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경기규칙 2번 공을 숙지하면 클래스가 달라진다
입력 : 2017.07.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선수 대다수는 축구가 단지 경기로서 진행되고 있다는데 주목할 뿐, 17번의 경기 기본규칙 적용 하에서 경기가 속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무관심하고 또한 이에대하여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경기에 임하여 17번의 경기 기본규칙에 위배되는 플레이와 행동이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이는 선수의 본분을 망각하는 처사로 특히 경기장 시설 부분인 경기규칙 중 1번 경기장 명칭 및 규격에 대하여서는 물론, 용구인 2번 공의 규격과 특성에 대하여서는 더더욱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져 이의 명확한 숙지가 요구된다.

공 하나만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서,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라는 축구(Football, Soccer)는 기원전에 생겼다는 게 정설이다. 오랫동안 중국축구협회는 고대 한나라 제국의 황제가 군사 훈련 목적으로 둥근 물체에 공기를 집어넣고 일정한 대형을 갖춰 차고 달리기를 시켰는데, 이를 ‘추슈’(축국, 蹴鞠)라고 불렀다는 기록을 토대로 축구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이 같은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여 축구의 기원을 중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축구 태동 초기에는 인간의 차고 달리는 심리에서 처음에는 마른 풀을 뭉치거나 돼지와 같은 동물 등의 생식기인 오줌보를 차며 유희로서 즐겼다. 이어 한편으로는 중세 때 영국에서는 피가 흐르는 사람의 머리를 군중 속에 던져 마구 찼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돼지 오줌보’에서 현재의 ‘최첨단 폴리우레탄 신소재’는 물론 디자인까지. 공은 FIFA월드컵의 시작과 함께 변천사도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공은 1872년 현대적 의미의 축구 창시국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축구공을 가죽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한 이후 처음 선보인 공은 가죽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기다랗게 자른 조각을 꿰매어 붙인 공이었다. 이런 가죽공 탄생으로 인하여 이전의 돼지 생식기 등과 같은 오줌보 공은 사라졌다. 하지만 1963년 FIFA가 FIFA월드컵 공인구를 도입하기까지 온갖 형태의 공이 등장하면서 갖가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축구에서 페어플레이를 외치면서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공을 놓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국가 간 경기 시 서로 자국 생산의 공이 우월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지구촌 최대의 잔치로 연인원 400억명 이상이 지켜본다는 FIFA월드컵도 다르지 않았다. 첫발을 뗀 1930년 개최된 우루과이 FIFA월드컵 결승전은 그 좋은 사례로 꼽힌다. 홈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자국생산 공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다 결국 추첨까지 거쳐 전반에 아르헨티나 공, 후반에는 우루과이 공을 번갈아 사용하는 웃지못할 촌극을 빚었다. FIFA는 FIFA월드컵에서 벌어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부터 공인구를 도입했다. 이 때 나온 공이 바로 세계 최대의 스포츠 용품 브랜드사인 아디다스가 육각형과 오각형 가죽을 덧대 제작한 '점박이' 모양의 공인구 '텔스타'다.

이후 FIFA월드컵 공인구는 아디다스사의 전유물이 됐다. 이는 곧 세계 최대의 스포츠 용품 브랜드사와 스포츠용구회사의 ‘정략결혼’이라고 할 만하다. 사실 아디다스사가 FIFA월드컵 공인구를 독점한 뒤 축구공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1978년 아르헨티나 FIFA월드컵 때 등장한 ‘탱고’는 완벽한 가죽 박음질로 완전방수와 함께 탄력과 회전력의 혁신을 일으켰다. 그리고 1986년 멕시코 FIFA월드컵 때는 100% 인조가죽의 ‘아즈테카’가 나왔다.

이후 공은 방수와 탄성, 회전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며 1994년 미국 FIFA월드컵 '퀘스트라', 1998년 프랑스 FIFA월드컵 '트리콜로'가 선보였지만, 그러나 공의 기본적인 '점박이' 전형은 1970년 멕시코 FIFA월드컵 공인구 '텔스타'를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2002년 한.일 FIFA월드컵 '피버노바'는 '점박이' 전형을 처음 벗어난 공인구였으며, 이어 2006년 독일 FIFA월드컵에서는 32개의 조각을 14개로 줄이고 손으로 꿰매는 수작업까지 없앤 뒤, 고열, 고압에서 조각을 붙이는 특수공법으로 제작된 더욱 완벽한 원형구조를 구현했다는 ‘팀 가이스트’가 등장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FIFA월드컵 공인구는 2006년 독일 FIFA월드컵 공인구 ‘팀 가이스트’ 보다 진화된 8조각으로 이루어진'자블라니'(Jabulani)였다. '자블라니'는 아디다스사가 제작한 역대 공인구 중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독일 샤인펠트 연구소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2년여 작업을 거쳐 탄생한 '자블라니'의 큰 특징은 새롭게 개발된 미세 특수 돌기의 공 표면와 3D 곡선 형태의 가죽 조각 8개를 붙여 제작되어, 이전 그 어느 FIFA월드컵 공인구 보다 더욱 완벽한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띄었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블라니'의 표면에는 특수 돌기가 전체적으로 배치되어 있어 골키퍼가 공을 잡을 때, 미끄러짐 현상을 방지하고 발과 공 사이의 환상적인 그립감을 제공해 줬으며, 이와 함께 공기역학을 이용해 공이 날아가는 괴적의 안정성을 높여 선수들이 어떤 날씨와 환경 속에서도 공을 완벽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그리고 2014년 브라질 FIFA월드컵 공인구는 FIFA월드컵 공인구 역사상 가장 적은 수인 6개의 조각이 혁신적인 바람개비 모양으로 합쳐져 원형 모양을 형성하여, 더 나은 그립감과 향상된 터치감, 높은 안정성을 제공했던 것이 특징이었던 '브라주카'였다. 이 같이 공의 가죽 조각수가 줄어들게 된것은 가죽조각의 수가 줄어들수록 구형에 가까운 공을 제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가죽 조각의 이음선(seam)에 의한 공기의 저항력을 감소시켜 공이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과 과학의 접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있다. 그것은 공의 이음선 뿐만 아니라 가죽조각 표면에 수많은 미세돌기를 만들어 공기의 저항력을 최대한 감소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2018년 러시아 FIFA월드컵 공인구는 더욱 가죽조각 수가 줄어들 것인지, 그리고 가죽 표면의 미세돌기는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지않을 수 없다. 만약 선수가 이 같은 공의 변화와 특성 등에 대한 이론적 사실을 숙지하지 못한다면 공식을 모르고 수학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플레이와 행동에 대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도록 명확한 경기규칙 숙지는, 선수에게 필수적인 사항이며 아울러 축구선수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 '공은 둥글다' 그러나 선수 어느 누구에게나 공평함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만약 공이 가죽 또는 알맞은 재질과 둘레길이 68~70Cm(27~28인치)와 무게 410~450g(14~16온스), 공기압력 0.6~1.1 기압(해수면)이라는 사실을 숙지하고 있지 못하다면 공은 둥글지 않고 또한 더 크고 더 무거울 수 있다. 안동 영문고등학교 최건욱 감독은 "축구 선수에게는 기술, 체력, 정신력 등등 경기에 필요한 요소 외에 자신만의 강점을 키워 우위에 설 수 있는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그것이 곧 명확한 경기규칙 숙지며 이는 다윗의 무기다."라고 말하며 선수의 경기 숙지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스포탈코리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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