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병윤의 축구생각] 선수의 '꿈' 마음이 아닌 가슴에서 영근다
입력 : 2017.1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는 이 말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 말은 이제 한국 축구에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에서 이 말을 믿고 결국 꿈 성취라는 가슴 벅찬 성과물을 얻었다. 이에 선수들은 '꿈은 이루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말을 확신하고 있다. 선수가 축구에 입문하게 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어지게 되는데, 첫 번째는 자기 스스로 축구에 관심을 가지고 입문하는 경우와 두 번째는 타인의 권유에 의하여 입문하는 경우다.

그렇지만 어떠한 경우이든 본격적으로 선수로서 생활을 하게 되면 자신의 꿈을 갖게 되고 그 꿈을 성취하기 위하여 각고의 노력을 경주한다. 여기에서 개인의 일방적이고도 막연한 기대감은 자칫 꿈 성취에 걸림돌이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분명 선수의 꿈 성취는 어느 누구에게나 부합하는 보편타당성의 조건은 될 수 없다. 따라서 일방적이고도 막연한 꿈 성취에 올인하기 보다는 현실성 있는 꿈 성취에 초점을 맞출 필요성이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학원축구가 주체인 현실에서는 여기에서 오는 문제점으로 선수 개인의 꿈 성취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의 문제점이다. 한국 축구는 아직까지 축구 선진국과 같은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결국 이런 현실에서는 선수의 꿈 성취는 제약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선수는 축구에 입문한 후 일정 기간 동안은 축구가 좋고 즐거울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수로서의 생활을 시작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부터는 선수는 축구가 좋고 즐거워서 축구를 하게 되지는 않는다. 즉, 축구는 의무며 선수는 사명인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를 탓할 수만은 없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선수의 꿈 성취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바로 거기에 선수의 꿈 성취에 대한 열쇠가 달려 있다. 사실 선수의 꿈 성취는 선수만의 노력만으로 서는 불가능하다. 여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관건은 바로 지도자의 지도력 뒷받침이다. 물론 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과거에는 유소년 및 학원축구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성적지상주의 추구를 목적으로 질보다 양을 중시하는 훈련 경향이 있어 수업 불참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성적지상주의 추구를 목적으로 수업을 불참시키면서 까지 훈련에 전념할 필요성도 느끼지 않으며 선수들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어 훈련의 한 부분인 체력훈련 또한 승리 등식으로 받아들여져 지도자들의 과도한 체력훈련 경향이 없지 않았지만 이로 인한, 선수들의 기량 정체와 함께 '혹사' 논란이 대두되어 현재 대다수 지도자들은 이런 비능률적인 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 오직 선수의 부상 및 발전에 악 영향을 미칠 요소를 먼저 생각하고 여기에 초점을 맞춘 훈련에 매진한다. 지도자들은 1990년대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한축구협회(KFA)가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는 코칭스쿨과 미디어, 기타 등을 통한 자기 개발에 힘써 축구 선진국 지도자들 못지않은 축구지식과 과학적 훈련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이에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목적 없는 훈련과 과학적이지 못한 훈련은 과거의 산물로 치부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근간은 유소년 및 학원축구 선수들이다. 이들 선수들은 과거 제도적인 문제점이었던 대학 체육특기자 입학제도로 인하여 꿈 성취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제도가 폐지 된지 벌써 오래 전이고 현재는 각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으며 체육특기자 입학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축구의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은 축구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 같은 모순으로 유소년 및 학원축구가 모체인 시스템을 개선하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학원축구가 모체인 한국축구 문제점은 바로 팀 수가 역삼각형 형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팀 분포도는 선수들의 꿈 성취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앞으로 축구선진국과 같은 완전 클럽 시스템으로 방향 전환이 모색되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인한 선수들의 꿈 성취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유소년 및 학원축구 선수들에게 프로축구라는 꿈 성취 외에 해외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선택 사항이 주어져 있어 선수들의 꿈 성취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그럼에도 팀 수의 역삼각형 구조에서 나타나는 선수 수급의 불균형성으로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저하되어 선수들의 꿈 성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선수들의 꿈 성취를 위한 조건은 수 없이 많다. 여기에서 선수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기는 하나 이런 조건의 실천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건으로 선수에게 꿈 성취의 한계성을 부여한다면 이는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한국 축구가 바로 이런 상황에 처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학원축구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명목으로 학기 중 전국대회 개최 불허와 상급 학교 진학의 자유로운 전.입학 금지, 또한 대학의 두 학기 평균 C(2.0)학점 미 취득 시 대회출전 금지 제도다. 이런 제도는 선수들의 꿈 성취는 물론 팀 활성화를 저해하는 대단히 불합리한 제도가 아닐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축구 발전을 역행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더불어 지도자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스포츠 지도자 자격증 취득 문제도 대한축구협회 지도자 자격증 제도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부당한 제도로서 선수의 꿈 성취를 위한 과정에도 전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이 선수 모두를 만족시키며 꿈을 성취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소수보다 다수에게 불합리한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이는 분명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형평성이라는 명분도 어디까지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형평성이어야만 공감대를 형성하며 빛이 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형평성 명분은 오직 일방적인 편견과 이기주의적 자기주장에 불과할 뿐이다.

한국 축구는 불합리한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 하에서도 FIFA월드컵 4강과 올림픽 동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전적으로 선수들의 꿈과 목표 성취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한국 축구가 이를 잊고 선수들이 자신의 꿈 성취를 위한 노력과 함께 희생만을 더 이상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제야 말로 선수들이 자신의 꿈 성취에 대한 분명한 동기부여를 갖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하는 선진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이 실행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주인공은 대한축구협회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선수들의 꿈 성취를 위한 일련의 제도와 정책 및 시스템의 개선 의지에는 소극적인 채,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에게 무조건적으로 이를 따르라는 식의 독단적인 행정을 펼쳐 지탄을 받으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11월 대한축구협회가 단행한 수뇌부 인적 쇄신에 의한 변화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수뇌부 인적 쇄신의 당사자들은 지도자 경험과 젊음이 함께 어우러진 인물들로 일선 지도자와 선수들이 처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곧 한국축구 발전과 더불어 선수들의 꿈 성취를 위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우려 또한 없지 않다. 그것은 바로 이들이 대한축구협회의 제도권 안에서 얼마나 현실적인 목소리를 내며 개선과 변화의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따라서 한편으로 '도로 대한축구협회'라는 말이 회자되기도 하지만, 이들이 한국축구 발전과 선수들의 꿈 성취에 대한 사명감만큼은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지고 있다.

선수의 꿈 성취를 위한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선수는 이 점을 직시하고 현실을 외면한 그릇된 환상과 사고방식은 자신의 성장과 발전에 '백해무익'하며 어리석음의 극치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꿈 성취를 위하여 인내 속에 노력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 선수의 꿈 성취는 축구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와 열정을 가지고 도전을 멈추지 않을 때 가능하다. 절대 타인의 강요나 요구에 의한 노력과 수동적인 훈련으로는 꿈을 성취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고 희망을 잃지 않을 때 꿈은 성취 될 수 있다. 만약 이를 잊고 방심하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꿈 성취 이전에 얻는 결과는 좌절과 실패일 뿐 그 이상의 것은 없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스포탈코리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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