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스트라이커는 타고난 비밀이 있다
입력 : 2018.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에서 최후방 골키퍼부터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11개 포지션 중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축구의 궁극적인 목적이 '상대방보다 더 많이 득점하고 적게 실점한다는데 있다'라는 점을 직시할 때, 공격 최전방에서 플레이하며 득점을 임무로 하고 있는 스트라이커(Striker)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에 스트라이커가 갖춰야 할 조건은 다른 포지션 선수보다도 많이 존재한다.

스트라이커는 후천적으로 만들어지기 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한다는 명제가 있다. 사실 스트라이커의 능력 향상은 개인 연습과 팀 훈련을 통하여 어느 정도 향상될 수는 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소질, 재질을 타고난 스트라이커와는 골 결정력에서 편차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공식대회에서 지속하여 득점상을 수상하는 스트라이커의 한 가지 특징은 바로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능력이 기술적인 면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지만 골을 넣기 위한 정확한 위치선정, 볼에 대한 뛰어난 감각, 민첩한 움직임, 예리한 판단력, 침착성, 집중력, 과감성, 창의성 등등에서 차별화를 엿볼 수 있다. 경기 전 스트라이커는 지도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받게 되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게 되면 이를 실천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이 때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스트라이커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임무에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펼치는 존재성을 과시하게 된다. 현대축구에서 상대의 강한 압박과 수비 전술의 발달로 인하여 스트라이커 플레이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상대 수비라인 배후 공간을 이용하는 스트라이커의 노력은 집요하리만큼 적극적이고 팀의 공격 전술과 전략도 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상대방 골라인에서 20m 이내 페널티에어리어 부근 지역 수비라인 뒷 공간은 스트라이커가 이를 이용한 플레이를 펼치기에 용이한 구역이다.

이에 스트라이커는 이를 이용하는 플레이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스트라이커가 상대 수비라인 뒷공간을 이용하는 플레이에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의 정적인 움직임이 아닌 '점'의 동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만약 스트라이커가 '선'에 의한 움직임을 취한다면 상대 수비라인 선수들의 시각적인 면에 간파당할 수 있고 또한 시간적으로도 오래 걸려 스트라이커가 의도한 플레이에 의한 득점을 올리기 어렵다. 반면 '점'에 의한 동적인 움직임을 취하게 되면 이와 상반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스트라이커가 '점'의 동적인 움직임 방법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지능적인 10m 이내의 민첩한 움직임을 취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스트라이커가 이런 움직임에 취약성을 보이면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지기 휩고 설령 움직임에 의한 플레이를 펼치게 되더라도 상대 수비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연스러운 제2 플레이를 펼치기 힘들다. 이 때 스트라이커의 골을 넣기 위한 움직임은 단지 움직임으로서 만 그쳐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볼 컨트롤에 의한 슈팅 동작까지도 염두에 둔 움직이어야 한다.

즉, 상대방 골문 앞 및 페널티 에어리에 내에서 발생 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한
①아웃사이드 볼 컨트롤에 의한 방향전환 플레이
②골문을 등지고 있는 상태에서 볼 트랩핑, 볼 스토핑에 의하여 단 한 번에 돌아 설 있는 테크닉
③상대방을 등지고 있는 상태에서 볼의 진행 방향을 바꾸는 볼 콘트롤로 돌파를 시도 할 수 있는 플레이
④볼의 높낮이와 스피드에 관계없이 볼 콘트롤로 볼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
⑤볼의 위치와 스피드에 따른 다양한 헤딩 대처 등을 전제로 한 움직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스트라이커 임무는 상대방의 집중견제를 벗어나 골을 넣는 것이다. 축구에서 기술이 완벽하지 않고 신체적 조건과 스피드가 뛰어나지 않은 스트라이커가 탁월한 골 결정력을 과시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선수는 독일의 게르트 뮐러다. 게르트 뮐러는 기술이 좋지도 않았으며 신장 또한 스트라이커로서는 작은 176Cm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정확한 위치선정과 예리한 판단력은 물론 볼에 대한 뛰어난 감각 능력으로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에서 10골을 넣어 대회 최다 득점자가 됐다.

여기에 세계적 스트라이커로 손꼽히는 또 한 명의 선수는 바로 네덜란드 반 니스텔로이다. 반 니스텔로이는 신장은 188Cm의 장신으로 우선 신체적 측면에서 스트라이커 조건에 부합했지만, 현대축구에서 스트라이커에 요구되는 활동량과는 거리가 먼 채 상대방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다 강한 집중력과 상대 수비수들의 움직임 파악에 의한 뛰어난 공간 침투 능력으로 득점 능력을 과시 진정한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이 만큼 상대의 집중견제라는 숙명을 안고있는 스트라이커에게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소질, 재질은 득점과 비례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라이커 임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분명 집중견제 속에서 침묵을 지키다가도 빈 공간에 빠르고 위협적으로 움직이는 스트라이커는, 기술 수준이 높은 스트라이커 보다 득점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기술 수준이 높은 스트라이커는 특성상 활동 범위가 넓은 습성으로 인하여 결정적인 순간 골을 넣기 위한 집중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스트라이커는 높은 기술적 수준을 갖추고 많은 활동량과 활동 영역도 필요하지만 이 보다 더 요구되는 것은, 공간을 활용하는 '점'의 동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넣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스트라이커는 평범한 스트라이커에 머물 수밖에 없게 된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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