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심판 판정에 대한 지도자의 자세와 태도
입력 : 2018.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양팀이 플레이만 잘하면 심판이 필요없다."
모심판 평가관이 던진 이 한마디는 지도자(선수 포함)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는 바가 크고 의미있는 말로 받아들여 지기에 충분하다. 일부 지도자는 심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판정에 대한 불만을 언행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언행이 때로는 경기 규칙을 명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측면에서 한 번쯤 심사숙고해 볼 필요성이 있다.

사실 지도자는 경기 규칙을 명확히 숙지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그 규칙 적용에 있어서 지도자가 숙지하고 있는 규칙과 심판이 판단하여 이를 적용하는 규칙과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차이점이 존재할까? 그것은 먼저 지도자들이 교육과정 중 심판 교육을 영상을 통하여 불과 1~2시간 동안 밖에 배정된데서 오는 이해 부족의 원인이 가장 크다. 결국 이 같은 경기규칙 적용의 이해 부족은 그대로 경기장에서 나타나 판정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우선 지도자는 경기에 집중해야 만족스러운 경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약 이를 망각하고 경기에 임하여 심판 판정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결코 바라는 만족스러운 경기 결과를 얻을 수 없고 또한 추후 경기 결과에 대하여 심판을 핑계로 한 합리화에만 몰두하게 된다. 이는 지도자로서 취해야 할 언행이 아니다. 현대축구에서 '의도적' 판정을 내리는 심판은 찾아보기 어렵다. 여기에서 '의도적'이란 목적어는 지도자들에게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측면도 없지않다. 하지만 이는 지도자의 일방적인 편견으로 받아들여 질 소지가 충분히 존재한다. 심판은 나름대로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심판에 입문하여 노력을 지속한다.

이는 지도자의 자기 발전과 다름없다. 궁극적으로 심판의 목표는 프로심판, 국제심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판의 도전 의식은 강하고 소신 또한 명확하여 사심이 반영되는 '의도적' 판정이란 있을 수 없다. 이점에 심판 평가관 역시 판단은 냉철하고 설령 그같은 판정이 만에 하나 엿보이게 된다면 이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 지도자의 심판에 대한 피해의식과 판정 불신에 대한 사고방식은 종지부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 경기는 지도자와 선수가 하지만 경기 운영 만큼은 심판이 담당한다. 이 과정에서 경기 운영의 주체자인 심판도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불신과 불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는 경기에 임하여 선수의 신체적인 접촉 등에 의한 충격과 경미한 부상 시, 이를 계기로 이해되지 않는 시간동안 그라운드에 머물러 있는 상태에서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페어플레이(Fair play) 실천에도 역행하는 처사로서, 이 같은 경우 경기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충격과 부상이라면 빠른시간 내에 경기에 참여하여 심판의 경기 진행에 협조하여야 한다. 이 부분에서 선수 못지않게 지도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한데, 즉 빠른시간 내에 경기가 속행될 수 있도록 선수의 경기 참여를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동안 한국축구에서 중동축구의 '침대축구'에 대하여 비판과 비판을 쏟아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축구에도 '침대축구'가 발생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의 속담과 같이 지도자와 선수의 이기주의적이며 책임회피성 사고 방식은 축구에서 통용 될 수 없다. 그것이 축구가 내포하고 있는 진실성이고 현실성이다. 따라서 지도자와 선수 그리고 심판은 같은 동업자 정신으로 함께 가야 한다. 그 동행의 과정에서 믿음과 신뢰는 첫 번째 조건으로 서 상호간 믿음과 신뢰가 수반되면 지도자와 선수의 심판에 대한 불신은 존재할 수 없고, 심판 또한 지도자와 선수들의 페어플레이를 역행하는 행동에 지도자와 선수가 가져야 할 덕목에 의구심을 갖지 않게 된다.

심판 판정은 완벽할 수 없다. 이로 인하여 경기 진행이 일정부분 미숙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판정에 대한 판단이 지도자에게 주어진 권한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판정의 판단은 심판에게 주어진 권한이며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 영역이다. 지도자가 이를 받아들이고 심판 판정을 인정하고 복종하는 자세와 태도를 가질 때 팀 발전은 물론 지도자의 덕목도 더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지도자는 '승복하는 아름다움 불복하는 부끄러움' 'Yes to Referee'와 같은 슬로건을 곱씹어 볼 필요성이 있다.

심판 스스로도 판정이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여기에서 경기 운영에 대한 미숙함도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수긍하며, 이에 매 경기 종료 후 미팅을 통하여 개선점을 찾는 현장 교육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도자의 심판 판정에 대한 자세와 태도는 명확해 진다. 그것은 발전을 위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며 함께 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도자들은 2002년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한 말을 되새겨 볼 필요성이 있다. "주심, 부심을 비난하기는 쉽다. 당연히 그들도 실수를 한다. 하지만 감독들, 선수들 또한 실수를 한다. 그들은 팀을 도와주기도 방해하기도 한다." 이는 곧 지도자들의 심판 판정에 대한 이기주의적 사고방식과 불신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말과 다름없다.

진정 지도자가 심판에 대하여 믿음과 신뢰의 자세와 태도를 갖고 경기장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팀과 선수는 발전에 한 발짝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고 심판은 자부심과 긍지와 더불어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은 틀림없다. 결국 상호존중 정신은 지도자와 선수에게는 신명나는 축구를 심판에게는 신속, 정확한 판정으로 올바른 경기 운영을 하게하는 매개체여서, 지도자의 사명감 중 한 부분으로 서 필요로 하는 심판 판정에 대한 '승복' 자세와 태도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심판 또한 일선 지도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판정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과감성과 형평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 귀를 기울여 이 같은 지도자들의 주장이 불식 될 수 있도록 판정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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