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20년째 이어진 홍명보의 끝없는 헌신과 사명
입력 : 2017.1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20년.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한국축구 그리고 주위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업과 기부를 한 시간이다. 그 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렇게 매년 이어졌고, 현역 시절 자신의 분신과도 같았던 등번호 20번과 같은 20년이라는 시간을 채웠다.

홍명보 전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홍명보장학재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자선축구경기를 연다. 올해는 오는 19일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최근 몇 년 동안 실내체육관에서 풋살 형식으로 자선경기를 열었지만, 야구장에서 축구경기를 하는 것은 신선하게 느껴진다.

홍명보 전무는 현역 생활을 끝낸 2003년부터 자선경기를 개최했다. 그래서 올해로 자선경기는 15회가 된다. 그는 자선경기를 통해 소아암 등 난치병에 걸린 어린이를 돕고 불우한 이웃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을 지원했다.

하지만 자선경기가 그가 펼친 선행과 기부의 시작은 아니었다. 1997년 홍명보 전무는 포항 스틸러스에서 일본 J리그 벨마레 히라츠카로 이적 시 수익금 5,000만원을 출연하여 장학회를 설립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를 계기로 2002년 말 지금의 재단을 설립할 수 있었다.

홍명보 전무는 차범근 감독이 차범근 축구상을 통해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지원한 것처럼, 장학재단을 통해 어린 축구 유망주들을 지원했다. 김민우(수원 삼성), 김진수(전북 현대), 이종호(울산 현대),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를 비롯한 많은 스타 선수들이 장학생으로 선발돼 고교 졸업 때까지 장학금과 물품 지원을 받으며 꿈을 키웠다. 2002년 첫 장학금을 수여한 이래 올해까지 16년간 377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2003년부터 자선경기를 열며 기부의 범위를 확장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1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 같았지만 매년 12월이 되면 홍명보 전무를 비롯한 축구산타들이 팬들을 찾아왔다. 그것이 해를 거듭하면서 올해까지 15회가 됐다.

자선경기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홍명보 전무는 중고교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코리아 쉴드 프로젝트라는 이름 하에 자신을 비롯한 수비수 출신 후배들과 함께 전문 수비수 육성에 나섰다. 송주훈(알비렉스 니가타), 이승모(포항 스틸러스) 등이 이를 통해 배출된 수비수들이다.

다양한 활동을 벌였고 지속 중이지만, 결국 홍명보 전무의 마음을 괴롭힌 것은 돈이었다. 무엇을 하던 기본적으로는 돈이 필요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경기가 좋아서 후원 기업들도 많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후원 기업도 하나씩 빠져나갔다. 자선경기도 과거에 비해 규모를 축소됐다.

홍명보 전무도 중도에 여러 차례 멈추고 싶은 생각을 가졌다. 그만큼 자선, 기부 활동은 자신의 의지 못지않게 주위의 도움과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명보 전무는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하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홍명보 전무의 이러한 활동은 후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그리고 후배 선수들도 뜻을 모아 자선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오장은(성남FC)을 중심으로 전현직 선수들의 봉사모임인 축구로 만드는 행복(추켕)이 연말이 되면 다양한 자선 활동을 벌인다. 2013년 전부터는 오재성(감바 오사카), 김진수(전북 현대) 등이 연말에 모여 MISO라는 봉사 활동 및 자선경기도 개최했다.

홍명보 전무의 장학 활동은 20년을 채웠다. 15번째 자선경기 개최도 앞두고 있다. 홍명보 전무의 헌신과 사명감이 없었다면 우리는 매년 12월마다 축구인들의 따뜻한 활동을 보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렵고 힘들 때도 있었다. 책임감이 있었다. 멈추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쉽게 멈출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매년 어렵게 왔다. 앞으로 이게 어느 시점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매년 최선을 다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걸 쉽게 멈출 수는 없다. 운영이 쉽지는 않지만 매년 자선경기에 참여해주는 선수들과 선후배 동료들의 역할이 크다. 그렇지 않으면 스폰서 이상으로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그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내가 이 일을 하게 만드는 이유다.” (홍명보 전무)

사진=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