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눈]분위기 반전 대표팀, 스트라이커 존재는 잊었다
입력 : 2017.11.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한민국 국민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곧 혼이다. 한국 축구는 일제 강점기 축구통제령 속에서도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회복하는 수단이었을 만큼 국민들의 가슴속에 늘 함께 있었다. 이 같은 축구는 지금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의 국기로 관심의 대상이고 대표팀 경기를 통하여 즐거움과 감동을 얻기를 갈망한다. 따라서 행여 대표팀 경기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대표팀은 국민들로 부터 거센 비난 대상이 되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싸이게 된다. 결국 '한국 국가대표축구팀 감독은 독이든 성배'라는 말도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축구에 대한 애정과 사랑에서 비롯됐다.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도 그 예외는 아니어서 국민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하지만 그 관심은 여전히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채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데 그쳤다. 이제 대표팀은 국민들의 비난에 자유스러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아니 그 시점에 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축구는 국민들로 부터 외면을 받아 일제 강점기와 같은 암흑기를 맞을 수 있다. 분명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은 국민들에게 축구를 통하여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완성체' 경기는 아니였다. 굳이 과정을 논하지 않더라도 작금의 대표팀은 대표팀 답지 게 안정적이지 못한 채 국민들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대표팀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변화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지향적인 축구나 변형 스리백 등과 같은 전술, 전략은 선수들의 기량으로 봐서 사실상 경쟁력뿐만 아니라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대표팀 전력이 역대 최약체 대표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도마 위에 올랐던 수비불안과 골결정력 부족도 극복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이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전술, 전략의 실리축구가 요망된다.

대표팀은 지난 10월 러시아(2-4), 모로코(1-3 )와 가진 두 차례 평가전에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2연패를 당하는 졸전을 펼쳤다. 이후 선수 선발과 내적으로는 새로운 코치들의 합류로 변화를 가져오며 이번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가졌지만, 콜롬비아전 2-1 승리와 더불어 투지와 조직력, 분위기 반등을 제외하고는, 세르비아전에서 경기 내용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실패하며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사실 콜롬비아전은 한국 축구가 근래 보여준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경기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여기엔 달라진 전술, 전략에 의한 승리라기보다는 국민들의 비난을 극복하기 위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각성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으로 받아들여진다. 대표팀은 2018년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과정을 거치며 최전방 스트라이커 공격력에 의한 골결정력 부족으로 고민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콜롬비아전에서 신태용 감독은 4-4-2 포메이션의 손흥민(토트넘) 시프트를 가동하여 멀티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골결정력 부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손흥민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요소다. 이를 바탕으로 출범 6경기 째인 세르비아전에 대표팀은 또 한 번 변화를 준비했지만 세르비아의 힘과 높이를 앞세운 견고한 수비 앞에 땅을 치고 말았다.

이번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은 대표팀에게 큰 의미성이 있는 시험무대였다. 그것은 두 팀의 특성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먼저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카를로스 바카( 비야레알), 후안 콰드(유벤투스) 등 유럽 명문팀 스타 플레이어 들의 개인기를 앞세운 공격력이 장점이었고, 뒤에 맞붙은 세르비아는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제니트)를 비롯해 알렉산다르 콜라로프(AS로마), 마티야 나스타시치(샬케04), 니콜라 막시모비치(나폴리) 등 톱클래스 수비수가 버티며 펼치는 수비력이 좋은 팀이었다.

결과적으로 대표팀은 콜롬비아전에서 승리를 거둬 그동안 붙어있던 수비불안의 꼬리표를 떼며 어느 정도 신뢰회복에는 성공했지만, 세르비아전에서는 여전히 필드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며 골결정력 부족이라는 숙제를 푸는데 실패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서 아직까지 대표팀이 갈길이 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물론 대표팀이 평가전 승리를 통해 비난과 분위기 변화를 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모호한 전술, 전략의 플랜 틀을 벗어나기 위한 각 포지션에 적합한 스쿼드 구성과 함께 확실한 포메이션을 구축해 놓는 것이다. 그 후 조직력의 옷을 입힌다면 대표팀은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축구든 변형 스리백 축구든 구사하여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유럽과 남미 레벨을 상대로 무실점과 득점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이 방법뿐이다.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와 있다.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그래서 12월 동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에 전술, 전략 플랜의 틀에 확실한 포메이션을 갖고 갈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방안을 찾아 이를 조직화 시켜야만 국민들의 비난을 잠재우며 자유스러운 가운데 전폭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신태용 감독이 구사하는 선수, 전술, 전략 등에 관한 카드도 제한적인 가운데, 대표팀은 어느 팀에게도 승리할 수 있고 또한 어느 팀에게도 패할 수 있는 팀으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한국축구는 국내 평가전에서 만큼은 국민들을 의식하여 오직 승리 등식이 성립되어 있다. 이로 인하여 상대팀의 선수 구성과 전력, 컨디션 등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이번에 상대한 콜롬비아는 FIFA 랭킹이 13위이며 세르비아는 38위로 한국의 62위보다 높다. 이를 상대로 한국이 평가전에서 1승1무의 성과를 거뒀다고 러시아 FIFA월드컵 본선에서의 성적을 과연 낙관할 수 있을까. 아니다. 사실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과거와는 다른 긍적적인 면이 엿보여 희망적이기는 했다. 그렇지만 그 희망적인 요소가 FIFA월드컵 본선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돋보이는 전술, 전략은 아니었다.

콜롬비아전에서 보여준 간절함과 절박함에서 우러나오는 투지 있는 축구는 지속성이 없고 발전에 대한 기대감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세르비아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 역할을 소화한 손흥민의 활약에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그 보다 더 큰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것은 바로 전문적인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존재 이유를 잊은 대표팀 모습을 보여줬다는 현실이다. 여기에 평범함에 그친 코너킥, 프리킥 세트피스도 대표팀에게는 FIFA월드컵 본선에서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다 줄 아킬레스건이다. 진정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2경기 연속해서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과거와는 달랐다. 혹독한 비난에서 몸과 마음을 다잡고 과제보다 더욱 많은 성과를 얻은 대표팀 앞으로 어떤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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