만 6,830명이 슈퍼매치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다. K리그 역대 1경기 최다관중 10경기 중 6경기가 슈퍼매치다. 2007년 4월 8일에는 역대 최다관중인 5만 5,397명이 지켜봤다.



▲ 더 이상 흥행을 보장하지 않는다
슈퍼매치는 K리그를 이끄는 이벤트다.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미디어도 슈퍼매치에 포커스를 맞춘다. 하지만 최근 몇 년의 슈퍼매치는 과거와 비교할 때 그 무게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슈퍼매치 4경기에는 총 10만 8,345명의 관중이 찾았다. 평균 2만 7,089명이다. 전체 평균보다 많다. 하지만 2016년과 비교하면 슈퍼매치의 관중 수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16년 슈퍼매치에는 경기당 3만 7,439명이 찾았다.

줄어든 관중 수는 초청 관중 축소/폐지, 과거와 달라진 관중 집계, 서울과 수원이 관중의 몰입도를 위해 경기장 2층 운영을 폐쇄한 정책 등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슈퍼매치는 흥행보증수표였다는 점을 보면 분명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오히려 요즘에는 서울과 전북 현대가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면서 팬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2016~2017년 2년 동안 서울-전북전 8경기에 총 18만 5,665명이 입장했다. 경기당 2만 3,208명이다. 전북이 지난해 전주종합경기장을 임시 홈으로 썼던 만큼 비교를 위해 2016년 관중만 본다면 경기당 2만 7,431명을 기록했다.

슈퍼매치와 차이는 있지만 조금씩 그 차이를 좁혀가고 있다.



▲ 슈퍼매치를 만든 차범근, 귀네슈의 3년 전쟁
서울과 수원의 라이벌 구도는 안양LG(현 서울) 출신이던 수원 서정원 감독이 현역 시절 수원에 입단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수원을 이끌던 김호 감독 밑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조광래 감독이 안양LG 감독으로 옮기면서 기름을 끼얹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두 팀의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고 2007년에 와서 슈퍼매치로 완벽한 틀이 잡혔다. 당시 수원을 이끌던 차범근 감독과 서울에 부임한 세뇰 귀네슈 감독의 라이벌 의식이었다.

한국과 터키 최고의 스타이자 명장인 두 지도자의 그라운드 맞대결만으로도 이미 경기는 ‘슈퍼’였다. 여기에 두 팀은 각급 국가대표가 즐비했다. 박주영, 기성용, 이청용, 데얀, 이을용(이상 서울), 이운재, 송종국, 이정수, 곽희주, 마토, 에두(이상 수원) 등 국내외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다.

최고의 지도자, 최고의 선수들을 앞세운 서울과 수원은 라이벌전의 진정한 묘미를 선사했다. 수준 높은 경기가 펼쳐지니 관심이 뜨거워졌다. 경기 3~4일 전부터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서울과 수원이 표현하는 “슈퍼매치는 전쟁”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분위기가 K리그 전체에 감돌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연히 경기장을 찾는 관중의 증가로 이어졌고, 팬들도 최고 수준의 응원을 펼쳤다.

특히 10년 전인 2008년에는 챔피언결정전까지 한 시즌에 K리그에서 6번의 슈퍼매치가 진행됐다. 6번의 경기에 20만명이 육박하는 관중이 찾았다. 그 해에는 K리그가 248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슈퍼매치 때문은 아니지만 슈퍼매치가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 새로운 스토리를 앞둔 슈퍼매치, 최고를 기대한다
관심이 다소 약해지는 분위기여도 슈퍼매치는 역시 슈퍼매치다. 올해 첫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올해는 서울의 상징과도 같았던 데얀이 수원으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데얀의 이적은 새로운 슈퍼매치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되기 충분하다. 지난 1월 데얀이 수원으로 이적했을 때부터 올해 첫 슈퍼매치에 대한 관심이 생긴 것만으로도 그 효과는 나오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재료가 있어도 요리사의 실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재료를 살릴 수 없다. 데얀이라는 화제가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두 팀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치열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래야 이번 한 번이 아닌 올해 내내 그리고 그 이후에도 슈퍼매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다.

슈퍼매치는 K리그가 다시 힘을 내는 원동력이었다. 슈퍼매치의 뜨거운 열기는 언제나 K리그 전체로 퍼져 나갔다. 10년 전의 짜릿했던 추억처럼, 이번 슈퍼매치도 뜨거움을 선사하길 기대한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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