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중국전 무승부, 재정비해야 할 일만 남았다
입력 : 2017.12.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2-2

첫 단추를 잘못뀄다. 그 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이 22세 이하 6명을 선발로 출전시킨 2진이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하여 2017년 동아시안컵(E-1 챔피언십) 우승을 노리고 있는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경기결과 무승부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은 첫 상대 중국을 맞아 전반 12분 김신욱의 동점골과 전반 19분 역전 골을 터뜨린 이후 전반 종료 시 까지 약 35분여 동안 중국을 압도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전반 9분 웨이스하오에게 선취골 허용 까지의 약 10여분과 후반 45분 동안 한국은 중국에 결코 경기 내용면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특히 후반 31분 중국의 위 다바오에게 골문을 열어주며 전반과 후반 극명하게 상반되는 경기력을 보여줌으로써 그 이유와 원인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이 흐름을 유효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기운영을 어떻게 가져가야만 하는 가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이런 측면에서 중국을 맞아 오직 승리를 염두에 둔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펼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작전과 전술도 김신욱을 활용한 플랜B와 이재성의 개인적 활약상 외에 특별한 작전과 전술이 엿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전술은 도식적인 면에 머물렀고 상황에 따른 부분과 전체적인 플레이의 템포 역시도 변함이 없었다. 경기에서 이는 곧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감으로 작용하며 지속적인 집중력도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중국전에 템포를 조절하며 경기운영을 할 수 있는 리더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축구는 아무리 강한 팀이라도 실점을 할 수 밖에 없는 스포츠다. 따라서 신태용호의 2실점에 대하여 언제까지 전체적인 수비 불안만을 논 할 수는 없다. 분명 중국에 허용한 2실점은 과정을 논하기 이전에 풀백 최철순과 중앙 수비 권경원, 장현수의 개인적인 위치선정 미흡에 의한 원인이 더 컸다.

이는 다시 말하면 선수 개인의 수비에 대한 이해와 능력 부족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이의 향상을 위해서는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수비의 조직력 향상만이 답이다. 한국은 역전골 후 약 35분여 동안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고도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뼈아프다. 이 부분에서도 플랜B의 역할을 한 김신욱의 기동력과 위치선정 그리고 상대 수비에 대한 대응능력 미흡이 가져다준 결과가 결정적이었다. 결국 이로 인하여 공격지역 3/4 부분에서 부터 휭.백패스 남발과 패스 미스는 물론 적절하지 못한 드리블로 인하여 중국 수비가 수월하게 수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적 여유와 역습의 빌미를 제공해 줬고, 크로스 또한 중국 수비수가 한국 골문쪽을 향하여 돌아서 위치해 있을 때 시도하여 전연 효과적이지 못했다.

물론 중국전에서 한국이 보여준 플레이에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 김신욱을 활용한 플랜B 카드와 김진수의 활발한 오버래핑 플레이 등은 그 가치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한국전을 앞두고 중국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시험 무대"라 공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이 같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 공언은 연막 전략이었다. 중국은 경기시작과 함께 젊은 패기로 한국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고 그 압박은 무모하리 만큼 후반 종료 시 까지 계속되며 급기야 중국 선수들의 근육 경련을 유발시키기에 이르렀다. 한국은 이런 중국의 막무가내식 압박에 제2, 3의 플레이를 위한 전방 볼 콘트롤에 제약을 받으며 경기를 어렵게 가져갔고 프리킥 코너킥 세트피스 또한 평범함에 그쳤다.

한국은 앞으로 북한과 일본전을 남겨놓고 있다. 쉽게 승리가 예상됐던 한국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연막 전략과 막무가내식 압박에 허를 찔리며 패한 것 같은 무승부로 중국에 공한증을 안겨주지 못했다. 일단 결과와 내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신태용 감독의 전략은 빗나갔다. 이제 신태용 감독과 선수들은 중국전에서의 전후반 상이했던 경기 내용의 이유와 원인이 무엇 때문이었던가를 곱씹으며, 이를 개선하고 아울러 후반 김신욱의 연이은 오프사이드와 불필요한 파울 남발도 경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점도 반성하며, 남은 북한과 일본전에 승리를 거둬 우승을 거머쥘 수 있도록 필승 의지를 다지며 재정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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