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윤의 축구생각] 말의 가치, 팀과 선수를 변화 시킨다
입력 : 2017.05.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선수에게는 많은 조건이 뒤따른다. 그 중 경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은 선수에게 영원히 풀지 못할 하나의 숙제로 남는다. 그래서 선수는 이 같은 숙제를 풀기위하여 팀 훈련과 개인연습을 끊임없이 지속한다. 그렇지만 선수에게 경기 그 자체는 여전히 정신적, 심리적으로 긴장감 속에 부담감을 가져다주는 명제로 남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선수가 경기에 임하여 이를 극복하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우선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선수가 긴장감 속에 부담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게 되면, 먼저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고 시각적으로도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을 초래한다.

결국 이 같은 현상으로 행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플레이에 실수를 남발하게 되는데, 선수의 이런 위축된 행동과 플레이 실수는 궁극적으로 선수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가져다줘 급기야 자신감을 잃게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선수가 경기에서 자신감을 잃게 되면 가장먼저 나타나는 현상은 행동과 플레이 역시 소극적인 가운데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경기장에서 선수의 말은 때로는 좋은 작전과 전술이 될 수 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방과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축구의 특성상, 시각적으로 공이 위치해 있는 주위 상황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한편으로 배후의 상황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기장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보여주는 특성은 부지런하고 적극적이다. 더불어 행동과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친다. 모든 선수는 자신의 경기력에 대하여 만족스럽기를 바라며 경기에 임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 '이다. 하지만 경기에 대한 긴장감 속에 부담감으로 인하여 때로는 위축된 행동과 플레이로 공식대회 및 연습경기 와는 전연다른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는 부지기수다. 이에 대한 이유와 원인은 여러 가지가 존재하지만 변함없이 동일한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말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직 선수의 생각과 의지에 달려있다. 이 생각과 의지가 경기장에서 실천으로 옮겨져 습관, 버릇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패스" "슈팅" "압박" "반대" "돌아서" 등등과 같은 단순하고 간결한 언어 사용 부터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선수가 경기장에서 경기에 필요한 말을 하게되면 긴장감 속에 부담감 및 압박감은 일정부분 자연스럽게 해소 되어 여유를 갖고 플레이를 펼칠 수 있게 해준다. 그만큼 말은 축구에 있어서 보이지 않는 팀 전력 향상을 위한 무형의 자산으로 개인에게도 기량, 체력, 정신력에 못지않은 역할을 한다.

말은 팀에 국한되지 만은 않는다. 즉, 때에 따라서는 상대방 선수의 심리적인 면을 자극하여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때도 유용하다. 그 예는 "돌파해봐" "스피드가 없는데" "슈팅이 안좋네" "힘들지" 등등, 경기규칙에 저촉되는 폭언 및 욕설, 인종적 차별을 제외한 말로 상대의 경기력 저하를 이끌어 낸다면 이도 하나의 작전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는 한일합방 시절 한국과 일본과의 럭비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일본 선수들이 싫어하는 마늘을 씹으면서 경기에 임했다는 일화에 비견되는 고도의 심리전이기도 하다. 스포츠는 부정과 비리 그리고 비신사적이 아닌 정정당당하고 공정하게 승부를 겨루어야 한다는 스포츠맨십을 우선으로 한다.

그러나 그 어느 스포츠 보다 강렬한 신체적인 접촉이 요구되는 축구에서, 세계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체력, 정신력 그리고 포메이션과 전술적인 면의 뚜렷한 향상없이 정체 상태인 현재, 이제는 작전과 지략 및 선수들의 심리적인 면을 이용하는 면과 더불어 과학의 접목이 축구발전의 키워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직시할 때 이제는 경기 중 벤치에서 지도자의 말로하는 작전 지시만으로 경기에 임하는 수동적인 선수가 대접받던 시대는 지났다. 어디까지나 현재는 경기장에서 능동적인 가운데 경기에 필요한 말을 하는 선수가 대접받는 시대다.

경기장에서 선수의 말은 곧 선수 상호간 커뮤니케이션이며 소통의 표본이기도 하다. 이에 지도자는 이를 제재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독려하여야 할 좋은 작전과 전술로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선수 스스로도 "괜찮아" "잘 할 수 있어" "빨리 잊자" 등등 자기만의 말로 위안과 반성의 계기로 삼으며, 긴장감 속에 부담감 및 압박감을 극복하는 자아실현 방법을 선택 스스로 자신을 컨트롤할 줄도 알아야 한다. 더불어 동료 선수에게 격려와 위로 및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 역시도, 팀과 선수에게 좋은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하여야 한다.

진정 경기는 선수 개인의 기량, 체력, 정신력만을 토대로 소화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도움이 될 수 있는 무형적인 말까지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특히 골키퍼의 말은 수비적인 측면을 떠나 경기의 전체적인 흐름과 리듬은 물론 분위기 까지 전환시킬 수 있어 필수적인 사항으로 까지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팀 주장의 정신적 리더뿐만 아니라 말에 의한 리더 역할도 선수들의 사기진작에 의한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말은 그야말로 팀이 결정적인 순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며 아울러 개인은 물론 팀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해준다. 따라서 선수는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절대 자신과 팀이 바라고 요구하는 목적을 성취시킬 수 없다. 이에 선수는 경기에 임하여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김병윤(전 전주공고 감독)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