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의 풋볼토크] 와전된 발언에 눈물… 김영권은 6만 관중 너무 감사했다
입력 : 2017.09.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이란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관중 소리가 커서 소통이 힘들고 동료 말 소리가 잘 안들려서 답답했다. 우즈베키스탄 가서도 그런 상황은 올 수 있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신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뛰어 영광스럽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TV로 응원하신 분들까지 다 감사하다. 팬들의 응원으로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다.”

“주장이 아닐 때보다 힘들다. 주장이기에 선수들을 컨트롤 하기 위해 말을 더하게 됐다. 힘들었지만 견뎌내야 한다.”

첫 번째 발언에서 눈치챘을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논란의 중심이 되고 대형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까지 한 신태용호 캡틴 김영권(27,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말이다.

김영권은 뜻하지 않게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란전을 마친 뒤 수비진 간의 호흡을 묻는 질문이 와전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영권은 수비수들 간에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이를 설명하려는 가운데 경기장을 찾은 6만 3,000여 관중의 함성 소리를 탓하는 것처럼 표현이 됐다. 김영권이 “관중 소리~~” 부분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말하고자 했던 의도를 제대로 전달했을 지도 모른다.

이는 그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김영권은 주장으로서 누구보다도 팬들의 성원이 고마웠다. 김영권을 비롯한 선수들은 경기장이 붉은 물결로 가득 차길 고대했다. 최근 느끼지 못했던 ‘원정팀의 지옥’ 분위기를 만끽하며 이란을 승리하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김영권은 다소 목이 잠긴 상태에서 믹스트존 인터뷰에 임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이끌기 위해 큰 목소리로 지시하고 독려하며 이끌다 보니 목에 무리가 갔다. 그럼에도 그는 주장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이 와전되자 충격을 받았다. 대표팀 숙소인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돌아와서는 의도와 다른 발언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발언에 팬들이 실망할 것이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1일 오전 논란이 더욱 커지자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를 통해 “죄송하다”고 했다. 이유 불문하고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김영권의 에이전트인 김성호 FS코퍼레이션 실장도 “김영권과 통화했는데 본인 생각과 다르게 오해가 생겨서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고 전했다.

‘말 한 마디면 천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그만큼 말이라는 것이 한 마디를 하더라도 중요하게 여기고 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영권은 실수를 했고 지적 받아야 할 부분이지만, 그것이 진심이 아니다. 더 잘하려고 하다 논란이 생겼다. 김영권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그의 말을 되짚어보면 이해가 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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