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스리백과 포백, 승리의 보증수표 찾아라
입력 : 2017.05.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축구는 공격과 수비 단 두 장면 밖에 없는 단순한 스포츠다. 그러나 이 두 장면에서도 승리를 위한 전술과 전략, 기타 조건이 많이 존재한다. 그 중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배치하고 조직화하는 방법인 포메이션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 포메이션 선택의 원칙이 있다. 그것은 어떤 포메이션이건 선수의 스타일과 특징에 맞아야 하고 한편으로 절대적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가변적, 탄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분적인 수비와 공격의 포메이션 선택은 곧 승리 방정식으로 받아들여져 이런 원칙을 따라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현대 축구의 수비 포메이션 양대 축은 스리백과 포백이다. 이 스리백과 포백 포메이션은 기본적으로 ‘상대 공격수 보다 수비 숫자를 최소한 한명은 많게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이는 상대가 투톱 공격 포메이션으로 나올 경우 스리백으로, 상대 공격이 스리톱일 경우 포백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가령 상대가 원톱 포메이션으로 나올 땐 포백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원톱 자체가 재능 있는 미드필더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기 위한 전술이기 때문에, ‘섀도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와 양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의 공격 가담을 제한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스리백의 수비 특징은 맨 투 맨 대인방어를 기본으로 한다. 스리백은 수비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중앙 수비수를 양 측면 수비수 보다 조금 앞으로 배치시켜, 상대 포워드를 차단하는 ‘스토퍼 포메이션’이나 중앙 수비수를 처지게 배치하는 ‘스위퍼 포메이션’으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 이에 반해 포백은 지역 방어를 펼친다. 공.수의 간격을 약 30m 이내로 좁힌 상태에서 강력한 압박을 구사하는 것이 포백의 수비 특징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두 포메이션간의 차이점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가 수비라인 쪽으로 내려와 플레이를 구사하는 경우가 두드러지며 스리백인지 포백인지 거의 구분이 되지 않고 있다. 이는 포백 포메이션도 스리백의 장점을 좇아 수비수의 위치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포백은 ‘축구의 공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포메이션이다.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4명의 수비수가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움직이며 ‘생각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 포백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는 4명의 수비수가 나란히 늘어서는 일자형(ㅡ)이다. 그러나 남미에서는 가운데 2명의 수비수 중 한명을 스위퍼 형태로 처지게 배치( l )하는 포백을 구사하기도 한다.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라는 뜻의 이 말은 공격이 강한 팀은 한 두 경기는 몰라도 모든 경기를 이기기는 힘들다. 오히려 공격이 잘 안될 때는 조직력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 같은 스리백과 포백의 포메이션 특징을 알면 각각의 이에대한 공략법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스리백은 대인마크를 하다 보니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동료들이 빈 공간을 메워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아울러 공격하는 쪽에서는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자기편에게 정확한 어시스트 패스를 해준다면 득점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또 수비수가 3명인만큼 포백에 비해 측면 뒤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기 때문에 측면 공격이 강한 팀을 만나면 자칫 고전하기 쉽다. 이 때 수비하는 쪽은 양쪽 측면 미드필더 중 한명 또는 두 명을 수비라인까지 내려서서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공격력 반감을 감수해야만 한다.

포백의 약점은 바로 좌.우 크로스 패스를 활용하면서 포백을 좌.우로 많이 움직이게 하는 플레이를 펼치면 순간적으로 포백 수비는 허점을 보이게 된다. 이 때 상대가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스루패스를 구사한다면 실점기회를 제공해 줄 위험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 수비수 2명의 무리하지 않는 안정된 포지션 유지와 협력 플레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만약 중앙 수비수 2명의 안정된 포지션이 유지되지 못하면 매번 어려운 순간을 맞게 된다. 그러나 포백의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는 4명의 선수 상호간 간격과 커뮤니케이션이 생명이다.

현대축구에서 분명 포백이 대세지만 그렇다고 스리백이 좋으냐 포백이 좋으냐의 우문에서, 이것이 언제, 어느 팀에서나 정답이 될 수 없다. 가장 좋은 수비 포메이션의 정답은 팀의 수비 선수 능력과 구성에 의한 지도자의 역할이며 여기에 선수들의 수비 포메이션에 대한 이해도다. 만약 선수의 이해도가 떨어진다면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기 힘들다. 사실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수비의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둘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알고 팀 구성에 알맞은 포메이션과 전술을 구사한다면 팀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축구는 경기 중에도 수시로 전술 변화가 이뤄진다. 그래서 이에 대처하는 스리백과 포백 수비 포메이션에 의한 수비력 강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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