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볼에 생각을 실은 패스를 보내라
입력 : 2017.09.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는 패스로 시작해서 패스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포츠다. 그 만큼 패스는 축구에서 상대방 골문에 골을 넣기 위하여 공 운반수단으로써 가장 손쉽고 빠른 기술이다. 물론 공 운반 수단으로 서 드리블과 킥 같은 방법도 있지만 드리블은 패스보다 스피드면에서 뒤 떨어지며, 킥은 패스보다 스피드면에서 빠르기는 하지만 정확성 면에서 패스에 미치지 못한다. 축구에서의 패스는 그 종류와 방법이 다양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패스를 어떻게 구사해야 하는가는 경기 상황과 선수 위치에 따라 선수 스스로 이를 선택하여 효과적인 패스를 구사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패스에 생각을 부여'해야 한다. 이 말은 생각하는 패스와 혼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생각하는 패스'와 엄연히 다르다. 쉽게말해 생각을 부여하는 패스란 단조로운 패스를 지향하라는 것이다. 이는 곧 길고 짧은 패스 구사를 의미한다. 축구에서 패스는 상황과 선수 위치에 따라 그에 적합한 패스를 구사할 때 공격 플레이가 리듬을 잃지않고 원활하게 이루어지며 활기를 띠게 된다.

문제는 경기에서 선수들이 이 같은 패스를 만족스럽게 구사하지 못하고 또한 플레이의 리듬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데 있다. 결국 이 이 같은 결과로 인하여 골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게되고 경기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된다. 반면 의도적이고도 목적이 있는 생각을 부여한 패스를 구사하게 되면 골을 얻는데 수월하고 경기력도 만족스러울 수 있다. 생각을 부여한 패스 구사는 선수의 심리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는다.

만약 상대팀 전력이 열세에 있는 팀과의 대전에서는 생각을 부여한 패스를 쉽게 구사할 수 있지만, 상대팀 전력이 대등하거나 우위에 있는 팀과의 대전에서는 심리적인 부담감과 긴장감의 영향으로 패스는 선수가 의도한 대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불어 상대팀이 우군의 작전, 전술을 간파하여 대응할 때에도 생각을 부여한 패스 구사는 쉽지 않다. 이럴경우 패스는 단조롭고 단순한 패스 구사에 그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냉정한 가운데 생각을 부여한 패스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부여한 길고 짧은 패스는 경기 흐름을 순직간에 바꿀 수 있고 허점을 노출시키지 않는 상대 수비 조직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다. 생각을 부여한 패스에도 계륵이 있다. 그것은 단지 공격을 위한 일정한 형태의 패스 구사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쉬운 플레이만을 의식한 휭, 백패스의 점 이동이 아닌 점에서 점으로 이동하는 직선 패스 구사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가 패스를 위한 패스만을 구사한다면 계륵의 패스와 다를 바 없고 선수로서도 경쟁력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선수의 패스 구사는 확실한 의도와 계책이 수반된 생각을 부여한 패스여야만 절묘한 패스가 될 수 있고 패스의 질 역시 높아질 수 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선수가 상황에 따른 생각을 부여한 길고 짧은 패스를 구사할 수 있다면 개인과 팀에게 도움이 되는 효율적이고도 실속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이는 궁극적으로 축구의 최종 목표인 골도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에게는 속임수가 될 수 있지만 우군에게는 계획적인 패스 이는 생각을 부여한 패스다. 이에 생각을 부여한 패스를 구사할 줄 아는 선수는 어렵고 답답한 경기에서 경기 분위기 전환에 절대적 역할을 한다. 축구는 대부분 달리면서 공을 다뤄 경기를 한다. 물론 정지된 공을 처리하거나 서서 공을 받고 차는 경우도 있지만 움직이는 공을 뛰어 다니면서 패스를 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패스를 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선수가 생각을 부여한 패스를 구사할 줄 알면 이는 성공의 시발점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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