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을 향해 신랄하게 비판한 중국 언론.txt
입력 : 2019.11.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중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어왔던 마르첼로 리피(71) 감독이 전격 사임했다.

리피는 15일(한국시간)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중국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중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막툼 빈 라시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시리아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A조 조별리그 4차전 중립경기를 치렀다. 경기 결과는 1-2 중국의 역전패.

중국 CCTV 보도에 따르면, 리피는 “나는 아주 많은 연봉을 받고 있다. 이 돈을 훔쳐가듯 공짜로 가져갈 수 없다. 패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21세기체육’은 15일 기사에서 “시리아전 경기가 열린 경기장에는 온통 중국 기업 광고가 있었다. 그러나 돈이 많다고 해서 축구 실력도 좋은 게 아니다”라며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 지금 받는 것보다 더 높은 연봉을 준다고 한들 그가 중국대표팀을 맡겠는가. 가장 불쌍한 사람은 자신의 꿈을 돈으로 사들이려는 사람”이라고 독설을 했다.

중국은 리피 감독에게 약 300억원의 연봉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피 감독의 의견에 따라 브라질 출신의 엘케손 등 귀화 선수를 대표팀에 적극 영입했고, 이번 시리아전을 반드시 이기겠다는 각오로 일주일 전에 두바이에 입성해 연습 경기까지 별도로 치렀다.

‘북경체육방송’은 “중국 축구는 리피 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다”고 했다.

고전을 인용해 한탄한 매체도 많았다. ‘성황체육’은 헤겔의 말을 인용하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인물은 반드시 두 번 나타난다.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으로”라고 썼다. 리피가 이미 올 초 아시안컵을 마친 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가 이번에 또 물러난 것을 두고 쓴 이야기다.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 지라도’의 전문을 그대로 인용한 매체도 있었다.



이처럼 중국 미디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충격과 자괴감이 넘친다. 리피 감독은 사임을 말한 기자회견에서 “경기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의 플레이는 열정이나 투지, 개성이나 창의력이 없다”며 “선수들이 질까봐 두려워하기만 한다면 그건 감독이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일고 했다.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백전노장 명감독조차 사실상 백기를 들고 중국 축구를 떠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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